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지구와 우주를 기록하다 NASA, 기록하다
빌 나이.Nirmala Nataraj 지음, 박성래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달 동안 애정을 갖고 읽었던 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책은 조금씩 나눠 읽으며 완독을 했지만

저의 코스모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요.

과학을 10년 넘도록 잊고 지내던 저는,

<코스모스> 이후에

과학, 특히 물리학과 천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

<NASA-지구와 우주를 기록하다>를 만나게 되었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난 우주도 아름다웠지만,

우주의 신비를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나서

다시 만난 우주, 그리고 지구는 훨씬 더 아름답고 경이로웠습니다.



지구와 우주의 모습을 담은 책들은 여태 많이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NASA가 직접 촬영한 백여 개 이상의 지구와 우주 사진들로 구성되었고, NASA가 인증한 책인만큼 수록된 사진들의 퀄리티가 매우 높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책을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사진을 보기만 해도 잠깐 우주에 다녀온 기분이 들 정도랄까요. 그만큼 사진들이 매우 선명했습니다. 마치 우주의 별 먼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책의 의지를 보는 것 같았어요.



특히 이 책의 구성이 재미있는 것은, 지구로부터 시작해서 태양계, 은하계에 이르기까지 지구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사진과 설명들이 정렬되어 있다는 사실이죠. 이러한 구성을 알고 나서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더욱 경이로움이 느껴졌습니다. 뒤로 가면 갈수록 한 편의 SF 영화, 혹은 소설 속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구의 모습. 익숙한 사진인데도 문득 계속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완전한 구에 우리가, 아니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다니 하면서 말이죠.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지구의 사진은 '푸른 구슬'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사진의 이름을 보자마자 정말 어린 시절에 신기한 색감에 한참을 쳐다 보았던 작은 푸른 구슬이 떠올랐어요. 이 '푸른 구슬'은 1972년에 지구 전체의 모습을 담은 최초의 사진이라고 해요. 이 사진에는 지중해부터 남극의 얼음까지도 선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우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때에는 이렇게 완벽한 지구의 사진을 보아도 별 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우주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 이런 사진을 보고 있으니 신비함에 여러번 놀라게 됩니다. 우주에 대한 관심은 최근 그 무엇보다도 저의 감수성을 높여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태양의 모습도 선명하게 담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사진보다도 태양은 어떻게 촬영을 하는지 궁금했어요. 태양은 맨 눈으로 보기도 어려운데 말이죠. 설명을 보아하니, 자외선 필터를 끼워서 촬영을 했다고 하네요.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호기심을 해소해주기도, 존재와 현상의 신비함을 배가시켜주기도 하는 듯 합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2010년 10월에 이틀 간 촬영한 태양의 대류층이라고 하네요.



무섭고 커다란 눈(사우론의 눈? ㅎㅎ)같기도 하고, 아름다운 석영의 단면 같기도 한 이 사진의 정체는 '헬릭스 성운의 혜성 먼지'라고 합니다. 헬릭스 성운은 별이 죽으면서 내뿜는 물질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죽는 그 순간도, 죽어서 사라지는 먼지조차도 신비스럽고 경이로운 우주입니다. 그리고 죽음은 죽음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죽은 별, 그리고 잔해는 새로운 별이 생성되는 기반이 되기도 하죠. 우주의 이러한 신비한 원리가 곧 지구에서도 이어지는 것이겠죠.



제가 정말 사랑하는 우주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죠. 화려하고 아름답고 다채로운, 신비스런 우주의 모습.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우주의 신비스러움도 함께 가중됩니다.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더 화려하고 다채로워지는 것 같아요. 지구도 아름답지만요. 이렇듯 아름다운 우주의 은하와 성운들을 보고 있노라면, 지구는 정말 작은 푸른 점에 불과하구나 하는 것이 다시금 느껴집니다. 우주 속에 작은 점, 지구. 그런 지구에 살고 있는 우주의 먼지와 같은 인간. 우주를 알면 알수록 삶의 덧없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떨 때는 그 어떤 힐링 도서나 자기계발서보다도 우주에 관한 책이 도움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우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권하고 싶은 책이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도 선물하면 좋을 것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가끔 우주의 색깔을 써서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구글링을 해서 색의 조합을 구성하거든요. 언젠가 이 책의 사진을 참고로 해서 그림을 그려볼까 싶기도 해요. 그만큼 선명하고 아름다운 우주의 사진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사진만 나와있는 것이 아니라, 이 사진이 무엇을 찍은 것인지 심지어 어떻게 찍을 수 있었는지 까지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장에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책, <NASA 지구와 우주를 기록하다> 였습니다.



NASA의 사진이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넓혀 주면서 우주에 속하는 우리 인류의 고향에 대한 이해도 급성장하였다. 우리의 시각적 상상은 더 이상 지구에 묶여 있지 않다. -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