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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읽기의 힘 - 영어가 유창한 아이들의 비밀
고광윤 지음 / 길벗 / 2020년 2월
평점 :
'영어책 읽기의 힘' 저자 고광윤은 삶에서 네 자녀들을 기르며 체득한 것과 교육현장에서 통찰한 것들을 바탕으로 영어책 읽기의 목적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게 합니다. 또 현재 내 자녀의 '영어책 읽기' 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게 다각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답합니다. 이 책을 읽고 제일 인상적인 '부사'는 이렇습니다. '충분히', '바람직', '계속', '조금씩', '자연스럽게', '우연적으로'.
저자는 영어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 제일 먼저 '충분히 듣기'를 권합니다.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 활용되는지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그림책과 동영상(애니메이션)을 꼽습니다. 그림책을 통해서 깨닫게 된 단어의 다의성과 활용도가 단순 암기로 학습된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합니다. 그러자면 다독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영어교육의 목표가 시험이나 평가의 고득점보다 '실질적인 영어활용 능력키우기'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어 공부 초기 단계에 '듣기'에 충분한 노출과 입력(영어책 읽기)가 효과적이고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부모의 욕심에 영어 그림책 읽는 아이의 즐거움이 학습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합니다. 오직 아이가 스토리에 빠져서 즐기게 해 줄 것을 권합니다. 이야기 속의 다른 세계로 여행을 할 수 있게 하라고 합니다. 우연히 유추를 통해 익힌 문맥상의 다채로워진 단어들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구어 능력의 폭'을 넓힌다고 합니다. 혹시나 확인하고 싶어서, 'suggest'는 무슨 뜻이니? 하고 묻는다면, 아이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엄마,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무언가를 suggest 한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계획이나 아이디어를 내놓는 거예요. 그리고 어떤 때는 자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할 때 쓰는 것 같기도 하네요." (page. 370) 단어의 활용을 폭넓게 설명하는 이 아이의 답은 마치 롱맨사전의 설명 보다 더 풍부하게 느껴지네요. 그렇게 다독을 통해 다양한 색을 띤 단어를 누적하라고 합니다.
저는 단순 입력식으로 영어로 공부했습니다. 누적시간에 비해 형편없는 영어실력을 첫 여행지에서 영어권 친구들과 대화중에 느꼈습니다. 머릿속에서 공식이 먼저 떠올려지고 그에 맞춰 입으로 말하는 방식이 그들과 안 통했던 것은 아니지만, 답답했습니다. 또, 잠깐 미국에 사는 동안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고 상대방과 말하고 싶은 단순한 단어 'apple', 'banana' 마저도 미국인들과는 소통이 어려운 다른 소리를 내가 말하고 있음에 충격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언어의 본질은 소리라고 정의하는 것에 공감이 갔습니다. 그래서 더욱 '충분한 들음'과 '다독'의 필요성은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이제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영어 배움의 목적을 '영어 실용능력'에 두라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번 제 마음을 점검했습니다. 이제 중학교를 입학을 앞둔 녀석에게는 그림책으로 보석처럼 반짝이는 어휘력과 깊은 이해력을 갖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단순 암기를 대안으로 슬쩍 바꿔보려는 마음이 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이는 초 4학년 때부터 3년간 영어와 수학 공부시간을 기회비용 삼아 악기 공부를 했습니다. 이제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기회비용 삼았던 과목들을 메꾸려고 합니다. 문제는 '시간'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각 때문에 학습서를 뒤적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적절한 병행은 필요하겠지만, 영어 배움의 목적이 대입이 된다면 자주 흔들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부의 목적이 알아가는 즐거움과 실용능력에 있음을 오늘도 다짐합니다.
저자는 아이에게 가능한 많은 그림책을 보여 주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도 말합니다. 저는 운 좋게도 영어책을 어느 도서관만큼 많이 갖고 있는 북 카페를 찾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는 겨울방학부터 '영어 그림책'을 읽으러 다닙니다. 아이가 그랬어요. "난 많이 읽을 거야. 그러면 패턴을 알게 될 거고..." 사실, 저는 한 권이라도 무한 반복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던 차였어요. 잘 읽고 있는지 궁금했고, 솔직히 어떻게 점검해야 할지 모르겠었고요. 그러던 참에 저자가 그럽니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읽고자 하면 흥미가 있는 것이고, 아이의 선택과 생각을 존중하라고 그리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라고 합니다. 그림책 난이도에 대해서 '다섯 손가락 법칙'도 알려줍니다. 우선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 아무 곳이나 펼칩니다. 텍스트를 아이가 읽기 시작하고, 모르는 단어를 세면 됩니다. 손가락이 0~1 : Very Easy, 2~3: Just Rights, 4: Very Challenging, 5: Save for later.
그렇게 영어 북 카페에서 칭찬 넘치는 선생님의 애정을 듬뿍 받으며 아이가 두 달 안되게 읽은 책은 Critter, Dinofours, Clifford's, Curious George 시리즈로 110권이 됩니다. 잘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는데요. 책을 읽으며 귀를 충분히 열어주라는 말에 방향은 잘 잡았구나 싶습니다.
둘째에겐 어렸을 때, Mother Goose Songs, Hi-5(뉴질랜드) 영상을 유튜브를 활용해서 많이 보여줬습니다.(소리 노출은 꽤 많은 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동네 영어 북 카페에 책을 읽으러 다닌 지 벌써 반년이 되어갑니다. 운영하시는 주인장이 수많은 영어 그림책에 둘러싸여 앉아 그러시더라고요. 즐겨야 한다고요. 숙제 같은 거 절대 없다고요. 숙제가 없다는 말에 '저 혼자라도 숙제를 만들어서 해야 하나.. ' 싶어서 나름... 실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엔 기적이 일어난 듯했습니다. 카페 멘토가 엄마표 영어 저리 가라~ 책을 몸으로 읽어줬습니다. 칭찬과 격려의 홍수에 아이가.... 이틀도 안되어서 입을 열었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아이가 저하고는 영어로 따라 말하기도 안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때 체득한 바를 책에 저자가 제게 다시 반복하시더라고요. "그림책 이야기에 빠지게 하라"고요. 그림책의 정서와 멘토의 정서와 칭찬이 아이를 움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말이나 북까페 주인장 마인드는 '즐겁게 읽어 주는 것'이 포인트 같은데요. 저는 잘 안됩니다. 더 많이 노력해야 되겠지요.
아이는 당시에 Dick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한 번만 차분히 "새도우 리딩"만 해주면 신기하게도 혼자서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꼭 혼자 읽으려 했습니다. Dick의 한 페이지가 이렇습니다. Come, Dick. Come and see. Come, Come. Come and see. Come and see Spot. 둘째가 특별한 것이 아닌 것은 제가 본바 또래의 아이들에게 인풋 대비 아웃풋이 좋은 책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아이가 혹시나 해독만 하고 있는 것인지 해서, 영어만이 갖는 구조를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석도 병행했습니다. 아이와 같이 읽다 보니 제 머릿속에도 영어 문장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자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과 내 아이에게 적당한 수준의 책을 고르는 팁을 많이도 풀어 줍니다. 영어 그림책 읽기를 이제 막 시작하려 한다면 책 말미에 엄청난 두께로 싣고 있는 추천 리스트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단어 학습을 위해 라이트너 방법을 소개 주고 있습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박스를 4~5칸으로 나누고, 플래시 카드를 통해 아이가 익숙한 단어를 순차로 넣어주면 됩니다. 저도 갖고 있는 사이트 워드 플래시 카드로 아이와 라이트너 방법을 활용해 봤습니다. 저는 1~4칸으로 나눴고요. 실행 후 4칸에 있는 단어를 살펴봤습니다. 즐겨 읽었던 'Dick'을 통해 일견 어휘(Sight words)들이 누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책 커버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즐독 + 다독 +잘독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의 마음에 상처 주는 행동이나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과 그리고 영어 그림책의 즐김을 학습으로 변질되지 않게 노력하려고 애쓰려고 합니다.(저자가 당부한 부분입니다) 저도 제 아이들도 즐겁게 많은 영어 그림책으로 많은 세계를 탐독하며 언어의 즐거움을 배우고, 나아가 세상의 즐거움까지 배우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잘!! 독서해서 방향을 잃지 않고 배워 영어책 읽기의 힘이 바르게 키워지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만들어준 출판사와 저자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