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홍홍 홍콩 할매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조영서 지음, 김영수 그림 / 우리학교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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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무섭고도 유명한 귀신이 되고픈 '구식 귀신' 홍콩 할매와

무서운 게 제각각인 요즘 아이들의 유쾌, 발랄, 코믹 책 소동!

 

오홍홍홍 홍콩 할매

 

글 : 조영서 / 그림 : 김영수

출판사 : 우리학교

 




단단초등학교 3학년 2반 마리지, 리지는 '귀신 박사'라고 불린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공포 동화 시리즈를 다 읽은 데다,

그럴듯하게 다시 들려주곤 하기 때문이다.

리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반 아이들은 아주 좋아했고,

리지는 어깨까 으쓱했다.

리지는 오싹오싹 공포 책꽂이 시리즈 아흔아홉 권의 제목과 내용을 줄줄 외울 정도였다.

오싹오싹 시리즈 백 번째 책이 나오기를 눈이 빠져라 기다리다가,

드디어 기다리던 날이 왔다.

 

표지에는 머리카락이 하얀 할머니가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눈동자가 아주 샛노랗게 반짝거리는 고양이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제목이 <홍콩 할매의 피 흘리는 저주>다.

마음을 졸이며 표지를 넘기자,

할머니의 얼굴 절반이 고양이로 변했다.

반은 할머니 얼굴이고 반은 고양이 얼굴, 세로로 줄을 그어 반반 나눈 얼굴!

 

백 페이지가 넘었지만 책을 다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같은 반 친구 시우와 기둥이는 직접 책을 읽는 대신

리지에게 이야기를 들을 생각으로 기다렸다.

그런데 마지막 책장을 넘긴 리지는 진심으로 실망했다.

이 책은 '하나도 유명하지 않은 할머니가 나와서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유치한 장난을 치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너무 시시하고 재미없어 실망한 리지는 책을 있는 힘껏 책상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표지에 있는 할머니 눈이 갑자기 번뜩였고,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 닥치며,

책이 살아 움직이듯이 저절로 마구 펄럭거리더니,

그 안에서 희한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홍홍홍! 오홍홍홍!"

 

아이들 셋은 이상한 바람에 휩쓸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몸이 흔들렸고,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이 온통 컴컴한 귀신의 집에 와 있었다.

여기는 조금 전 책에서 본 장소, 바로 홍콩 할매의 집이었다.

홍콩 할매는 쇳소리가 섞인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흠, 여기는 내 집이고, 너희에게 궁금한 게 있어서 초대한 거야.

아니, 솔직히 말하면 화가 나서 부른 거야."




 

홍콩 할매는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온 오싹오싹 공포 책꽂이 시리즈 백 번째 책이

시시하고 재미없다는 소리에 너무 화가나서 아이들을 책 속의 집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무척이나 오랫동안 기다리다 겨우 책 주인공이 된 건데,

모욕을 당하고 자존심이 상한 홍콩 할매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귀신인지 알려 주려고 저주의 주문을 외쳤다.

 

"에잇, 모두 생쥐로 변해라!"

 

세 아이의 몸이 스르륵 줄어들고,

작아진 몸에 시커먼 털이 났고,

엉덩이에는 까맣고 길쭉한 꼬리가 덜렁덜렁 달렸다.

쥐가 된 것이다!

 

.

.

.

 

좀비, 악마, 마녀, 유령, 트롤, 구미호, 도깨비, 뱀파이어 등

모르는 귀신이 없는 귀신 박사 마리지도 잘 모르는 귀신이 등장한다.

바로 홍콩 할매다.

요즘 애들은 무서워하지 않는 홍콩 할매의 사연과 능력은

절대로 시시한 이야기는 아니다.

홍콩 할매를 무시했다가 책에 갇혀 생쥐로 변해버린 아이들,

다시 사람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책 속에서 벗어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아주 무섭거나 오싹한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책 속에 빨려 들어가

생쥐로 변한 아이들 입장에서는 다르겠지만.

홍콩 할매는 혼자서 오랫동안 책의 주인공이 되길 희망했고,

다시 아이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다.

우리 딸은 홍콩 할매를 알고 있었다.

엄마 어렸을 때 제일 무서워했던 귀신이라고 여러번 말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이 사랑했던 고양이와 한 몸이 된 홍콩 할매의 이야기

잊혀지지 않고 오래오래 재미있게 읽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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