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유효기간 작은거인 57
박현숙 지음, 손지희 그림 / 국민서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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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작은 마음속에 큰 꿈을 품고 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동무, 작은거인

57번째 이야기

 

 

사람의 유효기간

 

 

글 : 박현숙 / 그림 : 손지희

출판사 : 국민서관



오용삼, 김강재, 영민이는 3학년 때 다리가 짧다는 이유 하나로 급속하게 친해졌다.

'숏다리 삼총사'라고 불리는 것이 자존심 상하긴 했지만

셋이라서 항상 힘이 났다, 셋이 함께 있으면 무서울 것도 없었고 두려울 것도 없었다.

그런데 5학년 2학기부터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용삼이와 강재의 다리가 하루가 다르게 길어져 숏다리에서 탈출해서 롱다리로 변신했다.

그리고 영민이는 공부를 잘하고 선생님께 예쁨 받는 모범생이 되었다.

3학년 때 모든 면에서 엇비슷했는데 영민이는 셋의 공통점에서 하나씩 둘씩 점점 벗어나고 있었다.

 

 

어느 날 강재가 용삼이에게 전교 여신 미지에게 고백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미지가 미지 엄마랑 영민이 엄마랑 친한 사이라며 영민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단다.

미지 엄마와 다른 아이들에게 비밀로 사귀어야 한다면서.

그래서 강재는 이전부터 영민이와의 삼총사를 깨고 싶었다며, 용삼이에게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했다.

그렇게 우정은 흔들렸다.

용삼이는 3년 동안 삼총사였는데 영민이 앞에서 대놓고 삼총사를 깨자고 말하는 거는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강재는 자신의 속마음을 영민이에게 말했고, 영민이를 못살게 굴며 상처를 주었다.



영민이는 눈치채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강재와 용삼이가 자신을 멀리하려고 하는 눈치를 채기는 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영민이는 이유를 알고 싶었고, 알면 고치려고 노력할 것이고, 삼총사를 깨고 싶지 않았다.

용삼이에게 문자를 보내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용삼이는 점점 힘겨워 보이고 기운도 없어 보이는 영민이를 보며 빈 깡통처럼 찌그러지는 마음을 느끼며 힘들었다.

그러다 영민이가 단단히 오해를 사는 사건이 터졌고,

용삼이는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자신이 나서서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걸 깨달았다.



용삼이는 강재에게 말했다.

"나는 영민이가 진짜 싫어진 줄 알았어.

우리가 서로 말했던 것처럼 영민이는 이제 우리와 다리 길이도 달라졌고

여러 가지로 많이 달라졌으니까.

영민이와는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믿었어.

영민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봐 차마 말을 못 하고 하루하루 어물어물 지냈던 거야.

나도 예전처럼 영민이가 좋은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어.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다는 말이야.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알게 되었어.

사람은 음식과 다르다는 거.

음식은 한번 상하면 다시 먹을 수 없어.

쉰내 나는 음식은 쓰레기통에 버려도 아무렇지도 않잖아.

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아.

'영민이와 절교해야지.'하고 관계를 끊고 나서도 자꾸 돌아보게 돼.

그러니까 사람의 유효기간은 끝나기 전으로 되돌리는 게 가능할 거 같아.

마음의 온도를 높이면 되는 거야."


.

.

아이는 '사람의 유효기간'을 펼치고는 쉽게 책장을 덮지를 못했다.

무척 재미있는 이야기이고, 자신이 고민하는 것과 비슷한 내용이라 그런 것 같다.

가족과 친구, 그 관계는 현재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고 힘들기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하교 후 때때로 누구와 절교했다는 얘기를 한다.

그럼 절교는 그렇게 쉽게 내뱉는 단어가 아니라고 해도 자꾸 반복되었다.

다행히도 절교는 쉽게 깨어져 친구들과의 사이는 아슬아슬하지만 잘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절교한다는 친구는 정해져 있다, 분명 둘은 많이 달라서 갈등을 겪는 일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관계의 연습이고 커가는 과정이라 여기며,

서로 상처주는 것이 습관화 되면 안되고 이해와 배려에 대한 가르침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엄마의 잔소리보다 좋아하는 동화로 배우는 게 더 확실할 것 같아서

'사람의 유효기간'을 보여주게 되었다.

갈등은 무조건 피해버리기 보다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사람은 유효기간이 없다.

식었던 마음의 온도도 노력하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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