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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 - 바이올리니스트의 인생 플레이리스트
김수연 지음 / 가디언 / 2021년 7월
평점 :
아이는 알고 있었다.
이 책의 작가인 김수연 바이올리니스트를!
어머!
너 어떻게 알았어?
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엄마는 정경화밖에 모르잖아요.
오마이!
그 순간 아니야!
장영주를 얘기하고 싶었는데...
장한나인가? 싶어서 아무 말도 못했...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 있지만, 절대 어려운 책이 아니다.
전문적인 교양을 갖춘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닌, 우리를 위한 책이다.
(교과서에서 봤을 법한 곡도 많고...)
바이올리니스트인 작가는...
자신이 놓였던 여러 상황에 비추어 <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외로울 때, 괴로울 때, 힘들 때, 화날 때...
그런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에서 곡을 끌어올 때도 있고,
곡 그 자체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도 한다.
절대적인 그 무엇은 없다.
이 때문인지 보다 여유롭고 편안하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었다.
각 곡 옆에는 QR코드가 있고,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바로 연주가 시작된다.
몇 곡 들어 보니...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을 선별했구나!
편집자 정말 고생했겠다 싶었다.
(판권을 보니 김혜수, 최은정 편집자...)
(이런 곡 찾는 일은 대부분 아랫사람이 하니...)
(최은정 편집자 화이팅!)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이 곡은 듣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다!!!라는 곡이 몇 곡 있었다.
그중 두 가지를 꼽는다면,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 중 '나는야 만물박사'와
드보르자크의 <로망스> 바단조 op.11이다.
로시니는 사람 자체가 재밌어서,
드보르자크는 인생 자체가 너무 안쓰러워서...
로시니가 39세까지밖에 작곡을 하지 않은 건,
요리를 너무 좋아해서라고...
요리책도 내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그래서 이탈리아에 가면 로시니라는 식당도 많다고 한다.
심지어 로시니의 이름을 딴 요리 대회까지 열린다고...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 이상 로시니라는 사람의 유쾌함을 무시할 수 없었고, 그의 음악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드보르자크는... 자신의 세 자녀를 먼저 보냈다고 한다.
엄청난 슬픔을 담은 곡...
이런 뒷이야기 때문인지 몰라도 음악 자체도 우울한 느낌이었다.
한이 담긴 듯한...
아이를 하나도 아닌, 셋을 먼저 보낸 아버지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음악...
이 음악은 끝까지 들을 수 없었다. ㅠㅠ
<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
이 글을 적다 보니, 지금 내게 필요한 클래식은 무얼까? 찾아봤다.
그건 바로...
슈베르트의 가곡 <백조의 노래> 중 세레나데 D.957
저자가 정신없이 일하다가 스트레스로 긴장의 선이 팽팽해지다 못해 아슬아슬하게 끊어질 것 같은 순간에 찾아 듣는다는 이 곡!
요즘 난 좀 정신이 없고, 스트레스도 좀 받고, 날선 긴장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불안한 긴장이 누르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으니... 딱 맞는 곡인 듯하다.
노래를 들으며 평안을 찾는다.
순수함과 청신함을 되찾아 본다.
이게 클래식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일 테니 말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