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된 스팅크 아저씨 데이비드 윌리엄스 시리즈
데이비드 월리엄스 지음, 퀀틴 블레이크 그림, 민지현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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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로알드 달의 뒤를 잇는 영국 최고의 동화 작가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보물 같은 명작

 

스타가 된 스팅크 아저씨

 

그림 : 퀀틴 블레이크 / 출판사 : 크레용하우스

 


 

스팅크 아저씨에게서는 냄새가 났다.

(stink :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는 뜻)

그 지독한 냄새는 악취 중에서도 최악이다.

스팅크 아저씨의 턱수염은 특히 냄새가 심하다.

왜냐하면 언제 먹은 건지 모르는 달걀, 소시지, 치즈 조각들이

말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스팅크 아저씨는 검정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데

이름은 더치스다.

물론 더치스도 냄새가 나지만 아저씨만큼 심하지는 않다.

 

스팅크 아저씨는 어느 날 아침 우리 마을에 나타났고,

그때부터 낡은 나무 벤치 하나를 차지해 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소녀 - 클로에가 용기를 내서

스팅크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클로에는 아저씨에게 뭔가 흥미진진한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꼬마 숙녀께서 무슨 일로 오셨나요?"

 

스팅크 아저씨의 말투는 뜻밖에도 아주 당당하고 위엄 있었다.

 


 

오늘 학교에서 나올 때 로저문드가 다가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하면서

클로에의 등을 몇 번 두드렸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왜 웃었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찌질이!'라고 써있는 종이가 재킷 등에 붙어 있던 것이다.

창피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왜 울지?"

 

스팅크 아저씨가 다정하게 물었다.

 

"사실이잖아요, 그렇죠? 저는 찌질이니까요."

 

스팅크 아저씨가 허리를 굽히고 클로에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아니, 너는 찌질하지 않아.

정말 찌질한 건 네 등에 이 종이를 붙인 아이지.

그따위 못된 아이들이 너를 함부로 괴롭히게 놔둬서는 안 돼."



 

월요일 아침인 오늘은 크리스마스 휴일이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클로에는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스팅크 아저씨.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추위에 떠는 클로에를 데리고

스팅크 아저씨는 커피숍으로 갔다.

곧 커피숍 안에는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아저씨의 지독한 냄새가 커피숍을 비운 것이다.

두 사람은 아주 맛잇는 코코아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클로에는 긴 한숨과 함께 쌓였던 감정들이 강물처럼 흘러나왔다.

스팅크 아저씨는 클로에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고,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줄 수 있는 기회를 기꺼이 즐겼다.


커피숍에서 나오니 비는 이미 그쳐 있었다.

번화한 상가를 지나 한참을 걷는데

로저문드가 쇼핑백을 한 아름 안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로저문드는 클로에를 보자 조롱과 심술을 섞어 웃으며

냄새나는 늙은 떠돌이와 어울리냐며 놀리기 시작했다.

익숙한 듯 당하기만 하는 클로에를 대신해

스팅크 아저씨가 나섰다.

 

"몹시 불쾌했어. 너는 남을 괴롭히는 아주 못된 아이야."

 

그리고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자신 앞에 바싹 다가선 로저문드를 향해

입을 크게 벌리고 이 세상 그 어떤 사람이 했던 

트림보다도 깊고, 어둡고, 더러운 트림을

천천히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스팅크 아저씨,

클로에는 걱정이 되었다.

어머니가 하원 의원에 출마하며

모든 노숙자와 씻지 않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몰아낼 것이란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클로에는 스팅크 아저씨와 더치스를

자기 집 헛간으로 데려왔다.

이건 일급 비밀 작전이었다.

하지만 냄새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지내던 중,

기자가 찾아와 엄마를 인터뷰 할 때 스팅크 아저씨가 발각되고 말았다.

신문에 '귀부인과 떠돌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는 타임지의 일면을 장식했다.

엄마가 노숙자를 집으로 초대했다는 거짓 기사는

엄마와 스팅크 아저씨를 단번에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데이비드 경이 진행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우리의 선택'에 출연하게 되었고, 총리의 초대로 헬리콥터까지 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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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 스팅크 아저씨는

이제 노숙자 생활을 그만두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것인가?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길을 떠돌며 방랑자로 살고 있던 것일까?

 

열두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훌륭한 마음씨를 가진 클로에,

이 사랑스럽고 친절한 소녀의 작은 용기는

악취를 풍기는 노숙자와의 우정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세상에는 화려한 겉모습에 내면은 욕심과 무례로 가득한 사람이 많다.

클로에는 그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다.

오히려 더렵고 냄새나는 스팅크 아저씨에게 위로를 받고

지혜를 배웠다.

두 사람의 우정은 두 사람에게 가장 힘든 날인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엉뚱하고 유쾌한 스팅크 아저씨 덕분에 많이 웃고

아저씨의 사연에 눈물을 흘리고

클로에와의 우정에 큰 감동을 받느라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금세 읽혔다.

계속 읽고만 싶었지만 이야기는 시작되면 끝도 있다.

저자 데이비드 윌리엄스에게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찬사가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책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 어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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