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콜린 더브런 지음, 황의방 옮김 / 마인드큐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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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실크로드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끝없는 사막 그리고 그 길을 다닌 이들의 이야기.

그래서 <실크로드>를 읽게 되었다. 언젠가 가보고 싶은 이제는 거의 잊혀진 실크로드...

이 책의 저자는 콜린 더브런으로 '여행가가 갖추어야 할 모든 조건을 갖춘 프로 여행가'로 불린다.

콜린은 중국의 오지들을 여행한 뒤 <철의 장막 뒤에서>를 출간하고 이후 8년에 걸쳐 중앙아시아를

여행하고 <아시아의 잃어버린 심장>을 썼고, 이어서 이 책 <실크로드>를 출간했다.


이 책에 기록된 여행은 북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전투로 인해 중단되었는데

그 이듬해 같은 계절에 여행을 하면서까지 2003년부터 2004년에 걸친 그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나는 여행이 아무 계획없이 갈수록 더 재미있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여행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때로는 희망과 육감, 성급한 확신에서 여행이 시작된다. 손가락으로 지도를 짚어가면서

"그래 여기 여기가 세상의 신경의 끝이지......" 하면서.


그리고 실크로드를 여행한다는 건 이렇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건 유령을 따라가는 것이다. 실크로드는 아시아의 심장부를 관통하지만,

그 길은 공식적으로는 이미 사라져버렸다. 분명하지 않은 경계선, 지도에는 등재되지 않은

민족들 같은 그 희미한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길은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따라서 어디서건 헤매기 일쑤다.

길이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여럿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내가 가야 할 길은 1만 1,200키로미터 이상 뻗어 있는 먼 길이고,

군데군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그 광활함과 그 속에서 만난 모습들에 매료되었다.

또한 그의 해박한 역사 지식과 언어 구사 능력, 치밀한 준비,그리고 불굴의 도전 정신은 정말

본 받을만하다. 특히 중국사를 전공하지않았음에도 중국의 근현대사부터 고대의 역사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여행은 단지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뿐만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사람도 알아가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러시아어와 중국어를 번갈아가며 해야하는 여행길. 그 과정을 읽다보니

무계획 여행이 얼마나 여행을 통해 얻어가는 다양한 것들을 얻지못하는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언어구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앞으로 여행을 할 때는 그 나라의 역사공부는

좀 하고 가야겠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짐했다.

 

 



내가 마치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기분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미지의 여행지 실크로드. 이제는 거의 잊혀진 길... 정말 설렘반 기대반을 갖고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빠져들었다. 물론 많이 알려진 여행지를 여행하는 여행기도 좋지만

이런 오지를 여행하는 여행기도 정말 직접해보기 어려운 지식을 알려주기때문에

여행기를 좋아하시는 독자분들이라면 추천하고싶다.


사진한장 없는 여행에세이였지만 사진만큼 생생한 작가의 필력이

500페이지가 넘는 여행기였지만 전혀 지루하지않게 만들어주었다.

실크로드. 중국을 넘어 중앙아시아 터키까지... 그 여정을 읽으면서

과거 그 여행길을 걸어갔던 이들. 그리고 현대 그 길과 함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와 풍경이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이렇게 역사와 문화 공부를 많이 한 건 처음인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잊혀진 역사 속의 길이지만, 역사 문화 종교 사회가 살아숨쉬는 <실크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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