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더 이기는 마법의 멀티플 - 그린블랫의 마법공식을 능가하는 칼라일의 신마법공식
토비아스 칼라일 지음, 이건 외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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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식시장을 더 이기는 마법의 멀티플 (그린블랫의 마법공식을 능가하는 칼라일의 신마법공식)

원제 : The Acquirer's Multiple

저자 : 토비아스 칼라일

역자 : 이건

해설 : 심혜섭, 강환국

출판사 : 에프엔미디어(2021)

페이지 : 356


* 보투마 카페를 통해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로 받은 책을 읽고 리뷰함


이 책의 원서 제목은 <The Acquirer's Multiple: How the Billionaire Contrarians of Deep Value Beat the Market>이라는 15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작은 책이다. 굳이 우리말로 풀어보자면 <기업인수자의 배수 : 역발상 투자대가들이 심층가치를 활용하여 시장을 이기는 법> 정도가 되겠다.


저자인 토비아스 칼라일은 M&A 전문 변호사이자 헤지펀드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행동주의 투자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로서 기업 가치 평가, 공기업 지배구조 문제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말에서도 미리 밝혔듯이 사실 이 책은 저자의 기존 저작들인 <심층가치(Deep Value)>, <퀀트로 가치투자하라(Quantitative Value)>, <집중투자(Concentrated Investing)>와 여러 강연 원고를 토대로 투자에 관한 핵심 아이디어를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 정리한 것이라 엄청나게 심오한 내용이나 까다로운 공식 같은 게 들어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게 주식투자에 대한 대중서로 이 책의 장점일 수도 있겠다.


책은 크게 본문(원서 번역부분)과 특별부록(한국판 해설과 백테스트)의 2개 파트로 구성되었다.


앞의 본문은 원서를 국내 최고의 주식투자 서적 번역가로 꼽히는 이건 님이 번역한 부분이고, 


뒷부분은 특별부록으로 심혜섭 변호사가 원서의 12장에 대해 댓구처럼 일일이 한국의 주식시장 제도와 상황을 미국시장과 비교하면서 독자들이 국내 투자에 적용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필력이 돋보이는 해설과 함께 퀀트투자 고수인 강환국 님이 한국시장에서 저자의 마법의 멀티플이 어떻게 작동되었는지를 백테스트한 결과를 짤막하게 수록하였다.


특히 <특별부록 1 한국 시장 완벽 해설: '장초의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쓴 심혜섭 변호사 역시 행동주의 투자 전문가로서 저자와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어서인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행태적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비지배주주(소액주주)의 권리를 지키며 마법의 멀티플을 잘 이용하여 투자하면 여전히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설득력있게 해설해준다.


주식시장 역사가 오래된 선진 미국시장에 비해 우리나라 증시는 금융당국의 불합리한 상속제 제도와 공매도 등 시급히 보완이 필요한 사항, 기업의 지배주주들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악용한 노골적인 사익 편취,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무관심, 낮은 배당 등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 등 난제가 산적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약하나마 주주 행동주의 등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며 여전히 이 책에서 제시하는 마법의 멀티플을 활용한다면 꽁초가 아닌 장초(우량한 저평가 기업)가 널려 있어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나는 페이지 순서대로 읽긴 했지만, 독자들은 취향에 따라 원서 번역 파트를 먼저 읽든 한국적 상황을 고려한 심혜섭 변호사의 해설을 먼저 읽든 큰 상관은 없어 보인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조엘 그린블라트의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에서 주장한 마법공식을 검증한 후 이를 더욱 단순화하면서도 투자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법의 멀티플'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3가지 전략을 적용해 1973~2017년 동안 미국에서 시가총액 5,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에 30개 종목을 고르고 1만 달러를 투자했을 경우의 투자성과를 검증했다.


3가지 전략이란 1) 가격에 상관없이 고수익 주식만 매수하는 전략으로 마법의 멀티플과 정반대의 전략인 '순수한 찰리(Pure Charlie)', 그린블랫의 훌륭한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는 '마법공식(Magic Formula)', 평범한 기업을 싼 가격에 사는 저자의 '마법의 멀티플 전략(Acquirer’s Multiple)'이다.


책에 따르면 위 기간 동안 순수한 찰리(S&P 500)는 20만 5,481달러, 마법공식 전략은 760만 달러, 마법의 멀티플 전략은 무려 1,870만 달러가 되었다. 


물론 <부록 2>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시장에서 시뮬레이션했을 때에도 마법의 멀티플 응용 전략이 마법공식 응용 전략을 능가했음이 확인된다.


마법의 멀티플 전략이 다른 두 가지 전략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평균 회귀(mean reversion) 때문이었다.


마법의 멀티플은 기업 가격을 영업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 가격은 기업 인수에 들어가는 기업 전체의 가치(EV=시가총액-부채+보유 현금)를 뜻하며, 영업 이익은 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EBIT)과 거의 같은 개념이다. 기업 가격은 상대에게 지불하는 가격이고, 영업이익은 기업 인수자인 우리 투자자가 받는 가치이다. 따라서 마법의 멀티플이 낮을수록, 투자자인 우리는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은 가치를 얻게 된다.


버핏처럼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보다는 평범한 기업의 낮은 수익률도 결국 오른다는 평균 회귀의 법칙을 이용해 잃지 않으면서도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12장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심층가치 투자자를 위한 8가지 규칙은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를 요약한 것으로 마음 속에 새겨두고 투자 의사 결정에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 대중과 거꾸로 가는 진정한 역발상 투자의 중요성(Zig when the crowd zags.)

2) 마법의 멀티플을 이용한 기업가치평가를 통해 저평가된 기업 매수(Buy undervalued companies.)

3) 위기 속에서도 기업의 내재가치를 안전하게 방어해 줄 수 있는 충분한 안전마진 확보(Seek a margin of safety.)

4) 주식투자는 종목코드가 아닌 기업의 소유권을 사는 행위로 인식(Treat a share as an ownership interest, not a mere ticker symbol.)

5) 비싼 것은 싸지고 싼 것은 결국 오르게 되는 평균회귀는 강력하므로 고성장 고수익을 조심(Be wary of high earnings growth and profits.)

6) 부러진 다리 문제(broken leg problem)와 같은 확률 기반의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수를 피하기 위한 단순한 규칙 이용(Use simple, concrete rules to avoid making errors.)

7) 적절한 집중투자의 중요성(Concentrate, but not too much.)

8) 장기적인 세후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지향(Aim to maximize after-tax gains over the long term.)


번역본에서 13장으로 표시한 주요 지표, 비교 시뮬레이션 결과는 사실 원서에서는 부록(Appendix)에 넣은 것인데, 해설판 특별부록 분량 등을 감안하여 중복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본다.


막연히 가치평가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어려운 수식을 동원하여야 된다는 통념을 버리고 정말 핵심에 집중하여 간단한 공식 하나로도 충분히 주식시장을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역발상투자, 평균회귀, 내재가치, 가치평가, 안전마진, 장기투자 등 주식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 아이디어를 아우르는 진정한 가치투자에 대한 핵심요약 정리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막 주식에 입문하는 주린이는 물론이고 투자를 시작한 지 좀 되었으나 여전히 원칙 없이 주식을 매매하면서 안전하게 꾸준히 시장 수익을 초과하는 투자성과를 얻고 싶은 투자자라면 라쿤자산운용 홍진채 대표의 추천사와 더불어 심혜섭 변호사의 역자 서문까지도 꼼꼼하게 천천히 읽으면서 자신의 투자철학, 투자원칙, 투자스타일을 점검해볼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주식투자의 본질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지만 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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