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능력이 당신을 최고로 만드는가 - 500만 명에게 배운 성공법칙 39가지
마쓰자와 마키 지음, 전경아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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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따뜻한 마음과 배려다!

흔한 자기 계발서의 정서적인 측면을 다룬 책 <어떤 능력이 당신을 최고로 만드는가>


⁠이 책은 일본 항공사 국제선 승무원으로 12년 간 근무한 저자가 약 500만 명의 고객을 응대한 경험을 통해 배운 남다른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의 행동습관, 대화력, 배려심 등을 정리한 글이다.


몇 년 전 쏟아져 나온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이나 1%가 다른 사람들의 특징 등을 다룬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어 조금은 진부한 글이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성공하는 이들의 황금률은 변하지 않는구나를 새삼 깨닫게 한 책이다.

먼저 '세상은 어떤 사람을 발탁하는가' 주제로 꾸며진 1장의 내용은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나 직장을 다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다. 저자가 300대 1을 뚫고 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면접이나 첫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작은 감동과 여운, 좋은 인상과 태도를 남기는 사람임을 강조했다. 흔히 '눈에 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작은 습관이 오랫동안 쌓였을 때 그 진가가 발휘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점진적 개선은 뇌세포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런 작은 변화의 순간이 모여 삶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하버드 대학교 수전 데이비드 심리학 교수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즉,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각인시키는 일이 단순히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행동 습관이어야 효과적이란 뜻으로 이해된다. 단박에 열어젖히는 강력한 한 방보다는 부드럽게 상대방의 마음을 녹여가는 느림의 미학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사실 워낙 당연하고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슬렁슬렁 넘겨보며 이제껏 읽어온 자기 계발서를 복습하듯 읽고 있었다. 하지만 새롭게 배운 사실도 있었다. 저자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고민할 때의 이야기였다. 전 직장으로 돌아가야 할 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야 할 지 망설여지고 있을 때 우연히 만난 한 경영자가 한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나역시 두 눈이 번쩍 뜨이는 내용이었다.


인생은 모르는 것 투성이고, 어차피 어떤 길이든 선택에 따른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여기에 대처할 유일한 방법은 아는 것에 집중하라는 내용이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 경영자는 "당장의 먹고살 걱정이 아니라 당신의 능력을 높이 사줄 사람을 찾는 겁니다. 인생의 새로운 변화 앞에 설 때는 그 어떤 누구도 신입사원일 뿐입니다. 신입사원이 해야 할 일은 연봉 걱정이 아니라 자신을 발탁하고 끌어줄 사람을 찾는 겁니다."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나 역시 찬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쓴 기분이었다.


최근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먹고 살 궁리에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손에 쥐려고 했는데 잊고 있었던 건 왜 내가 프리랜서를 하려고 했던가 하는 초심이었다. 부조리하면서 비효율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그저 밥 굶는 일에만 걱정하면서 노심초사하고 지냈던 것이다. 널푼수 없이 한 자리를 맴돌고 있을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그 경영자의 말대로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색다른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성공하기 위해선 거창한 방법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 책은 세상은 실력만큼이나 그 자세와 태도, 인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일, 늘 감사할 것, 상대가 좋아하는 걸 베푸며 논리보다는 마음을 사로잡는 일,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조바심이 나 마음이 급해질 즈음 자신의 행동이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기 위해 한번쯤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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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유망 직업 콘서트 - 10년 뒤 더 나은 내 일을 위한 꿈결 진로 직업 시리즈 꿈의 나침반 12
고정민 지음, 이명진 그림 / 꿈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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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다양한 직업의 세계


오랫동안 해오던 일만으로는 더 나은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들춰본 책이다.


청소년들과 학부모,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를 대상으로 간단하게 쓰여진 책이지만 요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는 진로 안내서였다.


지은이는 서울대학교에서 산업인력개발학을 전공한 고정민 박사로, 고용노동부에서 주무관으로 일하면서 사람들의 진로 상담을 맡고 있으며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청소년을 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왔다.


만화 그림과 곁들여서 친근하게 엮어진 이 책은 현실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진취형, 관습형 6가지 유형에 따라 50가지의 다양한 미래형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유형에 따라 7~8개 내외의 직업을 안내하고, 어떤 일을 하며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관련학과 및 자격증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10년 뒤 더 나은 내일'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미래형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마다 현재 직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인터뷰를 실어서 더욱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책에 의하면, 현실형에는 도시농업활동가, 디지털포렌식수사관, 민간조사관, 산림치유지도사, 수중재활운동사, 스마트그리드통합운영원, 유아체육지도사가 있고, 탐구형에는 감성기술연구원, 감염관리전문간호사, 빅데이터분석가, 빌딩정보모델링전문가, 실버로봇서비스기획자, 의료사고중재조사관, 인공장기조직개발자, 정밀농업기술자, 지능로봇연구개발자, 탈부착골근격증강기연구원이 포함되어 있다.


예술형으로는 요즘 각광받고 있는 게임 스토리를 쓰는 게임라이터, 흥행에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를 소설로 다시 쓰는 노벨라이즈작가, 도시재생전문가, 매매주택연출가, 메디컬일러스트레이터, 에코제품디자이너, 음성인식UX디자이너, 홀로그램전시기획자가 있다. 사회형에는 다문화코디네이터, 동물 관련 직업, 자살예방상담가 등이 있고, 진취형에는 가정에코컨설턴트, 공정여행기획자, 디지털음원마케텅 등, 관습형에는 디지털장의사, 원산지관리사, 정리수납컨설턴트 등이 있다.


원래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으니 어떤 진로를 선택하는 게 좋을 지 고민할 때 가볍게 한번 훑어보기 좋은 직업 안내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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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토 이펙트 - 멈춰있는 나를 깨우는 힘
밥 설리번 & 휴 톰슨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즈니스맵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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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플래토 이펙트>란 타이틀에 붙은 부제 '멈춰있는 나를 깨우는 힘!'에 눈길이 가서 선택한 책이다. "막혀 있다면 흔들어 깨워라"는 메시지도 강력하게 와 닿았다. 뭔가 사방이 막혀 있는 것 같고, 일도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 왠지 신선한 돌파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열심히 읽어보았다.


책의 타이틀인 <플래토 이펙트>란 '고원 정체', '고원 효과'란 뜻으로, 초기에는 급성장세를 보이다가 일정 시점에선 더 이상 나아가지 않고 머무르는 단계를 의미한다.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초기에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어느 지점부턴 완만한 수평 상태에 이르는 곡선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책은 비즈니스 저널리스트인 밥 설리반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보관리를 가르치고 있는 정보분야 전문가 휴 톰슨이 공동으로 썼다.


"모름지기 고원 정체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똑같은 일, 삶과 영혼을 잠식하는 반복적인 과정,

더 많이 하는데도 성과는 점점 줄기만 하는 상태로 인해 의식과 감각이 무뎌지는 것이 고원 정체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플래토 이펙트를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상당히 다양한 심리학자 및 전문가들의 실험 등을 사례로 들면서 매우 정성을 들여 희망을 주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 성격을 띄고 있으면서도 마지막 장에 가선 심리 서적을 읽는 느낌도 든다.


사실 책 내용이 조금 어렵다. 어려운 이유가 다양한 실험 사례를 설명하는데 수학 개념까지 덧붙여서 그런 것도 같고, 한편으론 저자들이 독자에게 꼭 도움을 줘야겠다는 사명감이 넘쳐서인지 갑자기 뜬금 없는 일상적인 비유를 들면서 너무 내용의 깊이가 왔다갔다 해서 몰입을 방해했기 때문일 수도 있는 것 같다. 고급 양식 코스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비빔밥이 왜 건강에 좋은지 한참 설명하는 쪽으로 내뺐다가 다시 양식 메인 요리로 돌아와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는 식으로 썼다고 할까? 책의 내용은 참 좋은데 뭔가 열의에 넘쳐 글이 다듬어지  않은 느낌도 있었다. 사족을 줄이고 단락 흐름 등을 정리해서 좀 더 간결한 책으로 내놓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우리는  "조금만 더 해 봐. 열심히 안 해서 그렇다. 좀 더 열심히 해보면 나아질거야" 란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내가 더 노력을 안해서 그런가 자책하게 되고 그럼에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절망하게 된다. 그런데 정체 현상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중력과 같은 자연 현상이므로 내가 열심히 안 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말에 조금은 위로가 되고 안도감이 들었다. 물론 정체 현상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분명 있으므로 그걸 재빨리 인식하고 발견해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먼저 정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아주 지루하지만 필수 코스로 넣어서 고원 정체를 이해시키고자 했다. 다음에는 정체 현상을 바라볼 때 주의할 점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정체 현상을 벗어나기 위한 행동 조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마지막 장만 읽으면 되지 않겠냐 하지만 조금 인내심을 갖고 처음부터 차례 차례 읽어보기를 권해본다. 그럼 마지막 장의 내용이 더 와 닿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책 중간중간마다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 설명이 좀 어렵긴 해도 결론적으로는 꼭 필요했다.


무기력에 빠져 있는 이들에겐 특히 마지막 챕터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가 더 큰 장애를 부른다"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정적인 사고에 빠져 있는 줄 모르고 스스로를 무기력의 덫에 빠뜨려 실망하고 자책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어쩌면 밍기적거리는 습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서와 같은 자기 계발서이지만 자신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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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혁명 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 혁명 2030 시리즈 1
토니 세바 지음,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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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모든 새로운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에 의해 제공된다!

점점 화석 연료가 고갈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배울 수 있었던 책이다.

오랜만에 유익한 책을 읽게 되어 뿌듯하다. 저자는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전문가 토니 세바인데 400메가와트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개발하는 전세계 기업에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선 태양광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그래프 자료 및 사례 연구를 통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사실 아주 오래 전에는 태양광 에너지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몇 년 사이 태양광 에너지는 굉장히 비싸고 비현실적이란 주장이 퍼져서 더 이상 태양광은 전망이 없는 걸로만 알고 있었다. 태양광 패널이란 그저 시골 부농들이나 전원 주택 지붕에 다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아는 동생 오빠가 태양광 에너지를 전공하러 유학가 있다는 말에 괜히 걱정스런 말을 건네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한참 무지했던 내가 부끄럽기까지 했다. (앞으로 그 동생 오빠가 얼마나 떼 돈을 벌게 될 것인지 사뭇 기대가 되며 미래를 내다본 그의 선택이 부럽기까지 했다.)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태양광 발전을 가로막기 위한 기존 전력회사들이 지어낸 악플 같은 것에 불과했다.



"태양광발전이 기하급수적 궤적을 지속한다면 2030년 에너지 인프라는 태양광으로 100% 충족될 것이다."



태양광은 2000년 1.4기가와트에서 2013년 141기가와트로 43%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매년 43%씩 성장하단면 2030년경 태양광발전설비의 용량은 56.7테라와트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미 이케아나 월마트는 태양광으로 자체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케아 판매점이나 물류센터는 넓은 옥상 면적을 가진 거대한 박스 형태인데 2013년에 미국 20개 주 39개 지점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이는 미국 내 이케아 판매점의 89%를 차지한다고 한다.


월마트는 아직 5%의 점포밖에 설치하지 않았지만 2020녀까지 4,522개 판매점에 1,000메가와트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왜 소비자들이 스스로 태양에너지를 발전하고 있는지 태양광의 장점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더불어 기존 재래식 전력회사들이 붕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인터넷과 휴대폰의 성장 사례와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호주 역시 태양광 에너지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태양광 성장을 돕는 데는 크라운드펀딩이 기여하는 바가 컸다. 참여에너지 프로젝트의 성공은 덴마크의 풍력발전 협동조합에서 그 예를 찾고 있다. 덴마크는 2005년에 15만 여 가정이 풍력터빈을 소유하거나 풍력발전 협동조합에 가입했다. 덴마크 국민의 86%는 청정하고 분산된 에너지를 지지하고 있으며 덴마크의 풍력발전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덴마크의 참여에너지 모델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독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독일은 세계에서 태양광발전 설비가 가장 많이 설치된 나라로 자신의 부지 안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주체는 대부분 개인이나 작은 기업이라고 한다. 그밖에 다양한 국가별 사례를 들며 태양광이 균등한 투자 기회를 만드는 창조경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태양광산업의 유사점을 초기 자동차산업과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주된 이유는 원가 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태양광 패널 가격 또한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에만 50% 하락했고 점점 원가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것을 완전히 버려야 혁신과 경쟁할 수 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하고도 시장의 변화에 맞춰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 이유로 저자는 코닥이 낡은 비즈니스모델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코닥이 출시한 디지털과 필름의 결합형 하이브리드 상품은 오히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가 되었다. 에너지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로 갈아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태양광의 성장과 더불어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파괴적인 힘을 갖고 있는지 9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휘발유자동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4~5배 더 높고, 휘발유는 에너지 단위당 가격 역시 전기보다 2~3배 더 비싸다. 자동차는 3000~5000마일마다 엔진오일을 교환해줘야 하는 반면, 전기자동차는 그럴 필요가 없다. 차대에 장착되는 부품 수가 적기 때문에 내연기관자동차보다 수리해야 할 일도 적다. 전기자동차업계가 성장할수록 내연기관자동차산업과 관련된 시장도 곧 무너질 것으로 전망되고 잇다. 자동차 제조회사의 부품 시장은 물론 일반 정비업소의 개수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전화기의 가겨은 10~20달러인 반면, 아이폰은 600달러였다. 휴대폰은 기존의 전화기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휴대폰이 미국의 유선전화 산업을 붕괴시킬 수 있었던 것은 비즈니스모델 혁신 때문이었다. 고객이 2년간의 서비스 계약을 받아들이면, 서비스 제공 회사는 계약 기간 동안 휴대폰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해주었다. 내연기관자동차가 마차산업을 붕괴시킨 것도 비즈니스모델 혁신인 자동차할부금융제도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기자동차가 휘발유자동차 가격과 비슷해질 무렵이면 (2030년 이전) 휘발유자동차산업의 붕괴는 거의 끝나 있을 것이다."



전기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바일 기기로 대해야 한다. 그래서 무료 충전이나 무료 유지보수와 같은 내연기관자동차회사들이 대응할 수 없는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능하게 한다.


나아가 저자는 수천 명의 주택 소유자들이 웹서비스를 통해 낯선 사람들에게 주택을 임대해주는 에어비앤비나 필요한 시간만큼 사용하는 집카 등을 예로 들면서 공유경제학을 내세우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는 비싼 대가를 치뤄야 할 소유의 개념을 깨게 될 것이다.


심지어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으로 면허에 상관 없이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 했다. 이 점은 아주 기대가 된다. 다만, 자동차란 단지 운행의 목적이 아닌, 자신의 부를 자랑하기 위한 용도로도 쓰이기 때문에 완전히 공유의 개념으로 자리를 내줄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자율주행자동차는 수많은 교통사고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도심의 도로의 공간을 줄이는 데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10~20년 이후에 존속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자동차산업을 붕괴시킬 것인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디트로이트를 집어삼킬 것인가? 몇 개의 파괴적인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 전기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이다 나아가 자동차 공유는 우리의 자동차 사용 방식을 급진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


현재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산업에 참여하기로 한 사실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안드로이드를 휴대폰 제조업자에게 판매하듯이 자율주행자동차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전 세계의 자동차 기업에 판매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 한다. 결국 자동차업계의 거인인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 포드는 예전의 휴대폰 거인이었던 노키아와 블랙베리 신세가 될 것으로까지 보고 있다.



"이 모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이 결합하면 휘발유자동차산업은 완전히 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일어날까 일어나지 않을까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일어날까의 문제다."



와, 진정 이런 일이 10년 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놀랍게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적어도 얼마나 빨리 이런 일들이 도래할 지 시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 심지어 태양광과 전기자동차의 결합까지 내다본다면 그 파괴력은 엄청나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그 외에 원자력과 석유, 석탄의 종말을 설명하고 있으며 청정 에너지로 홍보 중인 천연 가스의 치명적인 거짓말도 낱낱이 밝히고 있다. 나아가 물 에너지의 고갈을 걱정하고 있다.

농업을 이용한 바이오연료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에너지 생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콩에서 1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의 양은 1만 3,676갤런이다. 미 지질조사국 자료를 빌어 SUV를 옥수수 에탄올로 한 번 채우는데 사용되는 물의 양은 평균 미국인 한 명이 1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과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바이오연료가 지구를 사막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농업에 의한 바이오연료는 지속 가능하지도, 재생 가능하지도 않는다는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아, 유한한 물이여, 진정 너의 가치를 잊고 있었구나.


⁠토니 세바가 전망한대로 에너지 혁명이 가져올 놀라운 2030년 시대의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 그리고 그 기대가 단지 허상이 아니고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일이며 필수불가결하게 일어나야 할 일임을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된다. 이 책 덕분에 평소 미처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분야까지 자세히 알게 되어 기뻤고, 거대한 에너지와 자동차 산업계의 변화를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에너지 관련 뉴스를 볼 때 좀 더 유심히 살펴볼 것 같다. 아주 유익한 책이다. 다시 앞으로 돌려 두 세 번 더 찬찬히 읽어볼 셈이다.  


- 덕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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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미니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플라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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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반드시 하나는 죽어야만 풀려날 수 있다!


'어느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딩동댕!' 악마의 '이니 미니 마이니 모'  게임이 펼쳐진다.


좁고 어두운 밀폐된 장소에서 영문도 모르고 갇힌 두 사람. 둘 중 과연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두 명의 인질 중 하나가 다른 이를 죽여야만 풀려나올 수 있는 잔인한 생존 게임이다.

 

막다른 골목에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희생자의 공포와 불안감, 그리고 고뇌와 번민을 생생하게 묘사해내고 있는 이니미니. 죽는 일밖에 다른 방안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몰려드는 무한한 무력감은 절망을 겪어본 자라면 누구나 느껴볼 수 있는 감정이었다.

"갑자기 눈물이 양 볼을 타고 흘렀다. 아들 녀석들과 멀리 떨어져 공기도 안 통하는 구덩이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을 가눌 수 없는 절망감으로 채워 놓았다. 그는 안락한 삶을 영위해왔다. 좋은 일도 많이 했다. 아니, 하려고 애쓰며 살았다. 그는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었다."

마침내 생존 앞에선 사랑과 윤리조차 내려 놓고마는,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민낯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마주하게 된다.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벤은 총신이 거의 피터의 뒤통수에 얹힐 지경이 될 때까지 총을 낮추었다. 그래 하자,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피터가 갑작스레 팔을 뻗어 날카로운 금속 조각 하나를 벤의 왼쪽 눈 깊숙이 찔러 넣었다."

"정당방위였어. 물론이고말고. 피터는 자신에게 계속 이렇게 말해주어야 했다."

"에이미는 한 때 생기 넘치는 소녀였던 자신의 껍질을 뒤집어 쓴 채 멍하니 허공만 응시했다."


과연 나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의문이 들면서도 어느 순간 소설 밖에서 이 사건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마저 들었다. 그만큼 피말리는 끔찍한, 지옥 같은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사건들은 연이어 벌어지는데 한 치의 느슨함도 없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이니미니의 작가 M.J. 알리지는 영국 TV 드라마와 시나리오를 써온 작가다. 그래서인지 각 씬마다 어느 지점에서 잠시 멈춰야 더 긴장감을 높이며 독자들의 가슴을 쫄깃하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마치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리는 잘 만든 미니시리즈를 연이어 시청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말 재미있다.

 

 

그런데 이러한 게임은 그저 소설이 내세우고 있는 표면적인 장치일 뿐 중요한 메시지는 따로 있다.

왜 범인은 애초에 이런 게임을 벌였던 것인가. 과연 피도 눈물도 없는 미치광이일 뿐인가. 아니다. 모든 살인에는 이유와 동기가 있었던 것이다.

강력계 수사반장인 헬렌을 중심으로, 그 팀이 풀어가는 사건의 전말.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 걸까?

 

도대체 결말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갈증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밤낮이고 정신 없이 다음 장을 넘겨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오랜만에 긴장감 넘치는 추리소설이다.

왜 그동안 책을 읽을 때마다 집중 못했는지 그 이유를 새삼 깨달았다. 바로 재미가 없어서였다. 하지만 이니미니는 한 마디로 너무 재미있고, 한 치의 빈 공간도 허용하지 않고 치밀한 계산과 계획으로 모든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하나의 사건이 풀려갈 때마다 진실에 조금씩 다가간다.

생존 앞에선 괴물이 되는 인간.

살아남더라도 결코 본래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도록 파괴력을 가지는 게임의 결말. 그 위험한 장난을 펼치는 이유는 단호하다. 사랑과 미움이다.

목숨을 걸만큼 상대를 사랑했지만 자신의 행동을 그 또는 그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남는 건 오직 증오 뿐이라는 사실. 잘못된 신념이 가져온 인간의  집착은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의 행복까지 송두리째 빼앗아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니미니 속 모든 등장인물이 사건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저마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부여받았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중간에 한번씩 나레이션으로 쓰여진 부분이 나오는데 이 일기 같은 글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과연 누구의 이야기인지 그리고 사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평생 자신을 딱딱한 갑옷 속에 숨기며 살아야 하는 자의 비통한 심정과 죄책감. 하지만 누군가에겐 자신이 우상이 되고,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결코 그 갑옷을 벗어던지지 못할 것이다. 마조히즘으로 상처를 치유하려는 주인공 헬렌에게 숨은 사연은 무엇일까.

모든 게 궁금해서 견딜 수 없도록 만드는 이니미니이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한번쯤 기가 막히도록 혼쭐나는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면 알리지의 <이니미니>를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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