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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책방 할머니 ㅣ 동화향기 14
류근원 지음, 윤지경 그림 / 좋은꿈 / 2022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우리 동화 읽는 기쁨' 동화향기 14번째 장편동화
세탁책방 할머니
글: 류근원 / 그림: 윤지경
출판사: 좋은꿈
- 어린이문학, 우리나라 창작동화
- 초등 교과 연계
국어 3-1 가 3-2 가 독서단원·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국어 3-1 가 4 내 마음을 편지에 담아
국어 3-1 나 6 일이 일어난 까닭
국어 3-2 나 9 작룸 속 인물이 되어
국어 4-1 가 4-2 가 독서단원·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국어 4-1 나 10 인물의 마음을 알아 봐요
국어 4-2 가 4 이야기 속 세상
국어 4-2 나 8 생각하며 읽어요
국어 5-1 가 5-2 가 독서단원·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파마머리에 반짝 빛나는 노란 머리핀,
생활한복을 단정하게 입은 할머니는
첫눈에도 정이 넘치는 인자한 모습이었다.
할머니는 발재봉틀을 밟으며 무엇인가 만들고 있었다.
남자는 책방 안을 기웃거리다 말을 걸었다.
"실례합니다. 여기가 세탁책방이 맞나요? 간판이 없어서요."
"네, 맞아요. 헌책을 모아 깨끗하게 만든다고 붙여 준 이름이에요.
헌책이라고 버리면 책들이 불쌍하잖아요."
"불쌍하다니요?"
"버려지면 책 속 주인공도 따라 죽잖아요. 오래오래 읽혀야
주인공도 함께 오래 살잖아요. 안 그래요?"
그 남자 손님이 동화책을 사서 나가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골목 끝에서 푸른 불이 반딧불이처럼 반짝거리다 사라졌다.
그런데 그 손님이 나간 뒤로 갑자기 누린내가 났고,
낡아서 툭하면 고장나던 고물 재봉틀이 새것처럼 붕붕 잘도 돌아갔다.
세탁책방을 찾은 그 남자 손님은 도깨비 나라의 '책비네 책방' 주인이었다.
책 많이 읽으라고 이름도 책비라고 지은 아들이 책은 안 읽고,
게임 오락실에만 들라거려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심지어 책으로 딱지 치기를 해서 책 속 주인공이 피를 흘리기까지 하자
책비 아빠의 화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래서 마지막 소원으로 '책비를 착한 아이, 책 읽는 아이'로 만들어 달라고 빌었다.
"깨비도리리롱 깨비도리리롱. *&%깨$#@ *&^%깨$#@뿅뿅뿅."
아빠가 주문을 걸자 방 안에 푸른색 연기가 몽실몽실 피어오르고
책비는 스르륵 <독서 왕자가 된 책비> 그림책 표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책비가 다시 깨어난 것은 세탁책방 할머니네 식탁이었다.
할머니는 너무 놀라서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고 도망치려다 정신을 잃고 말았다.
책비는 물수건으로 할머니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주며 할머니를 깨웠다.
"날 깨워 줘서 고마워. 난 도깨비 나라에서 왔어. 책비네 책방 아들, 도 책 비."
"거짓말, 네 모습이 도깨비가 아니잖아. 사람하고 똑같잖아."
"도깨비 나라도 많이 변했어. 뿔도 없어지고 휴대 전화도 사용하며
사람하고 많이 비슷해졌어. 도깨비의 가장 큰 소원이 옛날부터
사람을 닮는 거였거든. 아무튼 고마워. 정신을 잃은 것 같아
이 물수건으로 닦아 준 거야."
그렇게 책비는 할머니와 지내게 되었다.
이것은 책비 아빠의 책비 독서 왕자 만들기 미션의 시작이다.
1. 사람 나라의 세탁책방 다녀오기
2. 책비가 그곳에서 책을 좋아해야 함
3. 글씨 없는 그림책 <독서 왕자가 된 책비>에 이야기를 담아야 함
은비는 세탁책방 단골손님으로 자칭 독서 공주 도은비다.
할머니는 은비에게 책비를 먼 손자라고 소개했다.
은비는 책비 때문에 화가 났다.
책비는 처음 본 사람한테 예절 없이 막 대하고
할머니에게 반말까지 하며 너무 버릇이 없었기 때문이다.
은비는 책비를 공원으로 불러내 불끈 쥔 주먹을 흔들며 무섭게 화냈다.
책비는 도깨비감투인 빵모자를 쓰고 은비를 혼내주려 했으나 소용 없었다.
오히려 도깨비 흉내를 낸다며 은비의 화를 더 돋우어
은비는 주먹 쥔 팔을 인정사정없이 책비를 향해 휘둘러 댔다.
책비는 무서웠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자 은비는 따뜻한 목소리로 책비를 달래고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우리 이제 친구가 되는 거야. 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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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세계로 쫓겨난 책비, 세탁책방 할머니와 독서 공주 은비를 만나
도깨비 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미션을 수행한다.
도깨비 나라와 다른 인간세계에서 생각지도 못한 위기에 처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표지만 있고, 속은 글자나 그림이 없는 빈 책 '독서 왕자가 된 책비'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기게 될까?
도깨비 나라로 돌아갈 수는 있을까?
처음에는 얄밉기도 했지만 엄마 아빠와 떨어진 책비가 가엽고,
할머니와 은비의 도움을 받아 점점 변하는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깨비의 모습은 비단 깨비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것 또한 우리 삶의 미션이다.
실수할 수 있다, 바로 잡아가면 된다.
또한 모든 사람이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좋은 어른으로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