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내다 - 10대 미혼모들의 이야기, 개정판
대한사회복지회 엮음 / 리즈앤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사회복지회'에서 엮은 미혼모들의 이야기, 그들이 직접 경험한 생생한 기록들이다. 너무 놀랍고 끔찍하다. 매스컴을 통해서 미혼모에 관한 내용들을 많이 듣기는 했었지만 실제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수기형식으로 된 이 책을 읽고나니 '모두 사실인거야?'하는 놀라움과 함께 청소년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빚어낸 결과에 대해 가슴이 답답해진다. 

10대 후반, 여고생들이 대부분이다.
한참 성에 호기심이 많은 나이긴해도 참 겁도 없구나! 싶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깊은 고민은 하지 못했다해도 어떻게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걸 그렇게 쉽게 생각하는지... 여기 실린 이야기는 모두 출산과 관련된 내용이지만 그럼 운좋게? 임신이 안된 청소년들은 한낮 즐기기위해(그들은 사랑이라 하겠지만)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 게 아닌가. 호기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2차성징이 나타나면서 급격히 분비되는 성호르몬은 발정난 짐승처럼 누구라도 붙잡고 SEX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불장난처럼 저지른 한순간의 실수가 가져온 결과는 한 생명이 무책임하게 버려지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난 아기는 본능적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삶을 시작하게 되어있다. 운좋게 좋은 양부모를 만나 입양된다해도 사랑하는 부부사이에서 자라는 것과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말해 무엇하랴.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며 어린 가슴에 씻지못할 상채기를 남기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의식을 전의식,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어 보이지않는 심리적 문제들 대부분이 수면속에 가라앉아있는 빙산에 비유했다. 우리가 의식하는 것들은 다만 수면위로 떠있는 아주 작은 부분일뿐, 방대하게 가라앉아있는 물 아래부분, 무의식의 세계에 억압되어있는 상처들이 삶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임신에서부터 출산까지 산모가 겪었을 극도의 불안심리는 태중의 아기에게 그대로 투사되었을 것이다. 수정된 순간부터 극도의 불안을 안고 성장한 아기가 태어나 엄마의 따뜻한 젖 한 번 빨아보지 못하고 버려지다시피 한다. 구강기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성인기에 알콜중독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통해 보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된다. 

십대후반이면 자신의 삶을 조금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 생각하면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할지 답이 나온다. '성'에 관해서 너무도 개방적인 사고가 팽배한 사회, 결국 어른들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예를들어 원조교제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자기 딸같은 여자애들과 하면안되는 거래를 하는 어른들이 있는한... 돈이 필요한 아이들은 끊임없이 그런 대상을 찾아 헤맬것이다. 일단 허물어진 성의식은 되돌리기가 힘들다. 이 책에서도 볼 수 있듯 미혼모가 된것에 대해 후회와 고통을 충분히 겪었으면서도 또다시 미혼모가 되고마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원인이 무엇일까? 

미혼모라고 해서 무조건 몸가짐을 바르게 하지 못했다고 비난만 할것이 아니라, 그들의 몸과 정신의 성장에 맞춰 적절한 성교육이 필요하다. 그저 화면에 띄워놓은 정자와 난자의 만남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구태의연한 성교육으로는 요즘 아이들의 앞선 성의식을 따라잡을수도 없다.
직접적이고 확실한 성교육, 혹시 생기게 될지 모를 생명에 대해서, 그 생명이 원초적으로 안고 살아갈 상처에 대해...또한 자식을 버린 엄마로 평생 가슴에 멍든 삶을 살아야 한다는 현실에 대해 사실적인 성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바쁜 생활이라해도 딸가진 부모들은 더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배가 불러와도 임신사실조차 모르는 부모가 대부분이라니! 너무도 놀라울 뿐... 위에 언급한 성교육이 근본적 대안은 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일시적인 감정의 동요를 지혜롭게 이겨내고 건강한 성의식을 가진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또한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들을 둔 어미로 친구처럼 그런 고민들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계속 유지해나가야 겠다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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