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위소녀 ㅣ 우리같이 청소년문고 14
이정옥 지음 / 우리같이 / 2015년 4월
평점 :
가위소녀
우리는 가정환경이나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지요 사랑의 결실이고
운명으로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렇더라도 위소의 상황은 정말 측은하기 짝이 없네요 위소의 환경중 한가지만
있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기 어려울텐데 이중 삼중으로 난관이고
죽어라 죽어라하는 사정에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청소년 책을 보다보면 정말 딱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있어요 스스로
감당하기에
너무 힘겨워 보여서 지켜보는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이 힘든 때를 벗어나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때가 있어요
위기 절정을 지나 결말 단계에 이르면 고난을 이겨내고 아이들이
성장해 있긴하지만요
자폐 엄마,
자폐 삼촌,
아빠의 부재라는 위태로운 환경속에 있는 위소가
어떻게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갈수 있을까요
문제아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일 듯 싶지요
그런데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는데 이런 결손가정의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제아취급을
당하는 것은 억울한 일이거예요
가족중에 한명이 아프기라도 하면 가족 구성원 전체의 희생이 따르고 생활도
엉망이 되지요
더구나 자폐성 아이를 둔 부모님은 그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며 자식보다
하루 늦게 세상을 떠났으면
싶다고 할정도이니 감내해야 될 짐의 무게가 어느정도인지
실감케하는데요
위소의 경우는 그 반대인 경우이므로 위소의 심적 부담은 어른보다 더
하겠지요
가족이 있지만 가족이 없는 것만 못한 환경속에 자라는 수많은 아이들이
공감하고 볼수 있겠어요
가족에게서 특히 부모나 어른에게 사랑받고 보호받고 위로 받으며 성장해야할
시기에 그런 돌봄은커녕
오히려 그 가족으로 인해 힘들고 고통스럽고 지친다면
세상을 향한 분노와 부모에 대한 원망이 얼마나 심할지 가늠이 되구요
위소에 대한 연민이 많이 들었네요
비록 든든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계시고 더 큰 경제력과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시는
외증조할아버지와 산할머니가 위소의 곁에서 지원군이 되어 주지만 자폐 엄마의
이상행동을
어릴적 친구들에게 보이고 그로 인해 놀림을 당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게 되면서
자신 만의 방어벽을 치고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할 수밖에
없었고
예쁜 솔이라는 이름을 놔두고 가위로 제 머리를 잘라
가위소녀,
줄여서 위소라는 별명이
붙게 되고 솔의 집안에서 앙리 마티스에서 가위라는 도구 그리고 가위로 하는
행위에 두는
의미와 해석을 보며 내 삶에서의 가위와 가위질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는 게 힘들어지니까 경제적 어려움이 없으면 그 고민을 낮게 보거나
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거 같은데요 솔이의 평범하지 않은 정신세계와 선배에게 대항했던
예상치 못한 행동등이
가정 환경에 기인한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거 같네요
솔이가 처한 환경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민주의 영향을 받아서 떳떳하게
들어내는 날이
왔으면 좋겠고 친구간에도 이런 사정을 사려깊게 봐줬으면
싶어요
자폐엄마에 자폐삼촌,
아빠의 부재...중학생 아이가 감내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지요
처음에는 솔이가 안됐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요
상처를 극복하고 소외된 아이들을 돌봐주시고 솔이 상담자역할을 해주시는
산할머니와 두 자폐 자식을 돌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솔이의 말벗이 되어주고 외할아버지보다 더 젋게
사시는 외외증조할아버지가 솔이 곁에 있어서
그 무섭고 힘들다는 중2시절을 잘 견뎌내리라 믿어요
어떻게 보면 민주가 상황은 더 안 좋아 보이지만 산할머니에게 영향을 받아
주눅들지 않고 솔에게 또 반 친구들에게 자신의 사정을 당당하게
밝히면서
심지 굳게 자기 관리를 잘 해나가고 있는 것이 기특합니다
또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른 아이들을 품어 주고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서 애써주시는
산할머니께는 무한한 감사을 전하고 싶네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제도 문제점과 학생들의 학교생활상을 생생하게
담았고
어린 생명을 한꺼번에 잃은 가슴아픈 사고도 이야기 말미에 나와서
솔이가 더 이상 자신의 머리를 자르는 행위를 멈추어 가벼워졌던 마음
한편으로 무겁습니다
가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상처를, 잘못된 관행을 다 잘라 내버릴수
있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잘려 나가지 말아야 할,
잘라 내지 말아야할 것들을 오려낸 듯 상처가 남고
그 자국이 아파오네요
아물날이 언제 올까요
담쟁이 시처럼, 민주의 글처럼 함께 하면 절망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희망을
향해 뻗어 가다보면 낫겠죠
삶의 무게가 하늘을 받치는 벌을 받고 있는 것처럼 힘든 상황이라 마음이
아프지만
이것도 이겨 내야 겠지요 중학생아이가 우리 환경은 이보다 낫다는 위안을
받으면서
친구들을 바라보며 무언가 느끼고 강해졌으면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