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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경제학
최용식 지음 / 오푸스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서점에 갔다가 시사인의 기사가 떠올라 읽게 된 책이다.
시사인의 기자는 이 책을 혼란의 시대에 혼란을 부추기는 책이라고 명명했다.
신자유주의는 정책독트린일 뿐이라며 성장의 콘텐츠없는 진보를 비판하는 대목이 그 기
자에겐 불편하게 느껴진 모양이다.
특히 국가의 개입문제를 둘러싸고 장하준을 비판하는 저자의 논리가 그리 완결성있게 느
껴지진 않았지만 그 장을 벗어나 세번의 외환위기를 다루는 대목에서 저자의 논리가 비로
소 이해되었 다.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박정희시대에도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와 외환
위기가 있었다는 주장이었는데 다른 기회에 좀더 자세히 다루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
다. 그렇기때문에 장하준이 말하는 자주 박정희를 들먹이며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건 신
중한 고려의 대상일수밖에 없다는 건데.
아마 진보에게 국가란 불평등한 시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모양인
데 행정학에서도 이미 국가를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들은 이익집단일뿐이다. 정권이 수
차례 바뀌어 도 개혁이 불가능한 이유가 뭘까. 특히 우리나라 같이 국가의 실패가 뚜렷한
나라에서 진보가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건 너무 위험해보인다. 가끔 박정희나 전두환
을 들먹이며 그래도 그 사람들이 경제는 제대로 했지 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진보매체들을
발견하는데 정말 어이 없을 따름이다. 적어도 이 책의 저자는 알려지지 않았던 그 시대의
경제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기본은 갖추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의 저자가 공병호류의 공상적 시장주의자로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정치
적으로는 진보에 가까워보이고 다만 있는그대로 경제를 보고 대안을 찾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런 태도가 왜 폄하당해야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한가지 이상한 점은 신자유주의를 둘러싼 모든 논쟁이 FTA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가 제대로 된 토론도 없고 폄하와 비난일색이다.
그래서 이 책과 저자가 좀 특별해 보이는데 만약 이 저자가 외국 유명한 대학의 교수였어
도 이렇게 무시당했을까 싶다. 말로만 대중지성이니 뭐니 떠들어댈뿐 외국물 먹고 교수라
는 직함을 가진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한 사람은 그저 재야일뿐이다.
스스로 마이너리티라고 외쳐도 그저 명성에 쏠리는 천박한 풍토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
다.
암튼 거짓말경제학, 투박했지만 꽤 신선한 발견이었다.
저자의 다른 책을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