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 '사회'라는 조사결과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흔히 수학을 가장 어려워할 것 같지만 수학은 어려서부터 의례 사교육의 도움을 받으며 미리미리 챙기는 반면 사회는 쉽게 생각했다 큰코다치는 셈인 것 같다. 다행히 큰아이는 사회분야에 관심도 많고 좋아해서 지금껏 어려워하지않고 잘 해왔다. 그렇게 아이를 사회과목과 친하게 해준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우리집 완소책 '먼나라 이웃나라'가 아닐까? 아이에게 한권씩 상으로 줬을만큼 좋아했고 지금도 틈만나면 마르고닳도록 보는 책이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형식이 만화일뿐 담겨진 내용은 전문적이고 깊이가 있어서 우리 부부도 가끔씩 다시 읽곤 하는데 재미도 있고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어떤 현상의 배경과 원인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읽으면서 여러번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암튼, 그토록 사랑하는 책 '먼나라 이웃나라'의 필진들이 만든 '우리역사 우리지리 1 - 서울편'이 나왔다. 처음엔 김승민과 그림떼 글,그림/이원복 감수여서 어쩌나 싶었는데 살펴보니 김승민과 그림떼는 먼나라 이웃나라때부터 함께 작업한 팀들이란다. 그런만큼 먼나라 이웃나라를 똑닮은 판형과 스타일이 우선 눈에 쏙 들어온다.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먼나라 이웃나라에 비해 그림칸의 크기가 좀 더 커지고 그런만큼 글씨도 조금씩 커져서 초등학생들도 보기에 부담없을 형식이다. 이원복교수 덕에 집안에 앉아 유럽을 가본것처럼 구석구석 알게됐지만 정작 우리 땅에 대해선 어떤가 싶은 자책에서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싶다. 늘 곁에 있어 관심두지않고 스쳐지나는 서울의 구석구석이 어떤 사연과 역사를 담고있는지 그림떼 특유의 익살스런 그림과 글로 재미나게 그려져있다. 외국인들은 서울을 전통과 현대가 잘 조화를 이룬 도시라고 하지만 그속에서 복작이며 살아가는 우리에겐 그저 복잡하고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여겨질때가 많은데 이 책은 서울을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선사시대부터 꼼꼼히 훑어주며 서울을 도도한 역사의 흐름위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늘 마주치는 또는 들어온 서울의 지명과 전해지는 문화들에 얽혀있는 이야기들로 풀어가서 지루하지 않고 술술 읽어갈 수 있다. 1편이 서울인만큼 앞으로 전국 각도를 모두 다루지않을까 싶은데 다음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내 고향 경기도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있을지도 궁금하고 낯선 도시들과 지역이 한층 가까이 다가올 것 같다. 사회가 어려운 이유는 일단 방대한 양때문이지 싶은데 어려서부터 좋은 책을 곁에 두고 수시로 읽는다면 시험을 앞두고 달달 외워야하는 공포에서 벗어나 사회를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람사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지않을까 싶다. 그러기에 딱 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