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0
다니엘 살미에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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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출판사에서 신간 그림책이 출간되어 소개해드려요.





산책





'산책'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시나요?


혹은 어떤 장소가 떠오르시나요?


어떤 계절이 좋을까요?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저는 겨울은 겨울잠 자는 곰처럼 집에 주로..ㅋ


그런데 이 겨울 '산책'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다니


어떤 메세지를 주고 싶어서 어떤 풍경을 보여 주고 싶어서


세상에 나온 것일까요?



사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산책에는 정해진 더 좋은 계절은 없지만


봄과 가을이 떠오르는 건 제 개인 취향인가 봅니다.ㅎ


여름에는 더워서 겨울에는 추워서^^;





그런데 산책을 다른 동물 둘이서라니..


딱 봐도 책표지 그림엔 서로 다른 동물이 보이는데말이에요.



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는 걸까요?







어느 고요한 겨울 깊은 밤


곰이 산책을 나왔어요.


늑대도 산책을 나왔어요.



생김새가 딱 봐도 다른 두 동물이에요.


이들은 이 겨울 밤에 무슨 일로 산책을 나왔을까요?











"길을 잃었니?"


"아니, 넌?"


"난 찬 바람을 쐬러 나왔어. 눈 내리는 고요한 숲을 좋아하거든. 너는?"


"난 눈을 밟으러 나왔어. 눈 밟을 때 나는 소리를 좋아하거든. 뽀드득뽀드득."


"그럼 우리 함께 걸을까?"


"그래, 좋아!"




아~ 이런 연유로 겨울 깊은 밤에 산책을 나왔군요.


사람도 각각의 취향이 다르듯이


이 둘의 다른 동물도 각자의 좋아하는 것을 찾아 산책을 나왔던 거에요.


보통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듯이


우리는 비슷비슷한 사람, 취향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지요.


나와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닌데 어딘지 불편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 둘은 비슷한 구석이라곤 없는데


딱 하나 산책을 좋아하네요.


물론 산책에서 느끼는 바와 생각, 취향은 다를지언정









곰과 늑대는 함께 산책을 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보았어요.


넓고 푸른 호수가 지금은 넓은 얼음 들판이 되었어요.


곰과 늑대는 호수 가운데까지 걸어갔지요.


얼음 밑 물고기들도 반쯤 잠들어 있을만큼 깊은 겨울 밤..


이 둘은 함께 보고 느끼고 있었어요.



둘이기에 혼자 하는 산책보다

더 의미있고 쓸쓸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난 이제 가야 해. 동굴로 돌아가서 겨울잠을 자야 하거든."


"나도 돌아가야 해. 순록 냄새를 따라가는 중이었거든. 긴긴 밤을 달려야 할 거야."


"함께 걸어서 정말 좋았어."


"나도 너랑 같이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곰과 늑대는 산책을 마치고 각자의 길로 떠났네요.


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이들에게 산책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산책


(散策) [산ː책]


[명사]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

 


산책의 사전적 의미는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고 하는데


곰과 늑대는 산책을 충분히 제대로 즐긴 것 같아요.



언제 천천히 여유를 갖고 산책했나 떠올리니


아들램이 아기때 유모차에 태워 동네를 산책했던 일말고 딱히 떠오르지가 않더라구요.


점점 더 바쁘게 빨리 무언가를 하려다보니


코 앞에 동네 상점을 가건 은행 등의 볼 일을 보러 가도


시간이 돈인지라(딱히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것도 아닌데)


일 처리를 후딱하려 급히 움직이고 자가용을 이용했던 것들도 생각이 나더라구요.




또한 이들은 서로가 생김새도 사는 모습도 취향도 다르지만


이 깊은 겨울 밤에 산책하고 싶다는 공통점으로 함께 길을 걷지요.



나랑은 생각이 다르다고 취향이 다르다고


함께 하지 못했던 혹은 멀리했던 사람 혹은 일들..




책을 통해 자연 속 겨울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 되지만


그들을 보며 나를 들여다보고 깨닫기에 충분했던 그림책이 아니었나싶네요.




아들램은 이런 잔잔함과 서정적인 그림책 취향이 아니라


다 읽고나서의 느낀 점이 저와는 다르지만


누구와 산책하고 싶어? 어디를 산책하고 싶어?라는 제 물음에


"나는 산책 말고 게임이나 하고 싶어."


라고 답하니


자연 속 변화무쌍함과 아름다움, 위대함을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나싶어


미안하기도 하더라구요.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변화무쌍한 화면 탓이 아닐까싶어말이지요.




뭐 아직 산책의 의미를 깨닫기에는 어려서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와 어디를 함께 동행하며 산책한다는 것은


어른이 되어 갈수록 어려운 일임을 아직 깨닫지 못해서일 수도요.



아이들은 신학기 새학기에 서로 낯선 친구들과 서스름없이 어울릴 수 있겠지만


아이 학부모 모임을 하면 처음엔 왠지 분위기가 쎄하고 서먹서먹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 아닐까요?






한껏 깊어진 겨울 밤의 정취를 그림책으로 느껴보면서


곰과 늑대가 만났을 때는


가부와 메이 이야기인 '폭풍우 치는 밤에'가 떠올라 괜시리 긴장했고


함께 산책할 때는 함께 즐거웠으며


다시 만났을 때는 함께 행복했네요.







사색적이고 서정적인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따뜻한 그림책!



우정을 나누며 함께 하는 것은 아이 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한 차분하지만 매력적인 그림책!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며 함께 보기 딱인 그림책!



깊어가는 겨울 밤에 보기 좋은 그림책!







저는 이 책을 당연히 강추드려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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