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하는 독서치료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6
이임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크게 두 종류의 엄마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유치원, 학교, 학원이 좋은지, 어떤 선생님이 좋은지 열심히 알아보고 맡기는 엄마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찾아보고 하나씩 배워 적용해 가는 엄마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습니까? 
이 책의 작가가 던지는 물음이다. 나는 어떤 엄마로 살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다. 

<독서치료>라고 하면 일단 선입견을 갖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가 아플 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것만 생각하다보니 치료라고 하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독서치료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 바로 예방적, 발달적 독서치료가 아이들이 성장과정에 부닥치게 될 여러 문제들을 책이나 다른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간접경험하게 함으로써 마음에 면역력을 키우는 예방주사를 맞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모두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무엇을 하든 아이들을 생각하며 최고라 생각하는 걸 선택할 것이고, 되도록이면 밝고 건강하고 멋진 아이로 자라주길 기도한다. 그리하여 머리말에서 작가가 언급했듯 좋은 유치원, 학교, 학원, 선생님을 줄줄 꿰고 있는 것이리라. 누가 자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부모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아이들도 한 사람의 독립된 인격체라는 사실이다. 아기때는 엄마의 양육방식대로 자랄수밖에 없지만 조금씩 성장하며 자아개념이 발달하면 아이는 자기생각대로 선택하고 행동하고 싶어한다. 문제는 자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지나친 염려와 걱정으로 모든걸 다 해결해준다는 데 있다.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거야"하면서..  그러나 아이들이 상처받는 걸 모른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아주 많지만 몇 가지만 짚어보기로 한다.
우선은 사례중심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아동청소년 상담센터의 소장이며 임상 심리학자인 토마스 고든이 창안해 세계적으로 부모교육의 고전이 된 부모역할훈련(PET) 강사이기도 하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독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 지나치게 착한 아이
* 소극적인 아이,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
*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
* 분노감이 많은 아이
* 친구 관계가 불편한 아이

제8장에 담겨있는 내용들이다. 상황에 따라 어떤 책으로 어떤 내용을 다루었는지, 어떤 피드백을 주었는지, 아이의 반응은 어땠는지, 과정과 결과는 어떠했는지 등등 치료사와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마치 눈앞에 보는듯 세세하게 그려져있다.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라는 제목처럼 독서치료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이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아주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 대부분의 심리치료사는 부모들을 과소평가합니다. 아이의 문제를 발생시킨 주원인을 부모에게 두기 때문이지요. 이 말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엄마의 행동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최선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페이지

아이를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 말도 맞는 말이다. 참 두려운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수업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 그 부모의 양육태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어떤 부모가 자식이 문제있는 아이이길 바라겠는가. 

요즘 학교의 교실에는 유난히 산만한 아이들, 일명 ADHD라고 부르는 주의력결핍장애 아동이 둘셋정도가 평균 속해있다고 한다. 
어떤 선생들은 부모를 불러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부모는 하늘이 무너지는 좌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모두 자신들이 잘못한 일인양 죄의식과 함께 자존심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끼게 되리라. 그러나 작가는 말한다.
엄마들에게 문제의 원인이 있을지라도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최선이었다는 걸 기억하해야 한다며 따뜻한 이해와함께 위로를 건넨다. 공감되고 위안이 되는 말이다.

제4장 독서치료, 열 가지 말만 배우면 시작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책을 가지고 놀면서 정서를 다독여줄 수 있는 방법들이 아주 쉽고 자세하게 쓰여져 있어 누구라도 맘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거부감을 없애는 말', '자율성을 키우는 말', '자기 주도성을 키우는 말'. '문제 해결력 키우기'등 아이를 키우면서 시시때때로 느끼는 아쉬운 부분들에 대해 아주 적절한 처방전을 내려주고 있다. 

상황에 맞는 책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독서치료 관련책들, 특히 실제사례를 다룬 책들을 보면 대부분 짜집기한 걸 알 수있다. 꽤 많은 관련 책들을 가지고 있지만 겹치는 부분들이 많다고 느끼는건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뭐랄까? 작가가 정말 임상사례 경험이 풍부하고 내담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내가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전에 읽었던 여러 책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책에 관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는 것이다. 독서치료사에게 책이나 매체는 무기와 동일하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무기를 얻게 되어 나 또한 더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왕따를 당하면서 학교에 가지 않게 된 아이 진수를 다룬 페이지는 정말 생생한 느낌이었다. 나 또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상담 경험이 있어 진수의 경우가 낯설지 않았고, 치료사의 대처방법이나 다양한 활동등 많은 팁을 얻었다. 

세상에 실패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모두 잘 하고 싶고, 칭찬받고 싶어한다. 아주 사소한 일일지라도 칭찬을 받으면 새로운 것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던 실패나 실수에 대해 타인들이 알게 되는 걸 두려워한다. 자신에 대한 방어본능,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7장 실패한 수업에서 배우기는  정말 용기있다고 생각된다. 치료사가 만전을 기해 준비한 수업에서 얻고자 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와 함께 좌절감을 느낀다. 작가는 자신의 실패한 경험을 털어놓을만큼 용기있고 솔직하다. 과거의 실패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을 극복하고 멋지게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솔직하고 진실한만큼 신뢰가 생긴다.

특별한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정말 문제되는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은 임상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아이들은 모두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다. 바로 내 아이의 모습일수도 있다. 치료라고 해서 무슨 문제가 있나?라는 식의 나쁜 선입견을 갖을 필요가 없다. 그저 책을 매개로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주는 것,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 주는 것이 독서치료의 첫걸음이란 사실을 인식한다면, 그리고 시도해본다면 분명 우리 아이들 얼굴에 더 많은 웃음꽃이 피어날 것이고,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아이가 될 것이다.

이 책이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아이의 마음을 열어젖히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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