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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를 입은 아이 ㅣ 키다리 그림책 45
크리스틴 발다키노 지음, 이자벨 말랑팡 그림, 신수진 옮김 / 키다리 / 2019년 12월
평점 :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입을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아름답게 일깨워 주는 그림책
원피스를 입은 아이
글 · 그림 : 크리스틴 발다키노
출판사 : 키다리
- 외국그림책, 유아그림책
모리스는 매사가 즐거운 밝은 아이다.
엄마가 팬케이크를 만들어 주는 일요일이 좋고,
학교 가서 그림 그리고 퍼즐 맞추는 월요일도 좋아한다.
무엇보다 좋은 건 특별활동실 옷장이다.
눈부신 주황색 원피스를 보면,
용맹한 호랑이, 이글거리는 태양,
다정한 엄마의 머리 색깔 같은 것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걸으면
사각 사각 사각 소리가 나고,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난다.
거기에 딸깍 딸깍 딸깍 소리가 나는 구두 신는 걸 좋아한다.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구두를 신은 모리스를 보며 친구들은 놀린다.
"이런 거 입으면 안 돼! 너는 남자애잖아!"
"우주 비행사는 원피스를 입지 않아."
"너랑 있으면 우리도 여자애처럼 변할 거야. 저리 가."
신경쓰지 않으려 했지만 금요일에 모리스는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에 가지 않았다.
친구들의 가시 돋친 말과 행동을 생각하자 정말로 배가 아팠다.
그날 모리스는 그림을 그렸다.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커다랗고 푸른 코끼리 등에 올라앉은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그리며 자신의 욕구에 대해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전보다 훨씬 당당한 모습으로 학교에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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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속 모리스는 현재 주황색 원피스와 구두를 좋아한다.
그 욕구는 충분히 존중받아 마땅하다.
누구나 원하는 것을 고를 자유가 있고 자신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
딸과 함께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모리스를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했다.
여자애가 원피스를 입은 것을 왜 친구들이 놀릴까 의아했다.
하지만 모리스는 남자 아이였다,
그저 주황색 원피스와 구두가 좋은 아이일 뿐이다.
이것이 무서운 편견 같다.
여자와 남자를 구분하는 것을 단정지어 놓은 옷이나 색깔의 영향으로 말이다.
내가 딸을 낳을 당시 병원이나 조리원에서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으로 구분 지은 것이 영 못마땅했었다.
당시의 나는 두가지 색 모두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색상의 물품을 접하게 하며 아이를 키웠는데,
결국 분홍색으로 좋아하고 고집하는 건 딸 아이였다.
그래서 그 때부터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니 받아들였다.
아이에게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게 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파랑색과 자동차를 좋아해도 말릴 생각은 없었다.
되도록 많이 즐기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식 속에 치마는 여자라는 생각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었다니 놀랐다.
아이에게 '절대 안돼'라는 억압 대신
'네가 좋다면 상관없어'라고 수용하는 자세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도와주는 엄마가 되야겠다고
한 번 더 다짐했다.
우리 딸이 인생에서 되도록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