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열리는 순간 - 찰나에 어린 우리말 형용사
이온 지음 / 이응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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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문이 열리는 순간’은 한 단어의 의미, 그 풀이에 담긴 단어의 의미까지 전부 모아놓은 책입니다. 각 단어는 짧은 산문 속에 녹아들어 있었는데, 때론 실랄한 비판이 실려있어 흠칫 놀랄 정도였습니다. '"업보에 시차는 있어도 오차는 없다"는 친구의 응답이 풍경 사이로 아롱졌다.'라는 식입니다. 이외에도 작가님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글들도 가득하여, 매순간 긴 시를 읽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매 단어마다 그에 어울리는 사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롱지다’라는 단어의 의미를 상상하는 찰나, 이를 투영하듯 옮겨놓은 사진(맑디맑은 물결 위로 선명하게 아롱진 바닷물의 모습)이 따라 들어왔던 장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 장에 나올 단어에 어떤 사진이 붙어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한국인으로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한들 마땅한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본 책은 단순히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풀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한 글을 선사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잊혀가는 한글을 더듬고 싶은 분들에게, 한글의 정겨움과 따사로움이 그리운 분들에게 감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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