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식물 이야기 1 - 2026년 개정판 ㅣ 반갑다 과학 7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추둘란 엮음, 이제호 그림 / 사계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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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의 곤충 이야기> 보다 먼저 쓰인 책(나무의 역사, 내 아들에게 들려주는 식물학 이야기) 두 권을 추둘란 선생님이 알기 쉽게 풀어쓰시고, 이제호 선생님이 삽화를 더했다.


내가 속한 동아리에서 올 4월, 5월, 6월 생태 수학 주제(피보나치:잎차례, 황금각:햇빛, 프랙탈:잎맥의 분기구조)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부모님과 함께 동네 산을 오르며, 자연(식물, 동물) 속에서 비밀들을 알아보고자 계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엄마들끼리 활동 자료를 모아보려고 하던 찰나에 만난 사계절 출판사의 개정판 <파브르 식물 이야기>는 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디딤돌이 될 것 같다. 풀어쓴 것이 무슨 말인지 알듯 쉽고 편안하게 설명을 하고 있고, 내용이 재미있을 뿐 아니라 식물에 대한 지식이 그림과 함께 꼼꼼하게 구성되어 있다. '1장 나선 잎차례 해바라기 잎'은 찾고 있던 자료라서 엄지척^^.


1,2권 세트로, 특이한 점은 장마다 문학적인 느낌이 나는 이름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1장은 총 9장이고, 식물과 동물은 형제다/식물이 태어나는 곳, 눈/식물의 지혜로운 변신/ 식물은 고집쟁이/ 2장은 총 8장 잠자는 식물들/단 한 가지 일만 하는 고귀한 몸, 꽃 이런 식이다. 파브르가 쓴 책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인지 출판사에서 편집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각 장마다 캐릭터가 있고,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장마다 밀접하게 서로 이어지는데, 1권 읽기를 끝내고 나면, 과학 책에 있는 식물의 명칭, 분류 등등의 지식을 자연스럽게 훑을 수 있다.

마치 지혜가 많은 할머니가 차분하게~, 식물을 인간 삶에 빗대어 말하는 듯하다. 내가 먼저 두 책을 잘 소화한 다음, 딸과 함께 읽기를 시도할 예정인데, 이 책은 딸에게 식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 같다.


인상 깊게 본 부분은 나무가 더불어 살기로(공동체) 결심했다며, 이해를 돕기 위해 산호의 삶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또 수수꽃다리가 (꽃)눈에서 수많은 꽃을 피워내는 것도 삽화와 함께 그려내는데, 이제 막~ 봄을 맞으며 봤던 '눈'들이 경탄스럽기까지 하다. 한 개의 눈 안에, 수많은 꽃향기를 뿜어내는 그 생명력의 가능성!

나무와는 다르게~ 히드라에 빗댄 독립하는 식물들~ 참나리의 구슬눈 설명하는 문장은 아름답다. 나는 과연 내 부모에게서 완전히 독립한 눈(생명)인가?, 그리고 나는 내 자녀에게 독립의 눈(삶)을 기대하는가? 생각해 보기도 했다. 


2권의 3장 잠자는 식물들을 펼치면, 파브르의 우화가 나온다. 그는 동화 작가 아닐까? 우화 속에서 식물계와 동물계가 서로 부러워하다가, 어떤 작은 풀이 요정에게 빌어 동물이 잠깐 된다. 동물처럼 산다는 것은 '잠을 자고, 하루도 빠짐없이 먹이를 찾아 헤매고, 심지어 서로를 잡아먹기까지 하고, 오래 살 수도 없다'는 요정의 경고에도, 그 작은 풀은 동물이 되고자 한다. 어떻게 됐을까? 결론은 참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파브르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동물과 식물의 삶이 전혀 다른 것 같아도, 비슷한 '생물의 한살이'의 모습을 통해서 '생명(삶)'의 깊은 이해가 아닐까 싶다. 위 우화에서 그 작은 풀이 느꼈듯이 '산다는 것은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내 안에 숨겨진 생명의 신비를 느끼며, '파브르의 책' 덕분에 이번 봄에는 내 곁에 있는 수많은 작은 생명들까지 충만히 사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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