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보이고 싶은 날
강심옥 외 24명 지음, 김민희 외 20명 그림 / 북극곰 / 2017년 1월
평점 :

북극곰 출판사에서 발견한 시 그림책이에요.
그림동화책은 많이 접했는데
시는..
게다가 북극곰 문학선은 더 처음..^^;
제가 워낙 그림동화책을 좋아하니
그동안 편식했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ㅎ
화사하고 예쁜 꽃들 사이로 제목이 담겨있는 이 시 그림책!
곡성교육지원청 순회사서이자 길작은도서관 관장인 김선자 선생님과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인 채명옥 선생님의 지휘로 만들어진 책이에요.
순회사서..
'저희 동네도 와주셔서 아이들에게 시를 알게 하셨음 좋겠다'
이것이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드는 생각이었어요^^
읽어보니 학생들 중에는 독서 토론 수업인줄 알고 참여했다가
한번 등록하면 끝까지 해야한다고 해서 하게된 아이도 있더라구요.ㅎㅎ
저 같아도 다독다독이라는 동아리 이름을 보고 그랬을 거 같기도 하네요^^
시작은 오해였을지언정 이렇게 시집까지 출간되다니
너무 영광일 것 같아요.

게다가 곡성 할머니들의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다음으로 나온 책이라니
이 책도 궁금해지네요.
그렇담.. 다음 편은 아줌마들이???
ㅋㅋ
갑자기 저도 시 쓰는 문학소녀 한 번 되보고 싶네요.ㅎㅎ

북극곰 문학선이에요.
이렇게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는데
전 여태 그림동화책에만 빠져 있었네요^^;
저부터 장르를 편식하지 않아야겠어요.ㅋ


시를 지은 아이들과 함께 시 제목이 나온 차례 페이지에요.
목차는 책 정보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꽃이 한 송이 한 송이 놓여 있는 모습이
아이들의 순수함과 진심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보여드려봐요^^;
제목도 다양하고 아이들의 학년과 생김새도 다 다른 이 시들..
그 중 몇 가지만 보여드리려해요~

아들램이 제가 읽어 주는 시를 듣더니
자기는 학원 안 간다고 하던 시에요.ㅋㅋ
4학년..
초등 고학년이 되면
예체능 위주의 학원에서 국영수 위주의 학원으로 옮기게 되겠지요.
예전같으면 방학은
시골 외할머니댁이나 친척집에 놀러 가고 즐겁고 엄청 빨리 지나가는 때이지만
지금은 숙제도 하고 학원에도 가야 하지요.
자신의 마음을 짧지만 진심을 담아 표현한 시라
기억에 남더라구요^^
또한 그 옆에 '사탕'도 마술 부렸다는 표현이
재미있더라구요^^


이번에는 6학년 친구의 시에요.
아빠의 장난이 참 재미있는 시였지요.
동굴같은 이불 안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시로 표현한 것이
아주 독창적이고 웃겨서
아들램과 큭큭대며 웃었네요.ㅎㅎ
그 옆에 '욕하고 싶은 날'은
동생의 이야기에요.
시집에 동생과의 관계에서 나온 시들이 몇 편 있는데
역시 동생은 괜히 마음에 들지 않아요.ㅋㅋㅋ

매우 기발한 시도 있었어요.
개미가 지나간 자국..
어디 가는지 재미있어보여서 같이 따라가지요.
그래서 한 마리 늘었어요.ㅋㅋㅋ
옆에 '어떤 전화'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시로 표현한 글이에요.
좀 아까 저희도 저녁으로 짜장 라면을 먹었는데
저도 전화 좀 해볼까요?ㅎㅎㅎ

아들램은 곧 초등학교에 입학해요.
그래서 그런지 이 시가 딱 눈에 들어 오더라구요.
입학식..
노랑노랑하던 유치원생이
푸르른 꿈을 가지는 초등학생이 된다는 표현..
너무 멋지지 않나요?
제목도 멋지구요.
참 마음에 드는 시에요^^
시 중간 중간에는 아이들이 그린 친구 얼굴이 그려져 있어요.
시집이지만 제가 처음에 시 그림책이라고 한 것은
바로 이 친구 얼굴을 그린 부분도 포함하고 싶어서에요.
친구 얼굴을 그리려면 바로 옆에서 보고 그려도 되지만
항상 함께했기에 그 친구의 얼굴을 그려낼 수 있는 거겠지요?
이 시와 그림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아이들도 아이들 나름대로의 삶을 풀어내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을 손에 들고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어요.
그리고 잠자리에서 아들램에게 또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주었어요.
형아 누나들이 쓴 글이라고 하니
자기도 호기심이 생기는지 열심히 듣더라구요.
물론 중간 중간 꽃(욕)이 들어간 부분은
대략적으로 읽어 주며 내용파악과 느낌을 전달해주려 했구요.
어려운 낱말이나 이해가 안되는 것 같은 부분도 있었긴 하지만
시가 어느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즐기고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네요^^
진심을 담아
자신의 삶을 담아
진정으로 써 내려 갔기에
아이들 모두의 시와 그림은 서툴어도 훌륭했어요.
재밌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고
때론 꽃이 엄청 들어가기만 한 시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을 담아 썼기에
충분히 칭찬할 만 해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들램도 한 번 해봅니다.
ㅋㅋ
동전
나는 동전 좋아요.
역시 동전은 최고야.
자동차
부릉부릉 자동차가 찻길을 달려간다.
산길도 지나간다.
역시 자동차는 최고야.
.
.
.
밑도 끝도 없이 동전과 자동차가 최고라고 끝난.. 아들램의 시..
그래도 썼기는 했으니 칭찬해주었네요.ㅋㅋ
이 하나 두 개의 시가 도전했다는 그 첫 걸음이 되었으니요.^^;
그 옆은 자신의 모습을 그린 거에요.
티셔츠에 영어가 쓰여 있어서 내려다보며 그리느라
영어가 뒤집힌 것도 있어서 다시 고치기도 하고
최대한 실감나게? 그리려 한 것 같아요.ㅎㅎ
화난 것처럼 그리긴 했지만
메롱~하고 있는 거에요.ㅋㅋ

뭐 결과가 신통치 않더라도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나도 해봤다'가 의미있지요.
그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
글에 마음을 담고 진심을 담고 자신의 생활을 담아
멋진 표현도 기가 막힌 표현도 나올 거에요^^
설령 투박하면 좀 어때요.
우리 모두가 시인이고 예술가인 것을요.ㅋㅋ
왠지 이 책을 읽으니
곡성 할머니들의 시집도 읽고 싶어지고
곡성에 가보고 싶어져요.
집에서 전라도는 아주 멀어요.
곡성에 섬진강 기차마을도 있다는데..
올 여름 휴가엔 곡성에 가 볼까봐요^^
열혈맘 전 아마 곡성이 가까운 동네였음 벌써 갔을듯싶네요.ㅎㅎ
다음 북극곰 문학선이 기대되네요.
책이 나오려면 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어야하는데
혹 이번에 제 생각대로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하면..ㅋㅋㅋ

저요!!!하고 손들래요.ㅎㅎ
항상 그림동화책만 보던 저희 모자에게 특별했던 시 그림책!
그 시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헤아릴 수 있었던
재미있고 특별한 시간이었네요^^
이 책 한 번 읽어보시고
시 한 편 써보시면 어떨까요?
우리는 모두 시인이고 예술가이니까요.ㅎㅎ
저는 이 책을 강추드려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