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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러운 생물, 수컷 - 생물학으로 바라보는 남성의 진화와 멸종사
후지타 고이치로 지음, 혜원 옮김 / 반니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 후지타 고이치로는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고, 기생충학, 열대의학, 감염면역학을 전공한 의학박사입니다. 자신의 장 내에 기생충을 길러서 연구를 하기도 했던 괴짜 연구자. 또는 남다른 시선으로 인간 및 다른 종의 삶의 행태 속에서 관계의 의미를 질문하고 이해하려고 애써온 관찰가 같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기생충'에 대한 애정이 남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IUCN (세계자연보호연맹) 에서 발행하는 적색자료목록(멸종위기단계중 하나)에 기생충을 올리는데 기여를 하기도 했네요. 저자는 기생충에 대해서 인간에 대한 이로운 면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요. 이 책에서는 기생충에 대한 내용은 깊게 나와 있지 않습니다. 신간 '유감스러운 생물, 수컷'을 읽다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고 있는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납니다. 그가 연구했던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해지고요. 이 책은 그의 저서를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저서로는 <웃는 회충>, <장내 혁명>, <뇌는 바보, 장은 영리하다> <올바른 물 마시는 법, 선택법> <장에 좋은 것만 하세요!> 등등~~이 있습니다.
제목만 보면, 종별로 암컷 수컷 양성에 대한 비교와 두 성간의 생식 사례에 대한 저자의 해석만 나오는가 싶었는데요. 다 읽고 나니, 결국 말하고 싶었던 것은 다양성이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했을 때 단번에 죽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류는 서로 간(다른 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고, 더 넓혀서 다른 종들을 멸종에 몰아넣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도록 돕습니다. 책에서는 인간이 없어진다면?(멸종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What If Humans Disappered? 유튜브영상) 라는 글을 소개합니다. 최초 몇 주간은 세상은 혼돈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뉴욕 맨해튼은 200년 만에 원시림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네요. 인간의 지식과 문명 활동이 자연의 생태균형을 거스르고 있다고 반증하고 있는 실험 영상 같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세상의 거의 모든 종들은 유성생식을 하지요. 무성생식이라면, 필요하지도 않았을 법한 수컷의 존재나 노고가 첫 장에 펼쳐집니다. 생명까지 걸고서 또는 치사한 방법을 선택해서 유성생식으로 수컷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서 많은 사례를 통해 독자들이 '생물의 다양성'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개인적인 콤플렉스라며 자기는 젊었을 때 연애도 잘 못했다고 말합니다. 하찮아 보이는 작은 수컷의 생식 과정 행태를 자신과 비교해서 설명하는 모습은 나와 내 주변 이야기 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약간 불편감은 있었지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결국 유성생식은 어미보다 더 나은 유전자를 물려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생물은 더 유능한 자손을 번식할 수 있는 자연법칙이라는 단순한 생각조차 새롭게 보입니다.
책의 말미에서는 우리에게 '동감', '동정', '공감'은 무엇이 다른 것인가?라고 묻습니다. 유감스러워 보이는 수컷의 노고는 우리에게 '공감'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서로에 대한 공감과 더 나아가 인류 이외 종에 대한 공감으로 아름답고 지속 가능한 인류의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노장의 의학박사가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 감염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습니다. 고이치로 박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지금 우리가 꼭 생각해 봐야 하는 그리고 꼭 풀어야 할 중요한 어젠다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