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큰 키에 다갈색 머리가 매력적인 젊은 남자의 초상화가 있다. 외모도 매력적이지만 세련된 옷차림에 더욱 눈길이 간다. 남자는 짙은 남색의 정교하게 재단된 실크 재킷 위에 윤기가 흐르는 최고급 울 코트를 입고 있다. 무릎까지 길게 내려오는 것을 따라 겨울 담비의 짙은 밤색 털이 풍성하게 더해져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긴 목에는 실크 소재의 검은색 크라바트(CRAVATE: 프랑스어로 넥타이란 뜻으로 스카프 형태의 타이)를 둘렀는데 흰 셔츠의 칼라가 위로 살짝 보이도록 연출했으며 사소한 단추도 같은 컬러로 통일하는 섬세함을 잊지 않았다. 남자는 끼고 있던 사슴 가죽 장갑을 벗고 맨 손으로 코트 깃을 살며시 여미고 있는데, 일자형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바지와 낮은 굽의 가죽 구두로 포멀한 신사의 패션을 완성시켰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남자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짐작하게 하는 가운데 무심하게 짚은 긴 지팡이가 신사의 우아한 앙상블에 마침표를 찍는다. - P29

영국 귀족과 부르주아들은 겸손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청교도 문화 속에서 일찍부터 어두운 색의 엄격한 패션을 발전시켰다. 질 좋은 울을 사용했지만 눈에 띄는 현란한 장식은 사용하지 않았고 겉옷은 검은색, 치색, 흑녹색, 흑갈색 등 어둡고 진한 색을 입었다. 반짝거리는 장식은 단추 정도 밖에 없었는데 그마저도 코트와 같은 색의 천으로 감쌌다. - P32

셔츠의 깃을 어느 정도 세울 것인가‘, ‘베스트의 단추는 몇 개나 여밀 것인가‘, ‘크라바트는 어떤 형태로맬 것인가‘는 그날의 패션을 가늠하는 중요한 문제였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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