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9 ㅣ 과학이슈 11 9
이상규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커버를 가득 채울 듯 고딕체 제목의 무게감 만큼이나 책이 묵직했습니다. 동아엠앤비에서는 2011년부터 매년, 주목할 만한 과학 토픽을 선정해 책을 만들어 왔다고 하네요. 2011년도 첫 책은 많은 주목을 받은 듯합니다. 타깃은 논술을 준비하는 청소년인 것 같은데요. 저도 중학생을 둔 엄마로서 작년도에 집중되었던 '과학 이슈'를 같이 공유해 보고자 마음먹고 준비했습니다. 아이에게 몇 번 내밀었지만, 제 맘같이 빨리 읽어 주질 않네요. 그래서 제가 먼저 읽고 대화 삼을 생각으로 첫 장을 열었습니다. 각 주제마다 그림을 충분히 배치해 두고 설명을 돕고 있습니다. 11개의 주제를 차례로 읽어 나갔습니다. 저는 그림을 볼 여유 없이 글만으로도 흐름이 빨라서 몰입이 좋았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도 굉장히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만 화자의 기술이 좋은 덕이겠지요? 과학 쪽에 문외한인 제게도 명쾌한 상황 및 개념 설명이 제 머릿속에 '진짜?', '진짜?'를 외치게 했습니다. 탁월한 주제 선정 덕을 톡톡히 본 일화를 써 보겠습니다.


최근 '과학이슈-게임사용장애' 글을 읽기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다큐 하나를 아이와 함께 봤습니다. 제 아이 또래의 남자아이가 롤러스케이트에 빠져서, 잘 안되는 기술을 습득하려고 밤에 잠도 안 자고 나가서 연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아이의 엄마가 인터뷰합니다. 아들이 다칠까 봐 걱정이 된다면서 하지 말라고 말렸도 봤다는데요. 엄마의 입의 말과는 다르게 뉘앙스가 뭔가에 몰입하는 아이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제 아이는 묻습니다.


"왜? 운동에 과몰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 같은데, 게임 몰입에는 사람들이 부정적인지 모르겠어.. "


당시 저는 답변을 해주지 못했습니다만, 책을 읽은 후에는 안 그래도 요즘 부쩍이나 아이와 엄마인 제가 교집합으로 의식하고 있는 '게임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게임'이 아니라 '게임사용장애'로 문제를 바라봤습니다. 기승전'부정'적으로만 여겨졌던 '게임'의 부정적인 면을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어쩌면 '게임'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심리적 불편감이 낮아졌기 때문일까요? 아이나 제 마음속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게임사용에 대한 문제'를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실들을 근거로 이성적으로 즉시 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세계적인 이슈가 된 '게임중독'은 결국 WHO(세계보건기구)에서 2019년에 질병코드로 추가 지정했습니다. '게임사용장애'에는 3개의 증상이 12개월 동안 반복 지속이 될 경우에 진단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3개의 증상을 포함한 9개의 증상으로 이미 진단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3개의 증상은 이러합니다. 1.게임에 대한 조절력 상실 2.삶의 다른 흥미나 일상적인 활동보다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 3.부정적 결과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만두지 못하고 게임을 계속하거나 오히려 더 많이 하는 것입니다. 책에서 열거한 증상을 아이의 게임 사용 상태와 비교해 보는 시간도 가지며, '게임사용장애'의 정의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 뇌에서 나오는 도파민의 수용체의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게임 과몰입 현상이 생겨나는 메커니즘은, 20세까지 뇌가 발달 중인 청소년기에 '게임중독'이 내 아이의 뇌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질병은 진단이 되면 약물치료와 인지치료를 받게 된다고 하네요. 저는 아이가 때때로 게임에 과몰입되어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편한 느낌을 부정할 수도 없고 해소할 수 없어서 답답했었는데요. 적어도 불편한 느낌의 근원에 대해서 든든한 근거를 갖게 된 것 같아 마음이 가볍습니다. 또 아이도 '게임사용'을 두고 엄마와의 갈등을 엄마만의 잔소리가 아닌, 이미 개인적인 영역을 넘어 공적으로 지정된 질병에 이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와 제가 책의 내용을 공유하고 나서 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하면, 게임을 반 시간 넘게 할 때마다 "과하지 않을까?" 하고 말을 건네면, 군말 없이"알았어"하며 종료합니다. 지저분한 불평 없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얻은 듯해서 <게임사용장애(게임중독)>의 저자에게 감사함을 한 조각 전하고 싶습니다.


<과학이슈11, season9> 11개로 선정된 주제는 2020년 3월을 지나는 지금도 진행 중인 사건들입니다. 제목 앞에 붙은 부제 <미래를 읽다> 말 그대로 미래를 짐작해 보기에 충분합니다.


"#6 미세플라스틱의 습격"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폴리에틸렌을 사용하고 버리는지 또 편리함으로 포장된 구매물품의 소비가 나와 미래의 자손들에게 보이지 않는 오염물을 만들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어쩌면 너무나 익숙한 주제 같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주제입니다. 책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현주소는 어떠한지에 대한 조사자료와 예가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3 일본 방사능 오염수" 책은 원자력과 방사능 관련 용어들을 소개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방사능 수치에 대해서 가늠해 볼 수 있게 여러 예를 들어 준 점입니다. 2013년 우리나라 원전 인근에서 잡힌 숭어에서 검출된 세슘의 양이나 CT나 흉부 CT 또는 북미를 왕복하면서 노출되는 자연방사능 양을 비교해 추상적인 수치를 구체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입에도 잘 붙지 않는 방사성 전문 용어들과 단위들은 지금도 책을 들춰보면서 다시 읽어 봐야 합니다만 앞으로는 방사능 오염물질에 대한 뉴스가 나와도 무작정 놀라지 않고, 심각한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듯합니다. 제 기억력이 좋지 않은 관계로 이 책은 사전처럼 ~ 간직해야 할 듯합니다. "#8 아마존 대형 산불" 을 읽고는 다국적기업에서 만드는 햄버거 광고가 편하지만은 않아졌습니다. 책을 덮도고 생각해 볼거리가 많은 주제라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4 반도체 핵심 소재 규제 3대 품목" 많은 전문 용어가 나왔습니다. 규제된 3대 품목의 설명은 반도체란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동반이 되었는데요. 이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또 반도체 산업의 정의 및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 속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위치를 설명해 줍니다. 또 일본이 2019년에 수출 규제를 한 배경에 대한 몇 줄 안되는 서문의 설명과 글 말미의 저자의 분석은 오히려 제 속을 시원하게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책에 선정된 주제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대화 소재 삼으시기에 부족함 없어 보입니다. 코로나로 홈스쿨링을 하게 되었는데요. 오늘 2차로 개학이 연기되었네요. 공중보건을 위해서 미뤄지는 것은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개학 전까지 이 책으로 아이와 비문학 공부를 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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