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공주로 천황의 자리에 까지 올랐던 제명 공주와 백제 의자왕의 사랑 이야기 속 ‘백제 멸망‘과 ‘일본 탄생‘의 미스터리를 담은 이상훈 저자의 전작 [제명 공주]가 주었던 긴 여운이 생각나 이번 이상훈 작가의 역사 미스터리 시리즈 마지막인 3부작 [김의 나라]를 읽게 되었다. 한국 방송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기도하고 신동엽, 강호동 등 정상급 연예인들의 멘토로 손꼽하는 이 책의 저자 이상훈은 10년에 걸친 치밀한 자료 조사와 철저한 고증, 그리고 역사 속 가려진 이야기를 파고드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역사 미스터리 3부작을 집필했다. 그 가운데 마지막 3부작인 [김의 나라]는 청라 황제의 후손이 ‘애신각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에서 출발한 미스터리 역사 소설이다. 영화 [마지막 황제]의 청나라 마지막 황제의 이름은 ‘애신각라 부의‘이다. 그리고 여기서 ‘애신각라‘라는 뜻은 ‘신라를 사랑하고 신라를 생각하라‘라는 의미이다.도저히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청나라 황실이 왜 그보다 수백년 전에 무너진 신라왕조가 들어간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솔직히 중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중국드라마 시대극에 다수 등장하는 청나라 황실이야기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시대)를 보면서도 이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애신각라‘ 그 이름의 의미를 생각해보게되었다. 이 책에서 필자는 신라의 마지막 태자이자 마지막까지 투항하지 않고 개골산에 들어가 종적을 감췄다고 전해지는 ‘마의태자‘가 사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북방의 땅에서 새로운 제국을 건설했다는 것을 소재로 관심있게 보지 않았으면 주목하지 못했을 ‘애신각라‘의 기원을 찾아간다.이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진에서 금나라로 그리고 청나라로 이어지는 청황실의 뿌리가 신라의 마지막 태자 ‘마의태자‘ 김일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관련 기록을 바탕으로 금나라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로부터 파생한 역사라는 바를 전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작에서도 그렇고 이번 작품에서도 상상을 기반으로한 역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철저한 고증과 자료를 기반으로 이야기가 쓰여졌는지 소설 속 이야기 장면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고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소설은 그리 긴 장편 소설은 아니다. 허나 이 소설을 한번 읽으면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을 만큼 몰입도가 좋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 속 주인공인 역사 취재 PD의 이야기와 과거 역사적 사건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전개되는데도 몰입이 잘 된다. 역사적 사실 속 의문으로 남겨진 것들에 대해 마치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것처럼 때론 생생하게 때론 교묘히 맞물려 역사적 미스터리의 근원에 다가간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신라와 금나라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이러한 역사적 기원의 진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된다. 중국의 동북공정 때문에 우리의 역사가 점점 그 뿌리를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무척 안타까웠는데 이 책에서 그에 반대되는 사실을 다루니 반갑기도하고 새로운 역사적 시각의 지평을 열어주어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동안 신라와 청나라 그리고 ‘애신각라‘라는 이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 덕분에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알게 된 것 같아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역사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신라의 뿌리를 둔 금나라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