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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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은 '죽음'이지만 결코 죽음만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가 터부시하는 죽음까지 포함한 진짜 삶에 관한 이야기다.

책의 곳곳에는 여러 사람의 다양한 삶의 형태가 담겨 있었고, 툭 지나가는 문장들 속에는 길을 잃은 이들에게 희미한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조언들도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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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키는 클로버. 그리고 클로버는 신체의 죽음을 앞두고 있지는 않지만 마치 죽음과도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36살의 임종도우미다.


할아버지의 친구이자 이웃인 리오가 말했다.


p.122 “넌 너무 안전하게 가려고 하는구나. 아무에게도 진짜 너를 보여준 적이 없다면 대체 넌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거냐?”


그리고 리오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클로버에게 아름답게 죽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남긴다.



자기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스스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기대를 끊고 외로움과 싸우며 지내던 클로버가 임종을 앞둔 사람들의 후회와 조언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변화의 과정 속에서 설렘과 희열 뿐만 아니라 실수, 분노,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도 겪었지만 결국에는 클로버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과 전혀 다른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은 클로버의 의지가 용기를 만들고 변화를 이루어냈다. 클로버는 자신의 마지막이 ‘후회투성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싶다는 마음을 깨닫고 동굴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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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조언>노트에는 “자신이 갖지 못한 걸 원한다면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해야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이가 있었다. 클로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여러 개의 동굴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이 동굴을 열 수 있는 약간의 용기를 가지고 산다면 내가 인식할 수 있는 세상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 이야기를 내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클로버처럼 약간의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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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키 브래머는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인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왜 그토록 금기시되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죽음’을 피하고 싶은 건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다. 그래서 이 책의 표지를 넘기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죽음에 대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게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은 인생의 타임라인에서 빠질 수 없는 일이기에 때가 왔을 때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맞아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 죽음에 대한 생각의 방향을 제시했다. 죽음만이 아니라 죽음을 포함한 삶에 대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p.61 “그게 이런 거란다, 아가야. 성냥에 불을 붙이기 전까진 그게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듯 살아보기 전까진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어.”

p.80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했어야 했어요.’그 대상이 부모나 배우자일 때도 있고 친구일 때도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사느라 너무 바빠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탓이었다.

아니면 달리 표현할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해서였다.

‘사랑한다’라는 말보다 더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표현은 찾기 힘들다.

… 내가 아는 한 ‘사랑한다’는 가장 하기 힘든 말 중 하나였다. 발음 때문이 아니라 거기 따르는 무게 때문이었다.


p.122 “넌 너무 안전하게 가려고 하는구나. 아무에게도 진짜 너를 보여준 적이 없다면 대체 넌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거냐?”


p.245 나는 분명 누군가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가장 열정을 갖고, 가장 잘하는 일에 완전히 휩쓸린(이른바 ‘몰입’이라 불리는) 상태에 있는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대단한 특권 중 하나다. 그 사람에게선 마법 같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마치 마음을 완전히 열고 불안감, 스트레스, 씁쓸함에 방해 받지 않는 가장 순수한 형태로 세상과 소통하는 것 같다. 시간이 정지된 듯 그저 스스로를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influential_book 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클로버의후회수집 #소설추천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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