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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된 게으른 농부 ㅣ 옛날옛적에 18
이상교 지음, 이준선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3월
평점 :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를
이상교 선생님의 다정다감한 글과
이준선 화가의 멋진 동양화 풍의 그림으로 다시 만든 전래동화책
소가 된 게으른 농부
출판사 : 국민서관 (옛날옛적에)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게으른 농부 하나가 살았다.
먹는 일 말고는 집 안에서 종일 낮잠을 자지 않으면
빈둥빈둥 뒹굴기나 했다.
어느 해 이른 봄, 농사철이 되었는데도 손 하나 까딱하기 싫었다.
'이 좋은 날에 농사일 대신 놀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한 가지 그럴듯한 생각이 떠올라 아내에게 베 두 필과 돈 닷 냥을 받아
놀러 다닐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게으른 농부는 한참 걷다 산모퉁이를 돌아가게 되었다.
모퉁이에 전에 없던 집이 한 채 보였다.
고개를 쑥 빼고 담장 너머 안마당을 보니
한 노인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것은 소머리 탈이었고, 게으른 농부는 자기가 써보겠다 했다.
소머리 탈을 쓰자마자 머리통에 딱 들러붙었고,
어느새 코에는 코뚜레가 꿰여 있고 고삐까지 달려 있었다.
노인은 곁에 놓여 있던 소가죽을 게으른 농부 등에 척 둘러씌우니,
영락없이 소가 되었다.
소가 아니라며 있는 힘을 다해 소리 질러도 소용 없었다.
그저 소의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움머어~"
농사꾼에게 팔린 소가 된 게으른 농부는
종일 죽도록 일하고 해가 지고 나서야 외양간으로 돌아왔다.
쉴 사이 없이 일을 하다 보니 무심하게 시간이 지나 여름이 되었다.
'아, 내 집 논밭 일은 내버려두고, 소가 되어 죽자고 남의 논밭 일이나 하고 있다니….'
밤마다 하염없이 울곤 하던 소가 된 게으른 농부는
노인의 말이 떠올랐다.
무를 먹게 하면 큰일이 날 테니 조심하라던 말이었다.
그 때부터 이제나저제나 무밭만 지나길 기다리다,
드디어 무밭을 보게 된 소가 된 게으른 농부는
큰 무 한 개를 널름 뽑아 우썩우썩 깨물어 삼켰다.
무를 먹자 감쪽같이 예전의 사람 모습으로 돌아왔다.
게으른 농부는 나는 듯이 집으로 돌아갔고,
아내는 게으른 농부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그 뒤, 게으른 농부는 게으름 피우는 일이 손톱만큼도 없었다.
부지런히 일해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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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꽃 구경을 못해서 아쉬웠는데,
그 마음을 이 그림책이 모두 달래주었다.
봄 꽃이 잔뜩 나오는데 그 그림이 어찌나 예쁜지 보고있으면 황홀하다.
첫 장면에 어마어마하게 큰 목력 나무의 활짝 핀 목련이며,
신비로운 노인의 집 안마당에 핀 벚꽃까지
향기가 느껴질 것만 같다.
우리의 소박한 옛 풍경도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어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까지 들었다.
이 전래동화가 지닌 보편적인 가치의 의미는 물론,
그림책이 가진 힘까지 두루 갖춘 두고두고 보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