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되는 장편 드라마를 본 느낌

픽윅 클럽 여행기 ㅣ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허진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우선 책을 클릭 한 것은 예쁜 표지 때문이였다.

그리고 책 구매는 순전히 '랜선독서모임' 이라는 배너 때문이었다.

찰스 디킨스를 많이 들어 보았으나 (올리버트위스트는 청소년 문고판으로 읽은 기억 밖에..)

그의 작품 하나를 제대로 읽은 적이 있었나 현타가 왔으나.

늘 고전을 살 때, 또 이렇게 두꺼운 책을 살 때는 망설이게 된다.

내가 끝까지 잘 버티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한국어 초역이면서 '랜선독서모임' 이라는 두가지 팩터에 너무 끌려 구매.

어마어마 한 양 때문에 깜짝 놀랐고,

앞 쪽 번역이 좀 어색한 감이 있었고

또 앞에 이상한 논문을 발표 하던 픽윅씨가 있어서.

몇장 읽고. 하아. 잘못 샀나 했으나.. 랜선모임에서 정해진 장만큼 매주 읽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안그러면 완독 못할듯 해서. 랜선모임 제발 끼어 달라고 시공사를 엄청 닥달 했었다 ㅎ)

우선은. 너무 재미 있다.

진짜 막판에는 책이 줄어 드는게 아까울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한편의 재미 있는 시트콤을 보는 것 같았고, 그 안의 모든 인물들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디킨스적' 이라는 말을 할정도의 유머, 풍자 들이 손을 못 놓게 만들었고

어쩌파 중간 하루 정도 집을 비워야 되는 일이 생기면, 그 하루동안 이 책을 못읽어서 조바심이 났었다

(그만큼 몰입했던듯.)

또 매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독서모임인지라

이것저것 생각 하면서 꽉찬 1달을 보냈던 것 같다.

1달 동안 코로나 떄문에. 또한 회사일 때문에 이리저리 스트레스 쌓일 일이 많았는데.

정말 읽으면서 너무나도 힐링이 되는 책이라고 할까.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추천 했는데, 읽어 본 사람이 있을까 몰라. (진심 책 두께 무시 하고 우선 시작해보세요)

4주인공 + 주인공 보다 더 주인공 같은 샘웰러.

그들의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 하고. (디킨스가 살아 있으면 시즌 2를 만들어 달라고 했을 것이야)

주인공의 픽윅씨는 내가 알고 지내고 싶을 정도이고

신문에 연재 되었던 소설인지라 여러 에피소드 안에 기승전결이 반복 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읽지 않아도 되는게 이 책의 장점이면 장점.

제일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생생한 묘사가 돋보인 '마차 추격신'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던 픽윅씨의 징글 용서신 + 감옥 생활씬

또한, 징글이 여자와 도망 갔는데 그걸 딱 잡은 신.

픽윅 vs 바델 부인의 법정 공방도 빼 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고..

윙클씨의 수난 시대 + 로맨틱한 사랑이야기..

막판의 스노드그래스씨의 결혼 이야기까지..

랜선독서모임 때문에, 어제 오픈채팅창에서 에디터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도 행운 중의 행운.

고전의 힘은 이렇게 언제 읽어도 푹 빠지게 하는 게 매력인듯.

또한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는 것도...

바로 '두도시 이야기' 로 넘어 가서

이 허한 마음을 달래 봐야 겠다.

픽윅 씨는 이제 약간 노쇠했으나 여전히 예전처럼 젊은 정신을 가지고 있으며, 덜위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거나 날씨 좋은 날 기분 좋게 동네 산책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는 근처의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유명하고, 이들은 그를 지나칠 때 반드시 크나큰 존경심을 드러내며 모자를 벗어 인사한다. 아이들은 픽윅 씨를 우상으로 여기는데 사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그렇다. 매년 픽윅 씨는 워들 씨의 집에서 열리는 떠들썩한 대규모 가족 모임에 참석한다. 픽윅 씨는 항상 충실한 샘의 보필을 받으며, 둘 사이에는 죽음 외에는 갈라놓을 수 없는 서로에 대한 확고한 애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