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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따먹기 법칙 ㅣ 이야기나무 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반달서재 / 2021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스스로 알아 가는 놀이의 법칙 속에 스며든 우정
연필 따먹기 법칙
글 : 유순희 / 그림 : 최정인
출판사 : 반달서재
- 어린이문학, 창작동화
- '지우개 따먹기 법칙' 유순희 작가의 최신작
#신나는놀이한판 #가족놀이추천 #초등읽기책추천
#재미한움큼 #지혜한스푼 #따스한마음
- 목차 -
몽당연필이라고 얕보지 마
포기하긴 일러!
요술 연필이라고, 들어는 봤나?
힘의 강약이 중요해
헛방 주의
감각 단련의 중요성
약점을 포착해!
돌발 사건
놀이와 법칙
연필이 만들어 준 친구
돌고래야, 안녕
"예준이는 힘이 없어서 창문도 못 연다.
완전 뼈다귀처럼 말라서 그래."
수찬이가 뒷자리에 앉아 있는 연우에게 말했다.
얄궂게도 연우도 덩달아 놀렸다.
수찬이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아이였다.
언제나 입은 나불대고, 엉덩이도 수업 시간에만 간신히 붙이고 있다가
종이 울리면 용수철처럼 튕겨 나가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보다 참기 힘든 건 언제나 자기 마음대로 행동한다는 거다.
"우리 닭싸움하자."
수찬이가 뒷자리에 앉은 연우에게 말했다.
몸이 날렵한 수찬이가 뚱뚱한 연우를 몰아붙이자
버티지 못하고 뒤로 넘어졌다.
그런데 그게 하필이면 공기놀이하던 영아의 등이었다.
그때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고
위험한 놀이는 절대 금지이기에 수찬이와 연우는 교실 뒤에 가서 반성해야만 했다.
1교시 수업이 끝나고 예준이가 교실 뒤쪽으로 가보니
수찬이와 연우는 몰래 쭈그려 앉아서
몽당연필을 주워 연필 따먹기를 하고 있었다.
다음 날부터 수찬이는 친구들이랑 연필 따먹기를 했다.
틈만 나면 놀림을 받던 예준이도 피할 수 없는 승부였다.
"딱 한 판만 해."
예준이가 말하자 수찬이가 고개를 까닥였다.
'절대 지면 안 돼. 여기서 지면 더 놀릴 거야.'
예준이는 햇빛을 모으는 돋보기처럼 이 생각을 마음에 모았다.
수찬이의 노란색 연필이 책상 아래로 툭 떨어지자,
수찬이 얼굴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그러들고
예준이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수찬이를 이긴 기분이 너무 좋은 예준이는
다음에도 꼭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연필 따먹기를 잘하기 위해 연필 따먹기 법칙을 만들었다.
연필 따먹기 법칙 1
몽당연필도 심이 있다는 걸 잊지 마라.
상대가 누구든 얕보면 안 된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내미는 여전히 그림 위주의 책도 좋아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책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다.
그림이 적어도 글자가 많아도 자신과 친구들의 이야기 같으면
무척이나 관심을 보인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도 가까이 하면 안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어울려 놀던 시절을 무척 그리워한다.
책 속에서는 그게 가능하다.
마음 깊은 대화도, 놀이를 즐기는 시간도,
간식을 나눠먹고 장난간을 공유하고,
그러면서 두터워지는 우정도 느끼고.
현재는 작은 마스크에 스스로를 감추고 철저히 위생 우선의 생활을 하다보니
친구와 어울리는 것 자체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
매일 똑같이 좋을 수 없는 친구 사이에 사소한 갈등이 생기면
해결보다는 마스크 속에 숨어버리는 것 같아 속상하다.
그래서 더욱 초등 창작동화를 보여주게 된다.
이번 '연필 따먹기 법칙' 또한 초등학생과 연관되는 소재이고,
누구나 겪을만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시절의 고민으로 힘들어하지만,
그 시절의 순수함과 용기로 잘 이겨낸다.
우리 딸도 그러하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이번에 연필 따먹기라는 놀이도 알게 되었다.
둘이서 하는데 제법 짜릿했다.
친구들과 하며 놀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