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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가득찬 회색빛 도시,
높고 큰 건물 속 수많은 집 가운데
호수길 3번지에 새로 이사를 온 한 여자아이는
낯설고도 새로운 곳에서 만나게 될 이웃이 무척 궁금하다.
공동 주택에서 서로서로 바닥과 천장, 벽을 함께 쓰는 이웃들
가까운 곳에 살지만 서로를 알지 못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림책 속 여자아이처럼
궁금함을 통해 만남을 시도하면
무채색 세계에 알록달록 고운 빛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파트에 살고 있다.
놀이터에서 만나 노는 사람들 외에는
옆집이나 앞집에 누가 사는 줄을 모른다.
초등학교 입학 후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놀이터에서 어울릴 친구들의 수도 늘었다.
워낙 개인정보 유출이 사건사고가 되다보니
몇 호에 사는지 밝히기도 꺼림칙하지만,
알고 지내는 이웃들과는 좋은 관계 유지에 힘쓰며
알게 모르게 위안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순수한 아이들은 더욱 연대감을 키우는 것 같다.
불편해하고 얼굴 붉히기보다는
좋은 이웃으로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