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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투스 - 코르착이 들려주는 영화 같은 이야기
야누쉬 코르착 지음, 송순재.손성현 옮김 / 북극곰 / 2017년 4월
평점 :

북극곰 출판사에서 재미있는 신간이 출간되어 소개해드려요.
이 책의 주요 독자는
248페이지라는 책의 두께와 글밥 많은 책이라는 점때문에
초등3~4학년, 초등 5~6학년으로 분류되어 있어요.
최소 초등 3~4학년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초등 고학년 이상이 되어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책을 다 읽은 저는 바로 그 점때문에
매우 아쉽더라구요.
그 부분은 중간 중간 책을 통틀어 7~8 컷의 그림때문에 더욱 그랬구요.
무엇이 그리도 아쉬웠냐하면..
너무 재밌고 판타지스러운 이야기인데도
이 책을 초등 1학년인 아들램과 공유할 수 없다는 점..

특히나 그림이 있었기에
이 그림체 그대로 그림동화책으로 만들어졌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물론 이야기가 워낙 방대하고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테니
그림동화책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듯 싶지만
그만큼 재밌고 좋았던 책은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

야누쉬 코르착..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이 어렵다고 했어요.
서문을 읽으면서 흠.. 어려운 책인가보구나하고 생각은 했지만
읽기 전 차례 페이지를 보고 대략 훑어 보았을때는
왜 어려운 책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재밌기만 한데~~~라는 생각 뿐..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는???
ㅎㅎ

차례 페이지를 먼저 살펴 볼께요.
카이투스는 마법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마법사라는 점에서
매우 판타지스러운 환상적인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예측하며
더더욱 기대가 되었네요^^


카이투스는 마법사가 되고 싶어해요.
그래서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마법을 연습하지요.
수업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보는 그냥 놀라움과 재미를 주는 마법이 아닌
일상을 뒤흔들만큼 엄청난 장난을 치기 시작해요.
처음에는 그냥 마법사가 되고 싶은 아이의 모험담을 그린 줄 알았는데
이 그림 이후로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이 앞으로 전개되겠구나하는
긴장감, 불안감이 엄습했네요.

사실.. 카이투스의 장난에 이 책의 서두부분이 마음에 안들었어요.
이 책이 마음에 안 들었다기 보다는
카이투스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거지요.
학부모가 된 입장에서 더더군다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장난만 치고 친구들과 선생님을 곤란에 빠뜨리는
말썽꾸러기, 장난꾸러기 카이투스가
마음에 들 리가 없었던 거지요.


특히나 저 그림..
장난도 마법도 도가 있는 법인데
온세상을 뒤죽박죽으로 만들 셈인지

카이투스에게 왜 그러냐며 따지고 싶을 정도였어요.
답답..
혼쭐을 내 주고 싶은 심정이랄까요?
"호회요 호외! 은행가의 거물 암살 사건!"
"호회! 식당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
"비밀 간첩 체포! 신기한 자동차 출현!"
사람들은 아직 눈치 채지 못한 거 같지요?


카이투스는 구경갔던 서커스에서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되요.
빨간 가면을 쓰고 병이 들었다는 터키 선수대신
상대 흑인 선수를 넉다운 시킨 거지요.
그것도 꼬마가 말이에요.
사람들은 열광했고
카이투스에게는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 모험부터가
진짜 하이라이트라는 점~~~
^^

카이투스는 스타도 되었다가 납치도 되었다가
마법의 힘을 이용해 스리슬쩍 빠져 나와
집으로 가요.
집은 걱정하지 마세요.
카이투스가 마법사라는 것을 잊으신 건 아니지요?
카이투스는 자신과 똑같은 분신을 만들어 엄마, 아빠와 있어요.
학교생활도 하구요.
저는 그게 참 부럽더라구요.
지극히 안정을 추구하는 저는 이런 모험은 직접 보다는 간접으로 느끼고 싶은데
딱 하나 부러운 것!!!
분신을 만들어 집안일을 시키고 싶네요.
ㅋㅋ
혹.. 지금..
진짜 나는 어디선가 신나는 모험을 즐기고 있고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내가 진짜 나의 분신이라서
현실 속에서 동분서주하며
육아 전쟁, 현실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뭐.. 일 안하고 놀면서 보고 싶은 책 실컷 보고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 쓰면서
외계인 아들램 하나 키우는 것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으니..
ㅋㅋ


어떤 놀라운 힘에 의해 카이투스는 바람과 함께 사라져
지하감옥같은 곳에 갇혀요.
정말 대왕마법사가 있어서 카이투스를 시험하는 것일까요?

카이투스는 기차 안에서 만났던 조슈아를 구하고
둘은 강아지 신세가 되요.
강아지가 된 카이투스를 엄마와 아빠는 못 알아보고
학교 앞에서 여자 선생님을 기다리지요.
카이투스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는 선생님의 눈물에
카이투스는 다시 사람이 되고 강아지가 된 조슈아도 다시 구하고..
엄마, 아빠와 선생님께 편지를 남기고 다시 길을 떠나는데..

카이투스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한참을 생각하게 되네요.
기차 안에서 만났던 조슈아와 조슈아 엄마..
나는 아들램에게 조슈아의 엄마처럼
다 큰 어른과 의논하는 것처럼
아들램과 의논하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까?
갑자기 영화배우가 되어 일약 스타가 된 카이투스가
정해진 시간표대로 자유도 없이 돈만 많은 삶을 내팽개치고 나올 때
사실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별 것 아니었는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
그래도 고향 바르샤바가 생각나고
집으로 돌아 오고
그렇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인양
대왕마법사를 향한 또 다른 모험에 맞서는 카이투스가
멋져 보였다고 할까요?
어린 아이라고 해서 지나가는 어른인데
몇 살이냐 어디가냐 하고 묻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리고 예절바르게 대답하지 않으면
버릇 없다고 뭐라하기..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참견하고,
큰 소리치고,
쓸데 없이 참견한다?"
카이투스가 던지는 말 한 마디, 생각 한 줌에
이 책이 왜 의미가 있는지 왜 어려운 지
조금은 알 것 같았네요.
카이투스가 엄마, 아빠와 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다시 한 번 카이투스의 마음을 엿 볼 수 있었어요.
"사람이 항상 마음먹은 대로 살아가는 건 아니잖아요.
목표점까지 가는데 모두가 반듯한 길로 가는 건 아니잖아요.
...
항상 어른들 마음에 드는 아이가 될 수는 없어요.
저를 믿어주세요.
좋은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옮김이의 말을 읽어보며
이 책의 저자, 야누쉬 코르착의 일대기를 알게 되니
이 책이 그냥 쓰여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네요.
소아과 의사이자, 교육자, 작가인 코르착은
의지할 데 없는 거리의 아이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어린이에게 교육, 사회 및 의료 보호를 받아야 할 것,
착취, 학대, 전쟁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것,
어린이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그 자신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그들과 상의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1942년 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에 진주한 독일군에 의해
트레블링카 강제 수용소로 강제 이송당하는 행렬에 함께 해
어린이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 사람.
코르착은
아이들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여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랬던 것이에요.
이 글의 서두에 밝혔듯이
저 또한 그저 그런 평범한 어른이었기에
마법으로 말썽만 부리는 카이투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훈계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이 책을 끝까지 읽으니
아이의 마음을 너무 몰라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네요.
카이투스의 마법에는
세상을 주무르는 힘이 담겨 있지만
마음이 시키는 힘이 더 세고 의미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자유로운 카이투스의 마법의 모험을 경험하고
어른들은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하네요.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단순히 한 아이의 마법 모험, 판타지 동화가 아닌
좀 더 심오하고 철학적인 메세지가 담겨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요.
처음에는 카이투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궁시렁궁시렁거리면서 읽었고
본격적인 마법이 통하고 모험담이 시작될 때는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마지막 몇 챕터를 담겨 두고 읽기가 아까워서 조금씩 읽다가
며칠간 책 이야기와 메세지에 깊이 빠졌다가
생각을 정리하고 쓰고 있네요.

이 책의 마법사 카이투스의 모험담을
더 많은 연령층의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기에
이 그림을 그리신 '남강한' 작가님께
혹은 다른 어떤 작가님께
그림동화책으로 만들어 주셨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다 읽고 나면 카이투스가 부러워지는건..
ㅋㅋ
코르착이 들려 주는 영화 같은 이야기
마법사 카이투스의 판타지 모험~
'카이투스'
저는 이 책을 당연히 강추드려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