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어른 초등학교
이지훈 지음, 정용환 그림 / 거북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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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를 통해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거북이북스 창작동화

 

국립 어른 초등학교

 

글 : 이지훈 / 그림 : 정용환

 

"아이들에게 인정받는 어른,

어른다운 어른!

이런 모범이 될 어른을 양성하기 위해

국립 어른 초등학교를 신설합니다."

 

4년 전, 대통령이 선포했다.

그때부터 세상이 변했다.

 



드디어 오늘,

겨울방학을 한 지 정확히 7일째 되는 날,

드디어 국립 어른 초등학교가 개학하는 날이다.

오늘부터 엄마랑 아빠는 학생이고,

국립 어른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어른 자격증'을 받을 수 있으며

진짜 어른이 된다.

그리고 또 중요한 건

오늘부터 나, 이라온이 국립 어른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거다.

 

"저는 2학년 3반 담임인 이라온입니다.

여러분은 졸업반이니 더욱 열심히 해야 합니다."

 



"국립 어른 초등학교가 개학한 지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잖아요?

학교에서 도대체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어요."

 

새롬이가 개학 첫날부터 전화해서 화를 내는 이유는 다양했다.

욕을 한 어른 학생, 신호등을 무시하고 건너는 어른 학생,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핀 어른 학생 등을 봤다는 내용이었다.

겨우 전화를 끊었을 때 이삭이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라온 선생, 큰일낫어!

지금 학교 주차장에서 2학년 3반 학생들이 싸우고 있어!"

 

주차장에서는 새롬이 엄마와 규찬이 아빠,

두 어른 학생이 싸우는 소리 때문에 머리 위에서 천둥 번개가 치는 것만 같았다.

 

"그만! 조용히 해주세요!

여긴 신성한 학교입니다!

도대체 두 분,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이학도, 나운서 학생 두 분 다 내일은 학자녀와 함께 교무실로 오세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국립 어른 초등학교에 등교하지 않을 겁니다.

애초에 어른 자격증이라는 말이 이상한 겁니다.

어른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되는 겁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쳐야지요."

 

 

국립 어른 초등학교에는 시험, 숙제, 일기 검사, 나머지 공부까지 한다.

졸업을 하려면 교칙을 따라야 하는데 어른들은 분노를 터트린다.

감히 어른들을 가르치려 하는 어린이들에게 화가 나서

더는 등교하지 않겠다고 선포한다.

 

이대로 국립 어른 초등학교는 문을 닫게 될 것인가?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데,

가르침에는 나이가 있을까?


.

.

.

 

어느덧 세월이 흘러서 40이라는 나이가 코앞이지만,

스스로 내가 진짜 어른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함께 자라는 기분이다.

이 아이에게만큼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어른다움을 학습하고 연습하며 엄마로 살아간다.

어른 자격증, 많이 생각했다.

모든 면에서 뛰어날 필요는 없어도,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아이들을 지키는 능력은 꼭 필요하다.

아이는 나를 보며 자라기에

강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 속 라온이의 거울 작전은 참으로 통쾌하다.

기발한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는 소통과 이해, 공감,

거기다 재미까지 우리의 새해 첫 책으로 선택하길 아주 잘했다.

그리고 나는 국립 어른 초등학교 진짜로 생겨도 좋을 것 같다.

학교 다니던 시절이 그립고,

바른 어른을 양성하기 위한 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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