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교양 있고 품위 있는 돼지 슈펙
존 색스비 지음,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유영미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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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도서제작 예술재단 특별상 수상작

 

세상에서 가장 교양 있고

품위 있는 돼지

슈펙

 

- 스스로 교양 있고 영리하며 멋지다고 생각하는 돼지

슈펙의 익살스런 모험담

 

글 : 존 색스비 / 그림 : 볼프 에를브루흐

옮김 : 유영미

출판사 : 뜨인돌어린이

 

셰펠 농장에서 위풍당당하기로 유명한 돼지

에두아르트 슈펙은

스스로 '돼지 중에 돼지, 모든 돼지의 이상형'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다.

 

 

 

함박눈이 며칠째 펑펑 쏟아져 온 세상이 눈 속에 파묻힌 날이었다.

셰펠 농장을 지키는 나이든 개 헥토르,

밭을 가는 말 하드리안,

황소 알베르트,

다람쥐 티티,

노란 털을 가진 젖소 부터블루메,

수고양이 그레고르는

한 자리에 모여 에두아르트 슈펙을 걱정하고 있었다.

 

"에데가 며칠째 보이지 않아.

눈이 내리기 시작한 다음부터 못 본 것 같아.

별일 없어야 할 텐데."

 

그들은 다 함께 눈을 헤치며 에두아르트의 우리로 갔다.

친구들은 눈에 파묻힌 우리에서 얼른 에두아르트를 구하려고 눈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 때 에두아르트는 저만치 떨어져 눈 위에 앉아 지켜보고 있다가

킥킥 웃기 시작했다.

한참을 몸을 들썩이며 정신없이 웃고 있는데,

갑자기 아래에서 쩍 하고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나고

순식간에 연못으로 풍덩 빠졌다.

 

 

농장에서 일어난 소식을 친구들에게 빨리 전하는 일을 하는 다람쥐 티티가

다시 사랑에 빠진 봄이 왔다.

봄이 오자 연못의 개구리들도 목청이 터질세라 개굴개굴 소리를 냈다.

그래서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에두아르트는

개구리 대장을 찾아가 불평을 늘어놓았다.

마음씨 고운 부터블루메는 말했다.

 

"아이고, 그것 참 안됐군 그래.

잠을 푹 자야 조금이라도 잘생겨질 텐데."

 

대장 개구리도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에두아르트는 잠을 좀 자야 할 것 같아.

내 평생 이렇게 못생긴 동물은 처음 봐."

 

 

셰펠 농장에서 가장 똑똑한 돼지 에두아르트 슈펙,

고상한 돼지 에두아르트 슈펙,

셰펠 농장의 자랑거리인 슈펙,

명망 높은 돼지 에두아르트 슈펙,

멋진 돼지 에두아프트 슈펙 등으로

시작하는 에피소드들은 기막힌 반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거만하고 고집 센 돼지 에두아르트 슈펙은

셰펠 아저씨의 산탄 총알이나

작은 먹구름 같은 벌 떼에게 쫓길 때의 모습은

생각할수록 너무너무 웃기다.

어마어마한 몸집으로 경주하듯 도망치기,

벌들이 엉덩이를 쏠 때마다 위로 펄쩍펄쩍 뛰어오르기라니 말이다.

그림책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로 유명한 볼프 에를브루흐의

익살스러운 삽화가 딱 잘 어울리는 이야기 책이다.

 

짧은 이야기들이라서 부담 없이 읽기 좋다.

셰펠 농장의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말과 행동 속에 풍자나 교훈이 담겨 있다.

여러모로 웃을 일이 적은 요즘 같은 시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다.

고마워, 슈펙,

날 웃게 해줘서, 반성하게 해줘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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