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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온 아이들
채인선 지음,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2월
평점 :
저 출산으로 서울 초등학교 재학생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요즘, 시골 초등학교는 더욱 그 문제가 심각합니다.
초등학교가 많이 줄면서 그곳에 사는 아이들은 학교를 가려고 먼 길을 가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심지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아이들이 줄면 도서관 책들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아무도 읽지 않은 책에는 거미줄과 먼지가 드리우고, 장식품처럼 한곳에만 있다가 결국 재고 서점에 팔리는 신세가 됩니다.
남한강이 보이는 이 초등학교 역시 교장 선생님의 시름은 깊습니다. 날마다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아이들 수가 많은 학부모들을 설득해 재학생 수를 늘려 보려고 하지만, 결국 학교는 폐교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책에서 나온 아이들은 20년 넘게 아이들 동화를 쓰신 채인선 작가가 선보이는 저학년 창작동화입니다.
실제로 남한강이 흐르는 충주 시골 마음에 거주하는 작가는 동네 초등학교에 강연을 다니면서,
시골 초등학교의 현실을 목격하고, 그곳 아이들을(이야기 속의 주인공 단태는 작가가 실제로 만난 아이의 이름이다)
통해 학교가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채인선 작가는 시골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도서관 책들이 학교를 구한다는 신선한 소재를 생각해 냈고, 그 소재를 잘 키워서 어느 시골 학교에서
일어난 유쾌하고, 재미있고 신나는 상상력을 종이에 펼쳐놓았습니다.
한밤중에 학교를 구하려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책들의 모습, 책 속 주인공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는 귀여운 재학생들, 갑자기 늘어난 아이들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도 행복해하는 교장 선생님
그리고 학교가 북적이자 너도나도 축하하며 학교를 선전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따뜻하면서도
아이와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