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과 철학 좀 하는 괴물 - 괴물, 인간을 탐구하다 나무클래식 1
문명식 지음, 원혜진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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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인의 절규에 얼마나 응답하며 살아가는가?

철학 좀 하는 괴물이라.
괴물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 걸까.
인간의 철학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괴물은 왜 철학을 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프랑켄슈타인의 인생과 괴물의 인생 전반이
이들의 삶의 생중계자인 인터뷰어 플라톤과의 만남을 통해 펼쳐진다.

천재 박사 프랑켄슈타인.
그가 창조해 낸 이름없는 괴물.

괴물은 자신의 창조자를 찾아 헤맨다.
죽은 사람의 뇌와 뼈와 소, 돼지의 살과 장기를 결합하여 만들어서
추악하기 짝이 없는 흉측한 모습을 갖게 만든 자신의 창조자를.
차디찬 고통의 세상 속에 자신만을 던져 놓고 사라져버린 창조자 프랑켄슈타인을.
절망으로 그를 죽이기 위해.

나를 그를 심판할 거요.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나를 이 낯설고 험한 세상에 던져 놓고 그에 대해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파렴치한 존재를 응징하는 건 나의 권리고, 그 권리를 행사하는 건 나의 정의요.
p.178

"프랑켄슈타인은 자네를 죽이려 하네."
"그건 나도 마찬가지요. 다만 나는 총이 아니라
절망으로 그를 죽일 것이오."
p.179

프랑켄슈타인도 괴물을 찾아 헤맨다.
자신이 사랑한 사람들을 살해한 괴물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는 이 불행을 가져다준 악마를 쫓아가 목숨을 걸고 싸우겠노라! 밤이여, 밤의 혼령들이여, 이 맹세를 기억하라! 내가 그놈의 육체, 그놈의 영혼까지 갈기갈기 찢어 그대들에게 제물로 바칠 때까지!
p.193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다만, 정의롭고 도덕적인 국가를 이룰 지혜롭고, 용기 있고, 절제력을 갖춘 이상적인 인간을 만들고 싶었던.
프랑켄슈타인이었는데.
그저 친구를 가지고 싶었던 소박한 바람 하나 가졌던 괴물이었는데.

나를 닮은, 나와 같은 종류의 존재를 하나 더 만들어 주시오. 여자로.
p.157

괴물의 존재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질문하게 된다.
이성을 갖춘 야만인. 이것이 인간인가?

인간이란 본래 그런 존재인 것 같소, 자기가 속한 몇몇 공동체에서는 서로 어울리고 사랑을 나누다가도 다른 공동체의 구성원이나 뭔가 달라 보이는 존재에게는 한없이 야만스러워지는, 뭐 그런 존재 말이오.
p146

인간도 짐승도 아니어서, 그 어떤 세계에도 속할 수 없어 괴물은 고통당한다.
감정을 나누며 함께 살 친구와 함께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절망한다.
탄생의 이유를 알면 비참하고 고달픈 삶을 이겨나갈 수 있을까 싶어 눈물 흘린다.
그리고 이 모든 것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해 끊임없이 절규한다.

저는 버림받은 불행한 존재입니다. 돌봐 줄 부모나 친척도 없고 세상의 그 누구도 저와 친구가 되려 하지 않지요. 그래서 제가 찾아가는 그분이 부탁을 거절하면 영원히 혼자 살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p.88

때가 때여서 그런 걸까.
7월 18일.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분의 음성이 오버랩되는 것만 같은 이 착각은 무엇일까.
그래서 다시 내게 묻는다.
"너는 타인의 절규에. 고통에. 신음에. 불행에. 얼마나 응답하며 살고 있는가?"

누군가 '똑똑' 나의 문을 두드려 주길 그저 기다릴 것만이 아니다.
'똑똑' 두드리길 주저하는 사람을 여력을 내어 찾아야 하는 때,
혼자 소리 높여 "우어어어어어"우는 그 소리를 찾아내야 하는 때인지도 모른다.
그 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메아리라도 되어야 한다.
지독한 외로움에 혼자 두어서는 안된다.

"어쩌면 그를 괴물로 만든 건 인간들이었는지도 모르겠군."

이 책을 읽으시라.
나의 삶이, 지금 일어나는 사건들이, 우리의 모습들이
바로 눈 앞에 팝업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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