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서양 고전 ㅣ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명로진 지음, 서은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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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눈길을 끕니다. 머리말에도 독자층을 특정하듯 "아름다운 청소년 독자들에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열네 살인 아들에게 슬쩍 내밀어도, 부담이 덜 가겠지? 싶었고, 예상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습니다. 기특하게도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같이 읽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 방에서 책을 갖고 나와서 제 방에 두면, 두세 번 책을 찾으러 왔었습니다. 신기했었습니다. 


아니, 내가 물은 건 그런 뜻이 아니오.
무엇이 젊은이들을 훌륭하게 만드냐고 묻는 게 아니고
어떤 사람들이 젊은이를 훌륭하게 만드냐고 묻습니다.
소크라테스, 재판 중 방청인들 앞에서 멜레토스에게 던진 질문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를 통해 제자를 깨닫게 하고, 지혜를 얻게 했다고 합니다. 조산원(소크라테스)이 산모(제자)를 도와서 아이(지혜)를 잘 낳게 하는 것과 같다 하여 '산파술'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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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산파술' 대화를 인상적으로 읽은 이유를 이렇게 짐작해 봅니다.우리 모자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상황이나, 복잡하게 보이는 일 앞에서 바른 답을 찾기 위해서, 긴 질문을 자주 했었습니다. 때로는 명쾌한 결론을 얻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조용한 결론, 아이와 저의 결론이 합이 같았는지는 알지 못하게 마칠 때가 더 많았습니다. 마라톤 같은 긴 시간이 필요한 질문의 질문이 시작은 보통은 "왜? 그래야 하지?", "그래서?" 이런 평범한 종류였습니다.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입학 후 현장 수업이 있던 첫 주 어느 수업에서 선생님이 발언을 두고, 반 아이들이 난리가 난리가 났던 모양입니다. 제 아이는 반 아이들 사이에 이슈가 되는 이 일을 두고, 좋게 넘어가고 싶어 하시는 담임선생님을 경유해 도덕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안 그래도 1학기 2단원 <자신과의 관계 '도덕적 행동'>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도덕 선생님은 액션을 취해 주실 것이라 믿었던 것 같았습니다. 도덕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을 거쳐 문제의 발언을 했던 선생님과 아이가 1:1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셨고, 결국 선생님께서 다음 수업 시간에 사과를 해 주시는 것으로 마무리된 사건이 있습니다. 짧게 몇 문장으로 압축된 사건은 한 달간에 벌어진 일이고, 사건 이후로 1학기 마무리되기까지 제 마음속에 불편한 일이었습니다. 혹시나 아이가 도덕 책에서 배운 그대로 사고하고, 행동을 한 것이 예상치 못한 어떤 마찰을 일으키는지 모르는 가운데, 갈등을 감당하며 커 갈 주체는 오롯이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속 불편감을 해소해 준 것은 도덕 선생님이 아이에게 주신 점수였습니다. 도덕 과목에서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셨고, 뜻밖에 점수에 앎을 실천으로 옮겼던 '용기'에 대한 점수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봤습니다. 중 1, 1학기 2단원 교과서에는 <소크라테스의 죽음> 그림과 함께 이런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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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소크라테스처럼 앎과 실천이 일치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 올바른 도덕적 실천을 위해서는 올바른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단원을 통해 도덕적 행동을 위한 도덕적 상상력과 민감성, 도덕적 추론의 과정과 비판적 사고의 역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도덕적으로 성찰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상황(문제)에 아이가 혼자 서 있었을 때, 스스로 고민하고 용기 내어 행동으로 옮겼던 경험을 바탕으로 명로진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더욱 주의 깊게 읽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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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작가는 제가 좋아하는 분입니다. 2014년 경에 EBS에서 '책 읽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가득했었습니다. 그때, 명작가님이 고전인문학을 재미있게 해설해 주셨던 것이 참 좋았었는데요. 그 당시 초등학교 입학했던 녀석이 명로진작가의 책으로 고전인문학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또 다른 감동이 밀려옵니다. 1, 2권 중에 제가 아이와 함께 읽었던 것은 2권이었는데요. '10개의 고전 책'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역시나 명로진 작가만의 특유의 유머 코드가 여러 가지 질문 장치들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술술 읽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줍니다. 인물에 대한 일화나 배경을 질문을 던지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뒤에 설명을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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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는 12신 중 불의 신 헤스티아가 빠지고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신상이 세워져 있어. 왜일까?
1. 디오니소스를 섬기는 사람들이 헤스티아를 섬기는 사람들과 싸워 이겨서
2. 화덕에 불을 피우는 일보다 포도주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해져서
3. 파르테논 신전을 만드는 사람이 디오니소스를 더 좋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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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1. 소크라테스는 못생겼다.
2. 소크라테스는 지혜롭다.
3. 소크라테스는 놀라운 사람이다.


이런 대화 형식이 지루할 것 같은 이야기와 단어들을  편하게 느끼게 해주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치들은 신통기, 변신 이야기, 일리야스, 오디세이아, 소크라테스의 변명 등의 10개의 인문서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과 의문을 가져야 할 필수 요소들을 재미있게 알려줍니다. 아이는 중간중간 깨알 같은 작가의 생각들을 '아재개그'같다며 불퉁거리긴 했지만요. 사춘기 아이는 인문고전 10권을 소개받았습니다. 명작가님이 책 표지 '14살에 시작하는....'  돋음체의 검은 문장이 괜히 적혀 있었던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아래 사진, 아이의 영어학습서를 찍어 봤습니다. 미국 교과서를 본문으로 한다고 하니, 미국 아이들도 일리야스와오디세이아를 공부하나 봅니다. 명로진 작가의 <처음서양고전> 책의 전반 부분 3.일리야스, 4.오디세이아를 먼저 읽고 나서 영어 본문을 같이 읽었는데요. 이미 책에서 그리스 전쟁 영웅들과 트로이전쟁의 배경과 시대 상황을 알고 난 뒤라서 아이가 선명하게 책의 내용을 머리에 넣는 것 같았습니다.


명로진작가의 입담 덕에 읽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14살에 시작하는 처음서양고전>을 읽는 이마다 2500년 전 철학자들을 만나서 생각을 들어보고, 그리스 사람들의 삶도 살펴보고, 트로이 전쟁에도 들어가서 오디세우스를 만나보고, 변신 이야기를 통해서 비유하는 것을 통해 삶의 지혜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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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가님의 책 덕분에 고전 책을 펼치는 두려움의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아이와 저는 아이가 제일 관심 있게 읽은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을 빌려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에센스' 같은 역할을 해주는 이 책은 두고두고 아이와 제 곁에 두고, 명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 북멘토의 "처음서양고전", 우아페카페의 서평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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