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인류적 재앙, 종말을 소재로 한 책입니다. 6편의 단편들이 모두 종말에 관한 이야기지만 종말까지 가는 과정이나 소재가 다양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소재라서 그랬을까요? 좋아하던 디스토피아 소설처럼 음울하고 우울한, 축 처져 희망없음에 울부짖는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특정한 책을 보면 살인을 저지른다거나, 인공지능의 투표로 종말이 결정된다거나, 미래를 예지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세상 속 주인공의 이야기, 외계인들의 실수로 종말이 예정된 지구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 나서는 영화 매니아들의 이야기, 서버 종료가 예정된 게임 속 인물들의 소멸을 그린 이야기, 지구의 운명을 두고 외계인과 가위바위보 대결을 앞둔 이야기. 종말을 앞두고도 담담한 주인공들이나 종말까지 가는데 소재가 독특하고 귀엽기까지해서 스트레스 안 받고 가볍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