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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혁명 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 ㅣ 혁명 2030 시리즈 1
토니 세바 지음,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7월
평점 :
2030년, 모든 새로운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에 의해 제공된다!
점점 화석 연료가 고갈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배울 수 있었던 책이다.
오랜만에 유익한 책을 읽게 되어 뿌듯하다. 저자는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전문가 토니 세바인데 400메가와트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개발하는 전세계 기업에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선 태양광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그래프 자료 및 사례 연구를 통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사실 아주 오래 전에는 태양광 에너지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몇 년 사이 태양광 에너지는 굉장히 비싸고 비현실적이란 주장이 퍼져서 더 이상 태양광은 전망이 없는 걸로만 알고 있었다. 태양광 패널이란 그저 시골 부농들이나 전원 주택 지붕에 다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아는 동생 오빠가 태양광 에너지를 전공하러 유학가 있다는 말에 괜히 걱정스런 말을 건네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한참 무지했던 내가 부끄럽기까지 했다. (앞으로 그 동생 오빠가 얼마나 떼 돈을 벌게 될 것인지 사뭇 기대가 되며 미래를 내다본 그의 선택이 부럽기까지 했다.)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태양광 발전을 가로막기 위한 기존 전력회사들이 지어낸 악플 같은 것에 불과했다.
"태양광발전이 기하급수적 궤적을 지속한다면 2030년 에너지 인프라는 태양광으로 100% 충족될 것이다."
태양광은 2000년 1.4기가와트에서 2013년 141기가와트로 43%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매년 43%씩 성장하단면 2030년경 태양광발전설비의 용량은 56.7테라와트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미 이케아나 월마트는 태양광으로 자체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케아 판매점이나 물류센터는 넓은 옥상 면적을 가진 거대한 박스 형태인데 2013년에 미국 20개 주 39개 지점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이는 미국 내 이케아 판매점의 89%를 차지한다고 한다.
월마트는 아직 5%의 점포밖에 설치하지 않았지만 2020녀까지 4,522개 판매점에 1,000메가와트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왜 소비자들이 스스로 태양에너지를 발전하고 있는지 태양광의 장점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더불어 기존 재래식 전력회사들이 붕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인터넷과 휴대폰의 성장 사례와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호주 역시 태양광 에너지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태양광 성장을 돕는 데는 크라운드펀딩이 기여하는 바가 컸다. 참여에너지 프로젝트의 성공은 덴마크의 풍력발전 협동조합에서 그 예를 찾고 있다. 덴마크는 2005년에 15만 여 가정이 풍력터빈을 소유하거나 풍력발전 협동조합에 가입했다. 덴마크 국민의 86%는 청정하고 분산된 에너지를 지지하고 있으며 덴마크의 풍력발전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덴마크의 참여에너지 모델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독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독일은 세계에서 태양광발전 설비가 가장 많이 설치된 나라로 자신의 부지 안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주체는 대부분 개인이나 작은 기업이라고 한다. 그밖에 다양한 국가별 사례를 들며 태양광이 균등한 투자 기회를 만드는 창조경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태양광산업의 유사점을 초기 자동차산업과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주된 이유는 원가 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태양광 패널 가격 또한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에만 50% 하락했고 점점 원가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것을 완전히 버려야 혁신과 경쟁할 수 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하고도 시장의 변화에 맞춰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 이유로 저자는 코닥이 낡은 비즈니스모델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코닥이 출시한 디지털과 필름의 결합형 하이브리드 상품은 오히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가 되었다. 에너지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로 갈아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태양광의 성장과 더불어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파괴적인 힘을 갖고 있는지 9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휘발유자동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4~5배 더 높고, 휘발유는 에너지 단위당 가격 역시 전기보다 2~3배 더 비싸다. 자동차는 3000~5000마일마다 엔진오일을 교환해줘야 하는 반면, 전기자동차는 그럴 필요가 없다. 차대에 장착되는 부품 수가 적기 때문에 내연기관자동차보다 수리해야 할 일도 적다. 전기자동차업계가 성장할수록 내연기관자동차산업과 관련된 시장도 곧 무너질 것으로 전망되고 잇다. 자동차 제조회사의 부품 시장은 물론 일반 정비업소의 개수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전화기의 가겨은 10~20달러인 반면, 아이폰은 600달러였다. 휴대폰은 기존의 전화기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휴대폰이 미국의 유선전화 산업을 붕괴시킬 수 있었던 것은 비즈니스모델 혁신 때문이었다. 고객이 2년간의 서비스 계약을 받아들이면, 서비스 제공 회사는 계약 기간 동안 휴대폰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해주었다. 내연기관자동차가 마차산업을 붕괴시킨 것도 비즈니스모델 혁신인 자동차할부금융제도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기자동차가 휘발유자동차 가격과 비슷해질 무렵이면 (2030년 이전) 휘발유자동차산업의 붕괴는 거의 끝나 있을 것이다."
전기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바일 기기로 대해야 한다. 그래서 무료 충전이나 무료 유지보수와 같은 내연기관자동차회사들이 대응할 수 없는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능하게 한다.
나아가 저자는 수천 명의 주택 소유자들이 웹서비스를 통해 낯선 사람들에게 주택을 임대해주는 에어비앤비나 필요한 시간만큼 사용하는 집카 등을 예로 들면서 공유경제학을 내세우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는 비싼 대가를 치뤄야 할 소유의 개념을 깨게 될 것이다.
심지어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으로 면허에 상관 없이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 했다. 이 점은 아주 기대가 된다. 다만, 자동차란 단지 운행의 목적이 아닌, 자신의 부를 자랑하기 위한 용도로도 쓰이기 때문에 완전히 공유의 개념으로 자리를 내줄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자율주행자동차는 수많은 교통사고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도심의 도로의 공간을 줄이는 데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10~20년 이후에 존속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자동차산업을 붕괴시킬 것인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디트로이트를 집어삼킬 것인가? 몇 개의 파괴적인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 전기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이다 나아가 자동차 공유는 우리의 자동차 사용 방식을 급진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
현재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산업에 참여하기로 한 사실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안드로이드를 휴대폰 제조업자에게 판매하듯이 자율주행자동차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전 세계의 자동차 기업에 판매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 한다. 결국 자동차업계의 거인인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 포드는 예전의 휴대폰 거인이었던 노키아와 블랙베리 신세가 될 것으로까지 보고 있다.
"이 모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이 결합하면 휘발유자동차산업은 완전히 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일어날까 일어나지 않을까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일어날까의 문제다."
와, 진정 이런 일이 10년 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놀랍게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적어도 얼마나 빨리 이런 일들이 도래할 지 시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 심지어 태양광과 전기자동차의 결합까지 내다본다면 그 파괴력은 엄청나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그 외에 원자력과 석유, 석탄의 종말을 설명하고 있으며 청정 에너지로 홍보 중인 천연 가스의 치명적인 거짓말도 낱낱이 밝히고 있다. 나아가 물 에너지의 고갈을 걱정하고 있다.
농업을 이용한 바이오연료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에너지 생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콩에서 1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의 양은 1만 3,676갤런이다. 미 지질조사국 자료를 빌어 SUV를 옥수수 에탄올로 한 번 채우는데 사용되는 물의 양은 평균 미국인 한 명이 1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과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바이오연료가 지구를 사막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농업에 의한 바이오연료는 지속 가능하지도, 재생 가능하지도 않는다는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아, 유한한 물이여, 진정 너의 가치를 잊고 있었구나.
토니 세바가 전망한대로 에너지 혁명이 가져올 놀라운 2030년 시대의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 그리고 그 기대가 단지 허상이 아니고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일이며 필수불가결하게 일어나야 할 일임을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된다. 이 책 덕분에 평소 미처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분야까지 자세히 알게 되어 기뻤고, 거대한 에너지와 자동차 산업계의 변화를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에너지 관련 뉴스를 볼 때 좀 더 유심히 살펴볼 것 같다. 아주 유익한 책이다. 다시 앞으로 돌려 두 세 번 더 찬찬히 읽어볼 셈이다.
- 덕화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