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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법칙 - 반양장
허브 코헨 지음, 강문희 옮김 / 청년정신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30주 연속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였다고 하는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은 저자가 지미 카터, 레이건 전 대통령 재임시에 대 테러리스트 상대 협상 자문을 맡았던 세계적인 협상가라고 평가 받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러나 사실 협상에 대한 책을 아무리 잘 번역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의 노하우를 본인이 직접 우리말로 옮겨 놓은 게 아니라면 그 감동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말 한마디, 다시말해 조사 하나나 말의 억양, 한국의 문화나 분위기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제스츄어나 행동, 말투 등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허브 코헨이 협상을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심리적인 작전이나 전술에 매료되어 맘에 드는 곳에 밑줄도 치고 노트에 옮겨 적어가면서도 이틀만에 책을 다 읽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전체적으로 협상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한 나름의 정의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또한 협상이 이루어 지기 위한 과정의 중요성, 그리고 심리적인 협상의 법칙들에 대해서 차분하게 다루고 있다. 비록 그가 우리 나라 사람은 아니지만 협상에서 이루어 지는 다양한 심리는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재산은 자신감과 여유, 그리고 협상의 중요성과 매력이었다. 우리는 흔히 협상을 지레 포기하는 다양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떠한 문서나 서류에 그렇게 표시되어 있으면 당연하게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허브 코헨은 '협상에 의해 결정된 것은 다시 협상할 수 있다.' 고정된 우리의 생각에 유연성을 심어준다. 그는 협상을 위한 다양한 테크닉과 협상을 좌우하는 다양한 힘, 시간, 정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만이 아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상을 강조하면서 저자의 도덕성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게 한다. 결국 이 책은 실용서이면서 정신적인 면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중점적으로 말하는 바는 결국 협상의 다양한 심리전과 협상에서 승리하기 위한 그의 노하우, 심리적 공략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노하우와 협상의 법칙의 중요한 핵심은 바로 유연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는 자세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미리 협상을 앞두고 생각을 해야한다는 점일 것이다.
책에는 협상이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설명하고 다양한 법칙들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의 협상의 법칙을 하나하나를 일일이 소개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 여겨지며 누구든 일단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조그마한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자신이 가장 맘에 들었던 그의 협상의 법칙 중 한가지를 적용시켜 보자. 물론 상황이나 환경에 맞는 전략을 골라야 할 것이다. 또한 그가 강조했듯 자신에게 큰 힘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한 구절을 인용하는 걸로 마무리하겠다.
저자는 멕시코 시티의 한 호텔에 예약을 하였으나 그 곳에서 미국 중서부로 가는 비행기 편이 취소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호텔에 몰려 방이 모두 차게 되었다. 호텔 측은 예약을 존중해 주지 않았고 직원과 아무리 얘기해도 진전이 없자 지배인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한 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멕시코 대통령이 나타났다면 어떻겠소? 그런 사람을 위한 방은 있겠지요?' '그, 그렇습니다. 선생님...' 나는 벽을 향해 담배 연기로 도너스를 만들어 내뿜었다. '음, 그럼 그분이 오지 않으니 내가 그분 방을 써야겠군요.' 내가 방을 차지했는가? 물론이다. 대통령이 오면 즉시 비워주겠다고 약속해야 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