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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포플러 나무
안네 B. 락데 지음, 손화수 옮김 / 행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ㅡ^ 괜찮은 책인것 같네요 오랜만에 진지한 독서를 했답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엄마역시 극중의 엄마처럼 뇌출혈로 쓰러지셨는데
극중 어머니의 죽음도 뇌출혈로 인한 내용인지라 환자를 묘사하는 부분 부분에서는
더 숨죽여 읽게 되었답니다.
우선 생소한 나라의 국민작가의 소설은 꽤 만만찮은 페이지의 분량이었죠.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넘나드는 구성은
주인공인 세명의 아들과 한명의 손녀의 일기장을 각각 훔쳐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꽤 많이 충격적이었던 반전은..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시계추를 되돌려서 다시금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요
책 앞의 내용을 다시 뒤적거리면서 잠시 동안 반전을 수용하고
다시 또 어안이 벙벙 해졌답니다.
모든 실마리가 풀렸지만 작가분에게 제대로 한방 먹은 기분..
이 책의 장점은 마치 영화화면으로 실제 이 내용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뛰어난 묘사력입니다.
침울하지만 묘하게 사람을 끌어드리는 문체라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문체가 THE ROAD라는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분위기도 그렇고요 ^^
노르웨이 한 가정의 범상치 않은 일상을 빼어나게 묘사했고 그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배경들
그곳과 어울리지 않는 음울한 사연의 담긴 집.
작가분은 사람의 심리를 밀도있게 표현하는 능력이 있는 분 같았어요.
그리고 상징성을 띄고 있는 물건들의 의미들에 대해 다시 생각 하게 됐답니다.
베를린포플러 나무, 토르가 키우는 돼지들, 아를렌이 아끼는 유니콘 장식, 토룬이 다루는 강아지들
모두모두 제각각 삶의 의미와 큰 메시지를 주고 있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핏줄로 연결되어 있지만 수십년 동안 단 한번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어색한 사이.
내 곁의 연인 보다도, 내가 키우는 돼지한마리 보다도, 내가 하고 있는 일보다도 못한
그런 가족들이 엄마의 죽음을 계기로 모이게 되고
결국 죽음으로 인해 새로운 비밀의 열쇠가 쥐어쥐게 됩니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금기가 깨어지는 순간, 비밀의 문이 열리고
이 글은 그 이후가 어떤지보다는 비밀이 깨어지기까지, 그리고 비밀이후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책장을 덮은 순간 왠지 모를 묘한기분에 사로잡힐 만한
좋은 책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