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세희 공주의 남자친구
배정진 지음, 서동 그림, 페이퍼100 기획 / 세상모든책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은 텔레비젼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좋은 다큐멘터리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 또는 역사물을 다룬 드라마가 뜰 때등이다.
중학생인 아이가 역사를 공부하며 왕의 계보가 복잡하여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다. 적절하게 극적 효과를 가미한 역사 드라마를 보면서 책을 읽으면 더 잘 이해하게 될터인데... 이 책이 역사 사극 '공주의 남자'의 원전인 <금계필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니 더없이 훌륭한 역사공부가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언제부턴가 조선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항상 애틋함이 강하게 드는 왕이 있는데 다름아닌 단종이다. 어린 나이에 보좌에 올라 감당하기 힘든 정사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열두살이면 어린애가 아니던가. 어버이를 잃은 슬픔과 통한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하고... 숙부(수양대군)의 야망을 알고 있는 어린 왕이 느꼈을 불안과 두려움이 얼마나 컷을지 짐작도 하기 힘들다. 감히 알 수 있을거 같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계유정난'은 단종의 가장 가까운 충신이었던 김종서를 죽이고 정권을 장악한 사건을 일컸는다. 두려움에 떨며 숙부에게 양위를 권유할 때 어린 왕의 마음은 어땠을까. 불행하게도 그의 딸 세희와 김종서의 아들 차동은 친한 친구 사이다. 나중에 혼인하자는 약속을 할만큼.

김종서가 철퇴에 맞아 죽을 때 가까운 숲에 숨어서 그 광경을 지켜본 세희와 차동은 큰 충격을 받는다. 어렸지만 조정의 풍랑을 예감한 세희는 차동에게 도망쳐 살아남을것을 강권한다. 

 아버지의 악행을 지켜보며 성장한 세희는 아버지를 믿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차동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 얼굴을 꼿꼿이 들고 아버지의 욕심때문에 죽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간언한다. 세희는 공주라는 신분을 잃고 궁궐에서 쫓겨나 정처없이 떠도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차동과 재회하게 된다. 

 세조는 평생을 어린 조카를 죽인 죄의식에 시달렸을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죄없이 죽어간 사람들이 무수했으므로... 말년의 그는 젊은시절의 악행들을 후회하고 회복하고자 했으나 이미 지나간 시간들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세희와 차동의 사랑이야기를 참으로 가슴아프게 읽었다. 어린 단종의 두려움과 공포, 슬픔과 한이 여울져왔고, 사육신의 청렴한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다시 한 번 존경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아버지를 원망하며 멀리한 세희의 아픔도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말년의 세조가 느꼈을 다양한 감정들도 어지간히 이해되어 마음이 아팠다. 권력이 얼마나 무상한 것인지 그가 젊을 때 깨달았더라면... 어린 단종을 도와 훌륭한 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졌다면 우리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픽션이긴 하지만 논픽션같은 느낌도 든다. 아마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운명적인 사랑앞에 자신들의 상처를 고스란히 내려놓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었을 차동과 세희가 참으로 위대해 보인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건 바로 진심어린 이해와 사랑이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계유정난이나 사육신의 죽음, 이시애의 난등 역사적 사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겠지만, 그만큼 사람으로서의 도리나 정직함이 주는 진정한 삶에 대해 배우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를 껴안아 숲을 지킨 사람들 - 유네스코와 함께 만나는 아시아의 자연과 문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엮음, 김웅서 외 글, 심윤정 외 그림, 김훈기 외 감 / 웅진주니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야하는 이유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경제논리만 내세우며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한 댓가로 크고 작은 인재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에도 모두 동의할 것이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내리며 해수면이 올라가고, 과다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환경재앙이 일어나고 있다. 해마다 이상기후가 심해지고, 그로인한 예기치못했던 재난들이 불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해 해조류 양식장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기도 한다.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나가기 위한 결단이 지금, 당장 실행되어야 함에도 불고하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모든 생명이 깃들어 살고 있는 지구의 산소창고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웅진주니어에서 출판되었지만 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엮은 책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지켜가고자 불편함을 감수하며 오히려 자연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실려있다. 이 책은 소설도 동화도 아니다. 실제 이야기이며 무수한 세월 저 넘어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그 땅에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이다. 

사라왁의 정글과 그외 자연환경, 마이크로네시아의 산호초와 그외 자연환경, 우리나라의 갯벌과 환경, 이리오모테의 정글, 히말라야의 신성한 숲, 부탄의 자연환경과 ’국민총행복’ 등 아시아 지역의 소중한 자연과 문화, 그것들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져 179페이지의 꽉 찬 내용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때로는 부럽게 경이에 찬 눈으로 남의 나라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넋이 나갈 정도다. 

인간이 태어나 생존하는 기간은 고작해야 백년도 못된다. 의학이 발달해 평균수명이 늘어난다해도 건강하게 생존하는 시간은 고작해야 몇십년이다. 사는동안 자녀를 낳고 그 자녀가 또 자녀를 낳고... 그렇게 잠시 머물다 떠날뿐이다. 그런데도 미련한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한 채 모든것을 움켜쥐려고만 발버둥친다. 조금 더 가지려고 싸움을 하고 도적질이며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도 서슴없이 자행한다. 많이 가져서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적게 가지고도 행복지수가 높은 부탄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주(州)인 사라왁은 보르네오섬의 북서쪽에 위치해있으며 우리나라의 1.3배 정도 큰 나라에 200만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열대우림으로 뒤덮여 있는 이곳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넓은 자연에서 최소한의 먹거리를 구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에게 재난이 닥쳐왔다. 바로 정부가 벌목허가를 내줌으로써 아름다운 밀림이 파괴되어 그들이 생활의 터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숲이 파괴되면 그 숲에서 살던 모든 생물들, 동물들은 터전을 잃어버리고 만다. 자연이 스스로 순환하며 만들어낸 고리가 끊어짐으로써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벌목으로 약초로 쓰던 식물도 사라지고, 정글에 사는 모기나 파리같은 해충을 잡아먹던 천적이 없어지면서 말라리아나 각종 질병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사라왁의 벌목을 멈추고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실 아주 쉽다. 우리가 종이 한장을 아끼고, 연필 한자루를 아껴쓰는 것이 벌목을 멈추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가라왁이 저 멀리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남의나라 일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하나의 지구별에 공생하기 때문에 사라왁의 정글이 사라짐으로써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가보고 싶은 나라가, 아니 가보고 싶은 장소가 생겼다. 바로 이리오모테 섬이다. 가까이 일본에 있는 이리오모테 섬이 이토록 아름다운 정글숲을 자랑하는지 처음 알았고, 걸어 다니는 듯한 모습의 맹그로브 숲과 그 숲에 깃들어 사는 특별한 동. 식물들, 그것들을 지키고자 애쓰는 이리오모테 사람들의 정신이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나무를 벨때도 숲의 정령에게 허락을 구한다는 그들...

관광객이 찾아들면 발빠르게 호텔이며 식당, 펜션등이 들어서 머리터지게 호객행위를 하고 함부로 자연경관을 훼손하면서도 일말의 책임감이나 미안함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할 때 속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기회되면 꼭 이리오모테 섬의 에코투어에 참여해보고 싶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품에 안겨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걸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숲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우리나라 간척사업의 문제점과 갯벌의 생태, 그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들과 그들의 역할, 인간들의 욕심때문에 병들고 점점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암담하게 다가왔고, 인도의 여성들의 고단한 삶도 애달프게 와 닿았다. 그녀들이 숲을 지키기위해 나무를 껴안게 된 동기 또한 자연을 파괴한 결과다. 도회지로 돈을 벌러 떠난 남편들을 대신해 가정의 모든것을 책임져야 했던 그녀들의 삶은 얼마나 고단하고 팍팍했을까. 길게 묶은 나무단을 머리에 이고 이동하는 여성의 목이 자라목처럼 눌려있다. "나무를 베려거든 나를 먼져 베라" 숲을 지키기 위해 그녀들이 한 운동은 목숨을 건 절박한 것이었다. 

없는 것이 많아 행복한 부탄사람들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공해가 전혀 없어 옷을 며칠 입어도 먼지 하나 뭍지 않는다고 하니...도대체 어떨까? 매우 궁금하다. 산에만 올라가도 가슴이 확 트이는듯한데... 부탄에 왜 차가 없는지, 불편을 감수하며 왜 도로를 건설하지 않는지... 짐작이 된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세계의 문화와 발전상을 접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외국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머?아 이곳에도 자동차가 씽씽 달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적당히, 꼭 필요한 만큼만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잠시 살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치 우리것인양 맘대로 훼손하며 보호하지 않으면 머잖아 대재앙으로 그 댓가를 받게 될 것이다.
자연에 안겨 평화롭게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이 더불어 함께 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 유년의 상처를 끌어안는 치유의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나는 마이어 씨 집 아들로 부를리라고 한다. 차라리 마이어 씨 집 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젠타라고 불릴 거고, 이웃집 관리인이 불평할 만큼 크게 짖어댈 텐데. 아무도 ’부를리, 입 다물어’라고 말하지 않겠지.

 나는 차라리 마이어 씨 집 고양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무슈라고 불릴 거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고 하루 종일 창가에서 햇볕이나 쬐며 늘어지게 누워 있을 텐데. 아무도 ’부를리, 접시를 말끔히 비워’라고 말하지 않을 텐데.

 나는 마이어 씨 집 금붕어였으면 정말 좋겠다. 그러면 이름도 없을 테고, 조용히 물속에서 헤엄치며 식구들이 어항 곁에 와서 손으로 유리를 닦으며 나한테 말을 걸어줄 텐데. 하지만 유리가 두꺼워 어떤 소리도 물속으로 들려오지 않았으면 더 좋겠다. 나는 물고기가 되어 입을 벌리며 웃고 싶고, 마이어 씨 집 막내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며 속으로 ’불쌍한 부를리!’라고 말하고 싶다. 
                                                   
                                          - 크리스티네 뇌스트링어 Christine Noestlinger

의미심장한 글이다.
그림책 작가인 크리스티네 뇌스트링어가 쓴 위의 글이 너무 큰 아픔을 몰고온다.
차라리 개가 되고 싶은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무언가 말하려할 때마다 "입 다물어"라는 부모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아이.. 제 목소리로 짖는것이 너무도 당연한, 차라리 개이기를 바라는 아이의 슬픈 모습..
주인이 주는 맛있는 먹이를 맘껏 먹고 햇볕드는 창가에서 늘어지게 해바라기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고양이가 되고 싶은 아이, 차라리 한마리 금붕어가 되고 싶은 아이, 얼마나 처절한가. 투명한 어항속에서 되도록이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절박함이...

심리치료에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년기의 상처들을 다룬 이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스타들이 등장한다. 솔직히 로미 슈나이더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녀가 어린시절에 겪은 불행한 성장배경은 그녀의 삶에 우울하고 불행한 그림자가 되었다. 

그 유명한 영국의 마거릿 대처수상의 딸인 캐럴 대처는 성공한 정치가인 어머니의 딸이라는 이유로 따뜻한 보살핌을 거의 받을 수 없는 환경에서 성장한다. 늘 정치문제로 바쁘고 예민했던 엄마는 딸이 무언가 표현하려해도 자신의 문제에 더 골몰하여 자신이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로 느낀다. 

마이클 잭슨은 어떤가. 가난한 집안의 아홉 형제들중 일곱째, 도무지 관심과 사랑이라곤 받을 수없던 어린시절.. 아버지의 학대를 받으며 자라난 그는 어릴때 노래에 천부적인 끼가 있음을 발견하고 세계적 스타로 자라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버지를 미화시키면서도 본질적으로 아버지와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그는 거듭되는 성형수술로 완전히 외계인같은 외모를 갖게 된다. 그는 어린시절에 너무나 갖고 싶었고 경험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누릴 수 있는 거대한 놀이공원과 동물원을 소유한다. 그는 행복했을까? 아이들이 자신의 놀이공원에서 맘껏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결핍의 상처에 더깨더깨 내려앉은 고통, 유년기의 자신을 보았을 것이다. 그가 죽었을 때 각 방송사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영상들을 밤새 송출했고, 나는 아이들과 찜질방에서 약간의 삶의 허무를 느끼며 그의 현란한 동작들을 보았던게 생각난다. 

마릴린 먼로 - 태어난 지 13일 만에 양부모에게 맡겨졌다고 한다. 정신 질환을 앓았다는 엄마, 아버지도 모르고... 일곱 살이 되었을 때 엄마에게.. 다시 엄마친구 집에, 그 후 고아원으로, 다시 이모집으로..... 어떤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마릴린 먼로는 성장한다. 굳이 이런저런 추측을 보태지 않더라도 그녀가 어린시절에 어떤 심리적 고통을 견뎌야 했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녀의 내면은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을까. 조명이 꺼진뒤 배우가 벗어던진 초라한 무대의상처럼 버려진 기분을 느꼈을것 같다. 
결국 스스로 세상을 버림으로써 자신을 옭아매던 모든 상처의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날아간 그녀의 삶이 얼마나 버거웠을지.... 삶의 아픈 이면을, 그림자를 들여다보며 가슴이 먹먹해짐을 어쩔 수 없었다. 

우리가 이 책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고, 심리치료서의 베스트셀러에 오래 머물게 하는 이유는 바로 친근한 스타들의 유년기 상처들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된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지식이나 지혜뿐아니라 통찰과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들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텃밭이 되어 독자들의 마음밭에 아름답고 싱그러운 식물들(삶에 필요한 모든것들)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심리학 관련책들을 통해 너무도 익숙한 내용들이라 특별히 신선했다고는 할 수 없었다.
독서치료사인 내겐 나름 의미있는 내용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엄마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기에 충분한 자료들을 제공해주었다. 부모라면, 그리고 무언가 알 수 없는 분노, 두려움,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이라면 일독하기를 권한다. 


오타

40P 6행
- 잠시 후 어머니가 말했다. "화한이 이것밖에 없어?"
                                    →화환
207P 5행
- 당신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무턱대고 당신 안에 내쫓아내버릴 수 없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내쫓아버릴 수 없는
234P 15행
- 불안하고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은 여섯 날 난 소녀가 사진 찍는다는....                                                                 →여섯 살 난

290P 12행
- 아버지가 잘못을 시인하지도 없고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도 하지 않은 것이다.
                                       →않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을 보내다 - 10대 미혼모들의 이야기, 개정판
대한사회복지회 엮음 / 리즈앤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사회복지회'에서 엮은 미혼모들의 이야기, 그들이 직접 경험한 생생한 기록들이다. 너무 놀랍고 끔찍하다. 매스컴을 통해서 미혼모에 관한 내용들을 많이 듣기는 했었지만 실제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수기형식으로 된 이 책을 읽고나니 '모두 사실인거야?'하는 놀라움과 함께 청소년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빚어낸 결과에 대해 가슴이 답답해진다. 

10대 후반, 여고생들이 대부분이다.
한참 성에 호기심이 많은 나이긴해도 참 겁도 없구나! 싶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깊은 고민은 하지 못했다해도 어떻게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걸 그렇게 쉽게 생각하는지... 여기 실린 이야기는 모두 출산과 관련된 내용이지만 그럼 운좋게? 임신이 안된 청소년들은 한낮 즐기기위해(그들은 사랑이라 하겠지만)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 게 아닌가. 호기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2차성징이 나타나면서 급격히 분비되는 성호르몬은 발정난 짐승처럼 누구라도 붙잡고 SEX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불장난처럼 저지른 한순간의 실수가 가져온 결과는 한 생명이 무책임하게 버려지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난 아기는 본능적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삶을 시작하게 되어있다. 운좋게 좋은 양부모를 만나 입양된다해도 사랑하는 부부사이에서 자라는 것과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말해 무엇하랴.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며 어린 가슴에 씻지못할 상채기를 남기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의식을 전의식,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어 보이지않는 심리적 문제들 대부분이 수면속에 가라앉아있는 빙산에 비유했다. 우리가 의식하는 것들은 다만 수면위로 떠있는 아주 작은 부분일뿐, 방대하게 가라앉아있는 물 아래부분, 무의식의 세계에 억압되어있는 상처들이 삶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임신에서부터 출산까지 산모가 겪었을 극도의 불안심리는 태중의 아기에게 그대로 투사되었을 것이다. 수정된 순간부터 극도의 불안을 안고 성장한 아기가 태어나 엄마의 따뜻한 젖 한 번 빨아보지 못하고 버려지다시피 한다. 구강기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성인기에 알콜중독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통해 보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된다. 

십대후반이면 자신의 삶을 조금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 생각하면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할지 답이 나온다. '성'에 관해서 너무도 개방적인 사고가 팽배한 사회, 결국 어른들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예를들어 원조교제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자기 딸같은 여자애들과 하면안되는 거래를 하는 어른들이 있는한... 돈이 필요한 아이들은 끊임없이 그런 대상을 찾아 헤맬것이다. 일단 허물어진 성의식은 되돌리기가 힘들다. 이 책에서도 볼 수 있듯 미혼모가 된것에 대해 후회와 고통을 충분히 겪었으면서도 또다시 미혼모가 되고마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원인이 무엇일까? 

미혼모라고 해서 무조건 몸가짐을 바르게 하지 못했다고 비난만 할것이 아니라, 그들의 몸과 정신의 성장에 맞춰 적절한 성교육이 필요하다. 그저 화면에 띄워놓은 정자와 난자의 만남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구태의연한 성교육으로는 요즘 아이들의 앞선 성의식을 따라잡을수도 없다.
직접적이고 확실한 성교육, 혹시 생기게 될지 모를 생명에 대해서, 그 생명이 원초적으로 안고 살아갈 상처에 대해...또한 자식을 버린 엄마로 평생 가슴에 멍든 삶을 살아야 한다는 현실에 대해 사실적인 성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바쁜 생활이라해도 딸가진 부모들은 더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배가 불러와도 임신사실조차 모르는 부모가 대부분이라니! 너무도 놀라울 뿐... 위에 언급한 성교육이 근본적 대안은 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일시적인 감정의 동요를 지혜롭게 이겨내고 건강한 성의식을 가진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또한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들을 둔 어미로 친구처럼 그런 고민들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계속 유지해나가야 겠다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기적이야 그림책이 참 좋아 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해보면 하루하루 어느것하나 기적 아닌 것들이 있을까.
얼마전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조카가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있다고... 나 또한 사고를 당해 입원해본 경험이 있지만 ’응급실’하면 먼저 불안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다행히 며칠 후 병실로 올라갔고 경과가 좋다고 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의 모든것들이 사실은 너무나 감사하고 기적같은 일이 아닐까 싶다.

책 제목이 <너는 기적이야>다. ’너’라는 명사가 누구를 말함인지는 표지의 그림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기적의 산물이며, 우리 자신 또한 그러한 기적을 만들어낸 위대한 인물들이라 할 수 있겠다.^^ 

첫장의 만삭인 엄마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아기를 향해 웃고 있는 모습, 아기를 상상하며 배윗부분을 쓰다듬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만삭때 모습을 회상해보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남편은 ’임신중의 내 모습이 가장 예뻤다’고 말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기를 키우고 있는 여자라면 누구나 행복해 보이는 첫장의 모습에 동일시를 느낄 것이다. 

한가지 또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만삭의 엄마가 입고 있는 임부복에 한그루 나무를 그려넣은 작가의 안목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내 생각과 다를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한그루의 나무와 태양이 태중의 아기를 상징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탯줄에 매달린 아기의 모습을 보면서 출산의 순간이 떠올랐다. 하늘이 노래지는 아픔, 당장 수술해줄 수 없느냐고 애원했던 기억들... 으앙~~ 하는 울음소리와 눈도 제대로 뜨지못하는 핏덩이를 안았을때의 느낌.. 그래, 그건 바로 기적이었다. 다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처음 젖을 빨던 순간, 처음 눈을 맞추던 순간, 처음 웃던 날, 처음 뒤집던 날, 처음 기던 날, 처음 앉던 날, 처음 걸음을 떼던 날, 처음 "엄마!"하고 부르던 날.... 

나는 3월에 출산하였다. 이 책의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모습들이 마치 나와 내 아이의 이야기인듯하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들판의 풀들을 쓰다듬으며 봄바람을 느끼며 아이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 손바닥만한 부추밭을 일구며 아이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무수하다. 부추꽃에 내려앉던 노랑나비, 꽃술을 흔들며 지나가는 여린 봄바람, 팔랑거리며 연둣빛 이파리를 피워내던 창가의 플라타너스....아이엠에프로 실직한 남편이 지방의 공사장으로 떠난 뒤 아이가 없었다면 나는 그 순간들을 견디지 못했으리라. 아이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하루하루의 기적들이 없었다면 그 암담한 시간들을 어찌 견뎠으랴 싶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뜨겁게 열에 들떠 앓는아이를 보살피며 ’차라리 대신 아팠으면’하는 간절한 기도와, 조금씩 자라면서 부딪히는 세상의 파도에 넘어져 아파할 때.... 대신해줄 수 없는 애절함과 안타까움들이 진주처럼 아프게 나를 키우고 있다. 

사춘기를 맞아 이젠 성인들의 세계에도 호기심을 드러내는 아들을 보면서 때론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자라 정상적인 성장신호를 보내주는 아이에게 고맙고 모든 게 신기하다. 

<너와 함께한 하루하루,

너와 함께한 한 달 한 달,

너와 함께한 한 해 한 해가

내겐 모두 기적이었어.


네가 내 아이라는 것,

그게 바로 기적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