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12세 소녀의 감정을 가감 없이, 아주 진솔하게 보여준다. 딱 그 시기의 소녀가 아주 소중한 이를 잃었을 때 느낄 법한 현실적이고도 내밀한 감정이 눌러 담겨 있어 읽으며 유독 마음이 아팠다.무엇보다 좋았던 건 그 감정을 슬픔 하나로 단순하게 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도의 과정에는 슬픔뿐 아니라 분노도, 때로는 후련함도 찾아온다. 인간이기에, 특히 아직 어린 소녀이기에 느낄 수 있는 모순되고 솔직한 마음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그렇기에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은 오로지 극복해야만 하는 것인지, 애도의 과정에는 반드시 슬픔만이 있어야 하는지.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너무 짭짤하기만 하거나 너무 달콤하기만 한 건 누구에게도 좋지 않아.”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더 넓게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넌지시 건네는 말처럼 느껴졌다. 너무 짭짤하지도, 너무 달콤하지만도 않게. 그저 그 모든 과정과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마음 한켠에 새겨둔 채, 때가 되면 보내주는 것.상실이라는 경험 앞에서는 누구나 12살의 세이지처럼 어려지고 만다. 곁에 있는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몇 번을 겪는다 해도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책은 이미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뿐 아니라, 언젠가 소중한 존재와 이별해야 할 우리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