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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남성해방 대작전1-9
시공사
평점 :
판매완료


전권 시공사판이라고 버젓이 적어놓고 1~4권 서울문화사판을 보내는 건 뭡니까? 아무리 구하기가 어려워도 시중에 시공사판이 버젓이 존재하는데요... 시공사판이라는 기재만 아니었어도 안 샀을텐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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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로브스키 실버 목걸이 특가 기획전
VENUSIA
평점 :
절판


선물로 산 건데

포장 열어보고

너무너무 예뻐서

내가 가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꾹꾹 눌러 참아야 했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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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비티 애디션 스페셜 커버 밤(BB크림/블레미쉬 밤) - 50ml
코스트리
평점 :
단종


가히 열풍이라 할만한 비비크림 유행에 동참. 소르비티 비비크림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어요.ㅋ

한참 쏟아져나오고 있는 다른 저가의 비비크림들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 그래도 화장품 잘못 썼다가 피부 뒤집어지느니 어느 정도 가격이 있는 물건을 쓰는 편이 안심이 될 것 같아서... 게다가 5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주니까 크게 밑지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

결과는 상당히 만족이예요.

처음 발랐을 때엔 색깔이 생각보다 진하고 어두워서 약간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바르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자연스러운 발색이 된달까... 얼굴이 허옇게 뜨거나 창백해지지 않으면서 혈색있고 생기있는 피부표현이 가능한 것 같더라구요. 나중엔 오히려 하얗고 뽀샤시한 화장이 어색하게 느껴질만큼.

촉촉한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여드름이 나면서도 건성이라 각질이 일고 당기는 피부(일명 복합성;;)인데, 착 감기듯이 촉촉하고 매끄럽게 발리면서 뜨지 않으니까 화장한 뒤끝이 상쾌하더이다.

무엇보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식약청에 기능성 화장품 인증 신청은 안 했지만 차단지수 SPF20 정도로 생활자외선 정도는 차단한다고 하더군요. 겨울에는 썬크림 따로 안 바르고 이 제품만 발라도 될 것 같아요.

사실 전 소르비티 썬블록 쪽이 더 마음에 들긴 하는데, 비비크림은 재생 효과도 있다고 하고... 원래 비비크림 개념이 피부과 시술 후에 저자극으로 피부 결점을 커버하면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니만큼 이걸 바르면 그래도 피부에 좋겠지 하는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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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

클래식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는 친숙한 이름이다. 이 두 '천재 음악가'에 대한 칼럼을 아침 신문에서 읽었다. 한국일보에 연재되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특히 초점이 맞춰진 것은 두 사람이 남긴 현악사중주 수작들. 내가 곡의 번호까지 기억할 리는 없지만, 필시 우리 귀에 익은 연주곡들일 터이다. 이들의 선배 음악가인 하이든은 83개의 현악사중주를 남겼다고 하는데, 양적으론 거기에 미치지 못해도, 이 두 후배 또한 상당 수의, 그리고 상당한 수준의 현악사중주를 작곡했다 한다.

 

  

 

 

우리의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경우 전체 23개의 현악사중주를 남기고 있는며, 그 중 '불협화음 사중주' 를 포함하여 그가 하이든에게 헌정한 여섯 곡, 즉 '하이든 현악사중주'가 유명한 듯(<사냥>이란 곡이 특히 유명하다고). 이후의 작품 가운데는 연주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음표들이 가득차 있다고 하는데, 특히 마지막 21번과 23번이 압권이라고. 필자가 소개하는 영화 <아마데우스>(1984)의 일화: (황제 왈) "음... 뭐랄까, 다 좋은데 음표가 너무 많아." (모차르트)"전 필요한 만큼만 썼는데요. 그렇다면 정확히 어디가 많았나요?" 이에 황제는 더듬거려지만, 실제로 연주해보면 황제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영화 <아마데우스>의 사운드트랙이 내가 산 몇 안되는 모차르트 음반 같다. 그 영향이겠지만,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모차르트의 음악은 레퀴엠이다.

참고로,  모차르트의 천재에 대한 살리에리의 질투라는 테마를 극화한 작품으로 푸슈킨의 소비극 중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있다(<아마데우스>의 시나리오 작가는 참조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우리말로는 푸슈킨 전집 중 희곡 파트에 들어 있는데, 가령 <보리스 고두노프>(열린책들, 1999/2001) 같은 책을 참조할 수 있다. 이 짤막한 작품은 러시아에서 TV용 영화로도 만들어져 있으며 나는 그 비디오CD를 소장하고 있다. <아마데우스>와 마찬가지로, 살리에리의 아주 긴 독백으로 시작한다.  

 

 

 

 

모차르트의 또 다른 영화음악으로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에서의 클라리넷 연주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데우스>는 고등학교 때 단체관람을 했던 듯하고, 아이작(이자크) 디네센 원작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요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학력고사를 보고 난 고3 시절에 종로에 있던 명보아트홀에서 본 기억이 생생하다(디네센의 책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바베트의 만찬>에 국내에 소개돼 있다). 강수연 주연의 <씨받이>가 예고편이었다.   

모차르트와의 기억할 만한 또 다른 만남은 1990년 여름에 TV에서 본 프랑스 뒤세네 남매(Isabelle & Paul Duchesnay)의 아이스댄싱이었다. 그들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한 대목에 맞추어 춤을 추었는데, 비록 러시아 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이들의 춤은 내가 이제껏 기억하는 최고의 아이스댄싱이었다(춤추는 걸 보며 눈물을 흘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단편적 이미지가 운동으로서의 춤을 전달할 수는 없겠지만, 아쉬운 대로 옮겨본다. 여하튼 그런 게 내가 기억하는 모차르트이다. 아니 '모차르트 이펙트'라는 게 더 있긴 하다. 딸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태교에 좋다고 해서 구입한 건지 어떤 건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하여간에 <모차르트 이펙트>(황금가지, 1999)도 나의 장서 중의 한권이다. 그렇다고 물론 모차르트가 집안에 넘쳐흘렀던 건 전혀 아니고 책은 어디 박스에나 들어가 있는 듯하다.

 

 

 

 

모차르트 관련서로 내가 한번 읽고 싶은 책은 최근에 나온 <모차르트와 함께 한 내 인생>(문학세계사, 2005)이다. 작곡가 모차르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에세이인데, 저자인 프랑스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가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 모차르트의 음악 중 16곡을 직접 선곡하고 각각의 곡에 대한 추억을 들려준다"고. 본문에 소개된 16곡을 한 장의 CD에 담아 부록으로 실었다고 하니까 초심자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듯하다. 그리고 역시나 프랑스의 작가이나 비평가 필립 솔레르스의 <모차르트 평전>(효형출판, 2002). 책은 필립 솔레르스의 '진정한 모차르트를 찾아 떠난 여행'의 기록이라는데, "모차르트의 흔적을 찾아 곳곳을 순례하고 그가 남긴 편지들의 어구를 되새기며 끝없이 그의 음악들을 철학적, 시적으로 해석한다." 전방위 지식인인 저자는 그 유명한 쥴리아 크리스테바의 남편이기도 하다.

다시 칼럼으로 돌아가서 이어지는 대목을 읽어본다:  "현악사중주 역사에 뚜렷한 획을 그은 모차르트는 다음 세대를 이어갈 무뚝뚝한 꼬마에게 확실한 바톤을 넘겨주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베토벤이 그 위대한 곡들을 남길 수 있었으랴. 그 후에도 많은 작곡가들이 돈벌이도 별로 안 되는 사중주를 쓰며 자신의 숭고한 작품집을 완성시켜나갔다. 하지만 딱히 이렇다 할 천재는 20세기에 들어서야 그 빛을 드러내었다. 바로 쇼스타코비치다."

 



 

쇼스타코비치(1906-1975)란 이름이 제일 먼저 떠올려주는 이는 몇 해 전 세상을 버린 한 친구이다. 클래식 애호가였던 그가 가장 좋아했던 러시아 작곡가가 쇼스타코비치였고, 덕분에 나는 그의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에 대해서 귀동냥을 할 수 있었다. 기억에 그는 LP음반으로도 쇼스타코비치 컬렌션을 가지고 있었고, 몇 번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혁명'이란 제목이 붙은 교향곡을 그의 방에서 틀어주기도 했었다.

그 쇼스타코비치는 교향곡을 15개나 쓴 작곡가이지만, 현악사중주도 딱 15개를 남기고 있다(한 연구자에 따르면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며 이 두 양식에 대한 쇼스타코비치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그는 "모차르트를 의식한 듯한 간결한 1번을 쓰자마자 2, 3번부터 교향곡에 버금갈 정도의 웅장한 현악사중주들을 써내려갔다. 그의 초기 현악사중주들은 초기작인지 후기작인지 헷갈릴 정도로 기가 막힌 스타일들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11번부터 14번까지는 그의 작품들을 초연했던 ‘베토벤 사중주단’ 멤버에게 하나하나 헌정했다. 11번은 제2바이올린에게, 12번은 제1바이올린, 13번과 14번은 각각 비올라와 첼로 주자에게. 이토록 현악사중주에 애착을 가진 이가 또 있을까. 다 듣기엔 너무 많으니 한 곡만 추천해 달라고? 역시 제목 없는 2번의 마지막 악장을 들어보라.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이 저리 가랄 정도로 멋지다." 그 멋진 음악을 나도 한번 구해서 들어봐야겠다.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두번째 기억은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의 주제가와 관련된다. 오래전 영풍문고 종로점에 들렀을 때 주제가로 쓰인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2번 중 왈츠가 반복해서 들려왔는데, 아마도 음악 담당자가 당시에 좋아했던 곡인 모양이었다(서점에 머물던 시간 내내 반복해서 들려왔다). 당시엔 누구의 음악인지도 몰랐지만, 왠지 러시아 음악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고, 나중에 돌이켜보니 그게 쇼스타코비치였다. 나는 영화의 비디오CD와 사운드트랙을 모두 갖고 있기에 수시로 들을 수 있는데,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곡이 아닌가 싶다. 

 

 

 

 

쇼스타코비치 관련서로 나온 건 두 권인데, 그 중 솔로몬 볼코프의 <증언>(이론과실천사, 2001)은 이 작곡가에 대한 많은 자료와 증언을 제시해준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니 대부분은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 볼코프는 러시아의 망명 음악가이지만 프리랜서 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시인 브로드스키와의 대담집도 갖고 있다), 그의 '증언'에는 각색된 픽션도 가미돼 있어서 러시아  음악학자들이 아주 싫어한다고(볼코프는 페테르부르크 문화사에 대한 책, 차이코프스키에 대한 책 등도 갖고 있으며 러시아어로 다 소개돼 있다).

그럼에도 <증언>은 우리말로 접해볼 수 있는 가장 상세한 문헌이므로 그런 점을 얼마간 감안하고 읽으면 되겠다. 쇼스타코비치는 1928년 약관 22세에 당대 최고시인 마야코프스키의 풍자 드라마 <빈대>의 음악을 맡기도 했었는데, 두 걸출한 예술가가 조우하는 장면도 <증언>에는 기록돼 있기 때문에 전공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책이긴 하다. 내년에 좀더 정평있는 전기가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그런 기대를 가질 만한 것이 "내년 2006년은 이 두 천재 작곡가의 해다. 모차르트는 탄생 250주년이며, 쇼스타코비치는 탄생100주년이다." 이것이 사실 내가 굳이 이런 내용의 페이퍼를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 2006년이 이제 한달 남았다!..

05.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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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최근에 나온 책들(63)

설 연휴 이전에 묵은 해의 일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니 그냥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해 학교에 나왔지만, 새로운 일거리들만을 더 확인하게 된다(이런 경우를 일컬어 혹 떼러왔다가 혹 붙이고 간다고 한다). 보관함에 들어 있는 책들이 중구난방이어서 무슨 '이야기'가 짜여질까 싶지만, 대략 권수도 채워진 듯해서 일단 비워내기로 한다.

가장 먼저 꼽을 책은 재작년 가을 우리의 곁을 '유령'처럼 떠나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1930-2004)의 <목소리와 현상>(인간사랑, 2006)(왼쪽부터 차례대로, 한국어본, 불어본, 영어본, 그리고 러시아어본이다).

 

출판사에서 국역본을 예고한 지는 10년도 더 된 듯한데, 그간에 역자가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드디에 이번에 출간된 것(많지 않은 분량에 비한다면 이 '우여곡절'은 미스터리하다). 다행히도 해제와 역주 등을 보건대, 적임자의 번역인 듯하여 반갑다. 작년엔 나온 <정신에 대하여>에 이어서 제대로 된 데리다 번역서들이 출간되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후설 현상학에서 기호 문제에 대한 입문'이란 부제를 갖고 있는 <목소리와 현상>은 1967년, 그러니까 팔팔한 37세의 나이에 데리다가 <그라마톨로지에 대하여>, <글쓰기와 차이>와 함께 한꺼번에 쏟아낸 책으로 '현상학도' 데리다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이다. 흔히 후설 현상학의 음성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책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데리다의 이후 저작에서 후설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후설 연구자들로부터는 환영보다는 냉대와 반박의 대상이 되었던 책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국내 문헌으론 이남인 교수의 논문 '데리다의 후설 비판'이 있다. 참고로, 이 '비판'은 후설과 하이데거를 다룬 이남인 교수의 연구서 <현상학과 해석학>에는 들어 있지 않다. '비판'에서 인용된 문구인데, 후설주의자들은 데리다를 '가장 골수에 사무친 현상학의 적대자'라고까지 부른다.

한데, 국내에도 많은 '열렬한' 후설학도들이 왜 후설의 <논리연구> 같은 주저의 번역에는 게으름을 부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나마 <이념들1>이나 <유럽학문의 위기>, <데카르트적 성찰> 같은 다른 주저들이 번역돼 있는 게 용하다고 해야 할까(하지만, 전공자들이 이들 번역서들을 인용하는 경우를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일반인들이 읽기엔 너무 어렵고, 전공자들은 '번역서'라고 해서 신뢰하지 않는다면 이런 '번역'의 의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무튼 데리다의 '전문서'를 읽기 위해서는 현상학에 대한 배경지식도 필요하다. 입문서로서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쉬운 책은 한전숙 교수의 <현상학>(민음사, 1996)인데, 이미 서점들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인 듯하다. 코켈만스의 <후설의 현상학>(청계, 2000)이 분량으로는 믿음을 주지만, 나로선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할 수 없다. 영어권 연구서 가운데는 라울러(Leonard Lawlor)가 쓴 <데리다와 후설: 현상학의 기본 문제(Derrida and Husserl : the basic problem of phenomenology)>(인디애나대학출판부, 2002)가 적당한 분량의 요긴한 참고문헌이다. 모셔두기만 했던 책인데, 이 참에 읽어봐야겠다.  

두번째 책은 1963년, 그러니까 <목소리와 현상>보다 4년 먼저 나온 실비아 플라스의 자전적 소설 <벨자>(문예출판사, 2006). 원제는 'The Bell Jar'. 기네스 펠트로우가 주연한 크리스틴 제프스 감독의 영화 <실비아>(2003) 덕분에 다시금 대중적 눈길을 끌기도 했던 실비아 플라스(1932-1963)는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시인이자 1963년 2월 11일 31살의 젊은 나이에 가스오븐에 머리를 처박고 자살함으로써 짧은 생애를 마친 비극적인 아내이고 두 아이의 엄마였다(가운데 흑백 사진이 실제의 실비아이고, 그 오른쪽은 펠트로우가 분한 실비아). 1956년에 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즈와 결혼함으로써 가장 유명한 시인 커플이 됐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은 아니었고 아들 니콜라스가 태어난 해인 1962년 10월부터 남편과 별거에 들어간 후 창작에 몰입하기도 했지만, 끝내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했다(그녀가 여덟 살때 아버지 오토 플라스가 자살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돼 있다). 


 

 

 

 

<벨자>는 이미 1981년에 고려원에서 출간된 적이 있다(사두진 않았지만, 서점에서 자주 보던 책이다). 소개에 따르면,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젊은 여성이 몰락하는 과정을 시적인 문체로 서술했다. 작가 자신의 자살 시도와 정신치료 경험을 토대로 씌어진 작품인 만큼, 작가와 주인공 에스더 그린우드의 삶에는 유사한 점이 많다"고. 그런 자전적인 흔적들을 엿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두툼한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문예출판사, 2004)이다(한달쯤 전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 놀랐었다! 역자와 출판사에 경의를 표한다). 한데, 시인의 소설이 나오는 마당에 정작 시인의 시집은 읽어볼 수 없다는 건 아이러니이다.

실비아의 첫 시집은 1960년에 출간된 <거상(The Colossus)>인데, 국역본은 <거상>(청하, 1990)이 나와 있었지만 절판됐다. 남편 테드 휴즈의 시집 <물방울에게 길을 묻다>(청하, 1986)는 같은 출판사의 '세계문제시인선집'의 첫권이었다. 이들 부부의 책으로 국내에 많이 나와 있는 건 시집이 아닌 동화책들이다(부부간의 불화는 극복할 수 없었지만, 아이들만은 사랑했던 듯하다).

그리고 내가 고른 실비아 플라스의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밝고 건강하다는 의미에서!). '해변의 실비아'?!

 

 

 

 

실비아 플라스의 짧은 생애는 한 개인의 삶이면서 동시에 시대적/사회적 한계 안에 놓여 있는 여성 일반의 삶으로 확대 해석되기도 한다. 이른바 페미니즘적 해석인데, 이미 여러 차례 번역본이 나온바 있지만 이번에 새로 나온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민음사, 2006)과 존 스튜어츠 밀의 <여성의 종속>(책세상, 2006)은 일독을 요하는 고전들이다. 전자에는 울프이 에세이 두 편이 묶였는데, 표제작인 '자기만의 방'과 그 후속편이라는 '3기니'가 그것이다. 잘 알려진 내용을 잠시 옮겨오면, "버지니아 울프는 묻는다. 왜 언제나 남성들만이 권력과 부와 명성을 가지는가. 여성은 아이들 말고는 가진 것이 없는데. 그리고 주장한다. 만약 여성이 자유의 문을 열 수 있는 두 가지 열쇠만 찾을 수 있다면 미래에는 여성 셰익스피어가 나올 수 있으리라. 그 두 개의 열쇠는 바로 고정적인 소득자기만의 방이다." 요즘은 ABC 같은 주장이지만, 하여간에 이 두 가지 조건은 여성의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이다(문득 아빠가 '고정적인 소득'이 없어서 '자기만의 방'을 아직 못 갖고 있는 딸아이가 생각난다. 아이의 꿈이 '셰익스피어'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역시나 자살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1882-1941)의 삶에 대해서는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디 아워스(The Hours)>(2002)를 참조. 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줄리앤 무어 등 쟁쟁한 주연 여배우들이 단연 눈길을 끄는 영화(그런데 '디 아워스'가 뭔가? '더 차일드'와 마찬가지로 '의식박약'의 제목들이다. '세월'과 '아이'로 옮기면 덧나는가, 거덜나는가? 나처럼 성격이 무사태평인 쪽도 가끔은 짜증이 난다). 아래 스틸은 버지니아 울프 역을 연기한 니콜 키드먼.

그리고 <여성의 종속>.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혁신적인 주장을 담은 이 책은 20세기에 본격화된 여성해방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고전이면서, 자유, 효용, 인간 본성, 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고 있어 밀 사상의 종합판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밀은 양성 평등이나 여성 해방을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데,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절대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자유론>의 기조와 연관돼 있다. 또한 그는 여성을 억압에서 해방하는 것이 여성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해 사회적 합의를 구함으로써 여성해방의 당위성을 확립했다." 역시나 원론적인 ABC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울프나 밀이 이 '원론'의 정착에 지대한 공헌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고전이란 때로 표 안나는 책들이기도 하다(이미 '자연화'돼 있기에).

세번째 책은 1942년생으로 1966년에 문단에 등단한 독일 작가 페터 한트케의 기행문집 <세잔의 산을 찾아서>(아트북스, 2006)이다. 작년에 나온 신간 소설 <돈후안>에 이어서 소개되는 한트케의 책인데, 원저는 'Die Lehre Der Sainte-Victoire'(1980)이고, 부제는 '불멸의 산 생트빅투아르 기행'이다. 그림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미술 교과서에서 세잔이 즐겨 그린 '생트 빅투아르'산 그림을 본 기억마저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마지막 이미지는 세잔의 자화상). 아래 같은 그림 말이다.

 

소개에 따르면, 이번 책은 "현대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페터 한트케가 세잔의 그림 속 풍경인 '생트빅투아르 산'을 찾아 나선 여정을 담은 책이다. 진정한 예술가의 모범이자 유일한 스승으로 여겼던 화가 폴 세잔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며,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되살렸다. 위대한 스승이 걸어간 예술의 길에서 자신이 추구해야 할 문학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도 함께 소개된다. 세잔은 메를로 퐁티, 릴케를 비롯해 20세기의 수많은 사상가와 시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화가이다. 파리에서 창작활동을 시작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작업에 전념했다. 고향 프로방스의 풍경을 끊임없이 화폭에 담아가던 세잔이 말년에 집중적으로 그린 그림이 바로 '생트빅투아르 산'으로, 이 산을 소재로 한 그림이 수십 점에 이른다."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도 자신의 마지막 영화 <구름 저편에>(1995)에서 마스트로얀니와 잔느 모로가 등장하는 한 에피소드에서 세잔에 대한 오마주를 표하기도 했다. <세잔의 산을 찾아서>는 한트케의 오마주인 셈. "페터 한트케는 1978년 봄 파리에서 열린 세잔 특별전에서 접한 '팔짱을 낀 남자'에 큰 감명을 받고, 그의 예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다양하게 변주된 '생트빅투아르 산' 연작을 본 뒤에는 직접 그 산을 찾기로 결심한다. 세잔이 자연 풍경을 고유의 시각으로 절묘하게 그려나간 것처럼, 페터 한트케는 자신의 시선에 와 닿은 심상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일상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섬세한 시적 묘사로 압축되는 한트케의 글답게, 세잔의 산을 탐험하고 거장의 예술을 탐색하가는 여정이 정치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올해가 폴 세잔(1836-1906)의 사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므로 한번쯤 한트케의 여정에 동참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싶다.

이 인상파를 촉발한 것은 유럽의 지구 반대편인 일본의 그림이었다. 일본의 전통회화 ‘우키요에’가 서양으로 넘어가면서 인상파 화가들에게 색과 표현에서 새로운 영감을 줬고, 실제 인상파 화가들은 작품 속에 일본 우키요에를 그대로 소재로 등장시키기도 했을 만큼 이 동양의 그림에 빠져들었다. 우리로선 우리와 늘 비교하게 마련인 일본이 세계미술사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아직도 세계 문화의 변방인 우리의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씁쓸한 대목일 수도 있다.

 

 

 

 

서구의 인상파가 일본의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미술사적 사실이다. 우키요에라는 유형문화와 함께 무형문화로서 일본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공연예술 '가부키'에 대한 안내서가 네번째 책이다. 일본이 연구가 가와타케 도시오의 <가부키>(창해, 2006)이 그것인데, 원저는 '歌舞伎'(2001), 부제는 '서민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일본 미의식의 정화'이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무형문화유산이자 노, 분라쿠와 함께 일본 3대 전통연극에 속하는 '가부키'를 100여 편의 작품과 함께 담은 책이다. 가부키가 4세기에 걸쳐 어떠한 형태로 발전되어 왔는지를 약 80컷의 공연 사진을 곁들여 소개한다"는 것이 소개의 내용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가부키란 위와 같은 이미지들의 공연이다.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몇 나라 되는 것도 아니므로 일본 전통문화에 대해서 좀 아는 체해두는 것도 좋겠다. 마침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일본사로 마이루스 잰슨의 <현대 일본을 찾아서 1, 2>(이산, 2006)도 출간되었으므로 '모듬'으로 읽어보면 좋겠다. 잰슨에 따르면, "1600년 이후 일본사에는 사회와 제도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 세 번의 역사적 전기가 있었"는바, "첫째, 도쿠가와 막부에 의해 중앙집권적이면서 봉건적인 사회질서가 부여된 것, 둘째, 미국의 페리 제독의 내항과 함께 시작된 외부세계에 대한 문호개방, 셋째,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배이다. 이 책은 이런 결정적인 국면에 특히 주목하면서 근대일본의 형성과정을 흥미진진하고 생생하게 재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역사서이니만큼 일반 독자들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겠다. 

 

 

 

 

일본 문화에 대한 책까지 소개했으니 '우리 것'을 건너뛸 수 없겠다. 조현설 교수의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한겨레신문사, 2006)를 끼워넣기로 하자(저자는 이미 이 방면으로 많은 저역서를 내고 있다).  한겨레에서 출간된 사실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바이지만, "이 책은 2004년 11월부터 6개월한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으로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글을 손질하고, 새 글을 보태 엮은 것이다." 새로운 해석들에 아울러 각 신화와 관련된 그림과 사진 자료를 풍부하게 실었다고 하니까 책으로도 읽어볼 만하다. 연재 당시 나는 열심히 읽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연재되던 정수일 교수의 <한국 속의 세계>(창비사, 2005)와 함께 기억해 두었던 글들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신화에 대한 이론적 저작으론 작년에 출간된 송효섭 교수의 <탈신화 시대의 신화들>(기파랑, 2005)을 기억해둘 만하겠다. 우리 시대에 '범람하는' 신화와 신화학에 대해서는 언젠가 따로 비판적인 리뷰를 쓰고 싶다.

 

 

 

 

우리의 신화와 대별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는 단연 박노자 교수의 신간 <당신들의 대한민국2>(한겨레신문사, 2006)이 있겠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이젠 1권)이 처음 출간된 건 2001년 겨울이었다. 나는 대번에 그해말 '올해의 책'으로 꼽은 바 있다. 이후에 '박노자'란 이름은 우리 사회에서 더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그러니 이런 소개는 번거로우며, 사실 러시아계인 그는 이젠 '한국인'이다). 해서 연초부터 강준만과 함께 쾌조의 '비판'을 시작한 그에게서 들려올 '양심'의 목소리에 다시금 귀기울여볼 만하다. 2010년쯤 그의 비판은 어디쯤 가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06. 01. 27.

P.S. 다섯 권만 꼽다 보니 디아스포라와 번역 등에 관한 책 소개에 빠지게 되었다. 아마도 다른 자리에서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대신에 언급해 둘 책은 오늘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이니만큼 이를 기념하여 출간된 <1791, 모차르트의 마지막 나날>(엔북, 2006)에 대해서도 아는 체를 해두자. 생일을 기념하는 책으로는 좀 어울리지 않지만, 1791년 서른 다섯의 나이로 요절한 이 '천재'가 어떻게 죽었나 하는 내용.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당대부터도 온갖 수수께끼와 음모설이 난무했다고 하는데, 저자가 이를 얼마나 걷어내는지가 감상의 포인트겠다.

개인적으로 푸슈킨의 소비극 '모차르트와 살리에리'(1830)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작품은 국역본 전집 중 <보리스 고두노프>에 실려 있으며, 살리에리가 신의 불공정함을 탓하며 모차르트를 독살한다는 내용이다), 해외도서관에 복사신청을 했던 논문 한편을 오늘 도서관에서 인계받았다. 이런 서비스는 '무료'라서 '감동적'인데, 푸슈킨의 나라 러시아에서는 아직 어림도 없는 일이다(학술검색도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쨌든, 러시아의 천재 시인 푸슈킨을 경유하여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 대해서 몇 마디 할 기회가 있을 것인바, 이것이 나대로의 '기념' 방식이 되겠다. 당신이라면 무얼 선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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