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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껴안아 숲을 지킨 사람들 - 유네스코와 함께 만나는 아시아의 자연과 문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엮음, 김웅서 외 글, 심윤정 외 그림, 김훈기 외 감 / 웅진주니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야하는 이유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경제논리만 내세우며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한 댓가로 크고 작은 인재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에도 모두 동의할 것이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내리며 해수면이 올라가고, 과다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환경재앙이 일어나고 있다. 해마다 이상기후가 심해지고, 그로인한 예기치못했던 재난들이 불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해 해조류 양식장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기도 한다.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나가기 위한 결단이 지금, 당장 실행되어야 함에도 불고하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모든 생명이 깃들어 살고 있는 지구의 산소창고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웅진주니어에서 출판되었지만 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엮은 책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지켜가고자 불편함을 감수하며 오히려 자연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실려있다. 이 책은 소설도 동화도 아니다. 실제 이야기이며 무수한 세월 저 넘어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그 땅에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이다.
사라왁의 정글과 그외 자연환경, 마이크로네시아의 산호초와 그외 자연환경, 우리나라의 갯벌과 환경, 이리오모테의 정글, 히말라야의 신성한 숲, 부탄의 자연환경과 ’국민총행복’ 등 아시아 지역의 소중한 자연과 문화, 그것들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져 179페이지의 꽉 찬 내용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때로는 부럽게 경이에 찬 눈으로 남의 나라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넋이 나갈 정도다.
인간이 태어나 생존하는 기간은 고작해야 백년도 못된다. 의학이 발달해 평균수명이 늘어난다해도 건강하게 생존하는 시간은 고작해야 몇십년이다. 사는동안 자녀를 낳고 그 자녀가 또 자녀를 낳고... 그렇게 잠시 머물다 떠날뿐이다. 그런데도 미련한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한 채 모든것을 움켜쥐려고만 발버둥친다. 조금 더 가지려고 싸움을 하고 도적질이며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도 서슴없이 자행한다. 많이 가져서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적게 가지고도 행복지수가 높은 부탄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주(州)인 사라왁은 보르네오섬의 북서쪽에 위치해있으며 우리나라의 1.3배 정도 큰 나라에 200만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열대우림으로 뒤덮여 있는 이곳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넓은 자연에서 최소한의 먹거리를 구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에게 재난이 닥쳐왔다. 바로 정부가 벌목허가를 내줌으로써 아름다운 밀림이 파괴되어 그들이 생활의 터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숲이 파괴되면 그 숲에서 살던 모든 생물들, 동물들은 터전을 잃어버리고 만다. 자연이 스스로 순환하며 만들어낸 고리가 끊어짐으로써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벌목으로 약초로 쓰던 식물도 사라지고, 정글에 사는 모기나 파리같은 해충을 잡아먹던 천적이 없어지면서 말라리아나 각종 질병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사라왁의 벌목을 멈추고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실 아주 쉽다. 우리가 종이 한장을 아끼고, 연필 한자루를 아껴쓰는 것이 벌목을 멈추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가라왁이 저 멀리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남의나라 일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하나의 지구별에 공생하기 때문에 사라왁의 정글이 사라짐으로써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가보고 싶은 나라가, 아니 가보고 싶은 장소가 생겼다. 바로 이리오모테 섬이다. 가까이 일본에 있는 이리오모테 섬이 이토록 아름다운 정글숲을 자랑하는지 처음 알았고, 걸어 다니는 듯한 모습의 맹그로브 숲과 그 숲에 깃들어 사는 특별한 동. 식물들, 그것들을 지키고자 애쓰는 이리오모테 사람들의 정신이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나무를 벨때도 숲의 정령에게 허락을 구한다는 그들...
관광객이 찾아들면 발빠르게 호텔이며 식당, 펜션등이 들어서 머리터지게 호객행위를 하고 함부로 자연경관을 훼손하면서도 일말의 책임감이나 미안함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할 때 속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기회되면 꼭 이리오모테 섬의 에코투어에 참여해보고 싶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품에 안겨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걸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숲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우리나라 간척사업의 문제점과 갯벌의 생태, 그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들과 그들의 역할, 인간들의 욕심때문에 병들고 점점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암담하게 다가왔고, 인도의 여성들의 고단한 삶도 애달프게 와 닿았다. 그녀들이 숲을 지키기위해 나무를 껴안게 된 동기 또한 자연을 파괴한 결과다. 도회지로 돈을 벌러 떠난 남편들을 대신해 가정의 모든것을 책임져야 했던 그녀들의 삶은 얼마나 고단하고 팍팍했을까. 길게 묶은 나무단을 머리에 이고 이동하는 여성의 목이 자라목처럼 눌려있다. "나무를 베려거든 나를 먼져 베라" 숲을 지키기 위해 그녀들이 한 운동은 목숨을 건 절박한 것이었다.
없는 것이 많아 행복한 부탄사람들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공해가 전혀 없어 옷을 며칠 입어도 먼지 하나 뭍지 않는다고 하니...도대체 어떨까? 매우 궁금하다. 산에만 올라가도 가슴이 확 트이는듯한데... 부탄에 왜 차가 없는지, 불편을 감수하며 왜 도로를 건설하지 않는지... 짐작이 된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세계의 문화와 발전상을 접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외국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머?아 이곳에도 자동차가 씽씽 달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적당히, 꼭 필요한 만큼만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잠시 살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치 우리것인양 맘대로 훼손하며 보호하지 않으면 머잖아 대재앙으로 그 댓가를 받게 될 것이다.
자연에 안겨 평화롭게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이 더불어 함께 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