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100원이라고? 행복한 책꽂이 19
양미진 지음, 임윤미 그림 / 키다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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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양미진 글, 임윤미 그림

출판사 : 키다리

'그깟 100원이라고?' 제목을 듣고 물질적 풍요로움을 당연시 여기는 요즘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예전 아이들은 100원 만 생겨도 신이 나서 펄쩍 펄쩍 뛰며 좋아했는데 요즘은 어른들이 1000원을 줘도 시큰둥한 얼굴로 받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돈으로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물질만능주의 사회, 세상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황금 열쇠 '돈', 작디 작은 단본 100원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궁금증을 갖고 책을 들여다 봤습니다.

동이는 1990년에 만들어진 100원짜리 동전이에요. 누군가 잃어버려 돌계단의 갈라진 틈에서 몇 달을 보내게 되었어요. 동이는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먼지가 수북히 쌓인 채 방치돼 있다 다행히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눈에 띄어 돈으로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어요.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매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100원씩을 받아가요. 아저씨는 그렇게 받은 100원을 모아 은행에 저금해요. 처음에 동이는 그런 아저씨의 행동을 나쁘게 봤어요. 남의 돈으로 부자가 되려한다고요. 하지만 아저씨가 100원을 모아 어려운 처지에 놓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섣부르게 판단하고 오해한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했어요. 아이스크림 하나도 사 먹을 수 없는 100원이 모여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었던 거에요.

동이는 100원을 소중히 다루는 사람, 하찮게 여기는 사람, 사치에 빠져서 돈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돈이 어떻게 쓰여져야 보람되고 행복한지를 알게 됐어요.


동이의 여행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이 장면이에요.

음식점의 종업원인 청년은 음식 값 100원이 잘못 계산되었다고 항의 한 손님에게 '큰 회사 사장님이 겨우 백원 갖고 그러나'며 손님인 사장을 비웃었어요. 그러자 사장은 '나에게는 소중한 백원이다. 백원을 벌려고 아침 여섯 시부터 밤 열시까지 일을 한다. 만약 당신이 백원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지금쯤 음식점의 사장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어요. 사장님과 종업원의 대화를 들으며 동이는 '사람마다 백원을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구나'를 생각했어요. 그럼 사장님의 말을 들은 종업원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다시 만난 종업원은 백원에 밥 한끼를 주는 '밥퍼'아저씨가 되었어요. 백원을 우습게 알던 사람이 지금은 백원에 한 끼 식사를 나누는 사람이 되었고 게다가 공짜로 밥을 먹을 사람들의 자존심까지 생각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밥퍼 아저씨는 백원보다 더 큰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어요.

백원의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밥퍼 아저씨만이 아니였어요.




샌드위치 가게의 사장님도 돈이 없는 어린 소년을 위해 100원 짜리 샌드위치를 만들었어요. 영대는 전학을 가면서 그 동안 함께 했던 반 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 집안 일을 도우며 용돈을 마련해요. 그 돈으로 할아버지 농장에서 선인장을 사서 전학 가는 날 친구들의 책상에 편지와 선인장을 올려놓아요. 친구들을 생각하는 영대의 마음과 정성을 친구들은 오래 기억할거에요.

'그깟 100원이라고?'는 100원짜리 동전 동이가 세상을 돌고 돌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이야기에요. 단돈 100원에 벌벌 떠는 사람도 만나고 100원을 하찮게 여기다 큰코다치는 사람도 만나요. 또 100원을 천원, 만원보다 더 값지게 쓰는 사람도 만나요. 그렇게 동이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아 가요. 책을 읽고 나서 집안을 둘러 보는데 내 집에도 곳곳에 100원, 50원, 10원짜리 동전이 뒹굴고 있어요. 지페였으면 바로 지갑이나 저금통으로 들어갔을텐데. 반성하면 빈 우유곽으로 동전 저금통을 만들어 집안 곳곳에 내버려진 동전을 주워 저금통에 넣었어요. '500ml 저금통이 채워지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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