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빈 가든 봄나무 문학선
에이미 새리그 킹 지음, 유시연 그림,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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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먹는 희한한 동물이 나타났다

 

오비는 주로 집 근처 샛강에서 논다. 단짝이었던 토미가 재개발 지역에 이사온 새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오비는 혼자가 되었다. 어느 날, 오비는 샛강에서 야생 동물과 마주친다. 그런데 그 동물의 생김새가 완전히 특이하다. 난생 처음 보는 종이다. 더 놀라운 건 그 동물이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 비닐봉지, 우유 통, 사태막이 등등 오비는 그 희한한 동물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 동물 역시 처음 보는 오비를 경계하거나 해치지 않고 잘 따른다. 오비는 그 동물에게 마빈 가든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날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 먹이를 들고 찾아간다. ‘마빈 가든은 부동산 게임인 모노폴리의 한 지역에서 따왔다. 오비의 삶의 터전이었던, 지금은 다른 사람의 땅이 되어 버린 옥수수 밭에 삐죽삐죽 들어선 건물들을 생각하며 지은 이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비는 마빈과 자신이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하며 마빈을 더 특별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마빈은 어디에서 온 걸까? 오비는 마빈의 존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동물 발자국 책도 찾아 보고 인터넷 정보도 찾아 보지만 어디에도 마빈의 존재에 대한 단서는 없다.

오비는 플라스틱을 우적우적 씹어 먹는 마빈을 보며 어쩌면 마빈이 환경 오염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세상의 플라스틱을 마빈이 다 먹어 치운다면 태평양에 젤리처럼 둥둥 떠 있는 쓰레기들이 줄어 들지 않을까? 하지만 오비의 기발한 생각은 치명적인 문제에 부딪친다. 바로 마빈의 배설물이다. 마빈의 배설물이 아이들의 운동화 밑창을 녹이고 바닥을 움푹 패이게 한다. 마빈은 플라스틱을 먹고 유독성 페기물을 똥으로 누고 있다. 마빈과 그의 가족은 자칫 온 세상을 녹여버릴지도 모른다. 때문에 오비는 마빈의 존재를 쉽게 남에게 알리지 못한다.

그러면서 토미가 마빈의 존재를 알게 되고 마빈의 배설물로 인한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마빈의 안전이 위험받는다. 고민 끝에 오비는 지 선생님께 마빈의 존재를 알리고 도움을 구한다. 지 선생님은 오비와 마빈을 도울 수 있을까?

 

과연 나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잘 모르겠어, 마빈. 너는 아주 다르고 이상해서 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어. 우리 둘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 오비는 자신과 마빈에게 공통점이 많다고 한다. 그것이 오비와 다른 열한 살 남자아이들 간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열한 살의 오비는 게임,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 대신 데블릿 샛강에 나가 쓰레기를 줍고, 야생 동물의 흔적을 찾고, 환경오염에 관심을 갖는다. 아빠는 남자는 용감해야 하고 감정을 가져서도 안된다고 하지만 오비는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비는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또래 남자 아이들과 다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서 오비는 마빈을 자기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마빈을 발견한 것에 대해 뿌듯해 하고 오비만의 마빈이길 바라면서도 마빈을 지키기 위해 마빈의 존재를 알리고 구해 내는 과정에서 마빈은 한층 성장한다.

 

 

<나와 마빈 가든>마빈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환경오염 문제, 특히 넘쳐나는 플라스틱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개발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연이 파괴되는 모습도 그려내고 있다. 삶의 터전과 친구를 잃은 오비와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먹는 마빈. 결코 우연이 아닌 둘의 만남을 통해 모든 걸 잃고 나서 다시 찾은 희망, 소중한 것을 지켜내려는 오비의 노력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다


<나와 마빈 가든>은 불안한 열한 살 소년과 플라스틱을 먹는 희한한 동물의 우정을 이야기한 성장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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