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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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대사를 좋아한다. 

국토박물관 순례는 유홍준 교수의 고대사 이전의 우리나라의 신석기 시대부터의 유적지 순례를 다루었다. 2천년 전 시작된 삼국시대의 역사는 기록이 이를 증명하지만 기록보다도 땅에 남아 있는 흔적들이 이들의 모든 이야기를 대체하기도 한다. 남아 있는 흔적이 적혀진 기록을 고증함이 발견되었다면, 이를 연구하는 이들의 희열은 여기서 발할 거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이 땅의 역사는 길다. 구석기 시대의 주먹도끼가 발견되며 연천 전곡리 선사 유적지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유횽준 교수는 연천을 구석기 시대의 유적과 고구려의 남하 정책과 그 시절의 공격 수비의 본부가 되었던 성들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주 좋은 문화 유적지의 보고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은 답사기이기 때문에 내가 가보지 않았던, 하지만 역사 공부를 하면서 한번씩 내 지식 회로를 스쳐갔던 곳들을 책을 읽으면서 함께 탐험하는 기분이 계속 들었다. 


신석기, 철기 시대를 거치고 드디어 우리 나라에는 강력한 중앙집권국가, 삼국시대가 시작된다. 

고구려... 드높은 기상과 용맹을 떨친 우리 나라 북방의 나라이지만 동북공정으로 중국의 공격을 받는 점, 그리고 그 안타까움이 답사기 기저에 깔려있다. 그럴수록 더욱 우리는 고구려 역사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욱 많이 알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고구려의 흔적을 찾기는 조금 어렵다. 아무래도 고구려의 시작이 만주 지역 환인과 그 이후 집안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고구려를 가장 많이 다룬 박물관은 한성백제박물관이라고 생각된다. 학술 세미나를 하고 일반인들도 참여가 가능해서 고구려의 산성에 대해 다루었던 박물관대학에 참여한 적이 있다.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오녀산성과 졸본, 환도산성과 국내성..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 관에가면 오녀산성이 큰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 절벽과도 같은 곳에 산성을 짓고 그곳에 최초의 나라를 세웠다. 얼마나 주변 공격을 많이 받았으면, 또 그런 절벽과도 같은 곳이 무섭지 않았으면.. 하안타까움과 고구려인의 용맹함이 함께 느껴졌다. 

그의 답사는 산성 외에도 집안 지역의 적석총 고분군, 광개토대왕비, 고분벽화 등 내가 고구려에 대해 공부했던 고구려의 흔적들로 이어진다. 


나는 고대사를 마음으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평소 생각한다. 기록은 풍부하지는 않지만 남아있는 주춧돌, 성의 흔적들, 그림으로 그린 그들의 생활상을 통해 그들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상상하고 추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명확하게 남겨 있는 것이 역사를 공부하는데 확실함을 주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상상의 여지를 두는 것, 마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 이게 고대사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국토박물관 순례, 유홍준 교수의 답사기는 이런 나의 마음으로 공부하는 고대사를 더욱 충족이 시킨다. 학창 시절 책장에 보관되어 있던 사회과 부도. 잘 찾아 보지는 않지만 지리나 역사의 지형이 궁금할 때 한번씩 꺼내보던 사회과 부도처럼 이 시리즈 역시 집집마다 보급되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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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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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영혼을 찾으러 왔습니다. '나'에게서 '나'로 돌아갈 시간, 단 일주일!

14살짜리 딸이 있기에 창비의 청소년 문학 책들은 익숙하다.

좋은 소재의 그 나이에 읽어야 할만 한 주제들을 다루고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아몬드, 싱커, 위저드 베이커리, 완득이 등등....

먼저 집에 읽을 책이 없어 심심해하는 꼬마에게 읽어보라고 했는데 머여,,1시간도 안되서 다 읽더니 재미나단다.

평소 환타지류를 좋아하기도 해서 나도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영혼을 잃어버린 두 십대의 이야기를 통해 이 물음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주인공 한수리와 은류는 같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그들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영혼 사냥꾼이라는 선령은 일주일 안에 다시 육체로 돌아가지 못하면 자신과 함께 영원히

영혼은 저승으로 가야 하며 수리와 류의 육체는 영혼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수리와 류의 영혼은 각자 자신의 삶과 주변들을 떠돌며 그 동안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영혼이 되어 또다른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것.

나의 과오를 깨닫고 좀더 나은 '나'가 되는 것. 그 과정을 수리, 류의 영혼과 선령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좀더 '나'은 '나'가 되는 것. 그게 '나나'의 줄임말 아닐까?

수리는 한마디로 엄친딸이다.

공부도 잘하고 학교에서 온갖 상은 휩쓸며 친구들도 많다.

SNS 에 잘 쓴 서평도 올려서 인기도 많고 또 공부만 할 줄 아는 범생이가 아니라

멋진 곳에서 예쁜 사진도 찍어 올리는 한마디로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사는 완.벽.한. 여고생이다.

하지만 영혼이 되어 자신의 육체의 삶을 돌아보니 그 동안 완벽하다고 생각해왔던 자신이 추구하던 삶이

사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보여주기 위한 삶이 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아무도 수리를 의식하지 않았던 것.

남에게 잘보이기 위해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가두었던 수리는 아무것도 안 하는 삶에 동의하며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후, 수리는 1주일 뒤 자신의 육체로 돌아간다.

은류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걸렸다.

은류에게는 완이라는 동생이 있었다. 태생적으로 약하게 태어나 병치레를 하던 동생때문에 부모님의 관심은 어릴 적부터 모두

동생에게 양보해야만 했다. 자연스럽게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은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요구하지 않고,

모든 상황과 부모님의 부탁을 받아들이는 착한 아들로 자란다. 완이는 결국 오래 살지 못하고 14살에 세상을 떠난다.

동생은 떠났지만 부모님의 마음은 동생을 떠나보내지를 못했다.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은류의 삶은 공허하다.

자신의 꿈이 무언인지도 모르고 학교에서도 그저 학교 선생님이 시 동아리에 들으라고 하니 군말안하고 들어간다.

모든지 예스하는 예스맨의 삶. 선령은 은류에게 모든 걸 품고 살았던 유리병 같은 삶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은류는 자신을 가두었던 유리병을 깨뜨리고 타인을 향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로 결심하며 1주일 뒤 자신의 육체로 돌아간다.

자신의 성격이나 그간의 행동들을 뒤돌아보고 짚어 보는 것은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주변의 어른들은 모두 바쁘다.

이 책이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가 되면 좋겠다.

아무튼 또 하나의 창비 청소년 문학의 명작이 기대되는 책이다.

나에게서 나로!

더 나은 나로! 돌아가기.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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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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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탈리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다면 조선에는 다산 정약용이 있다.

경제, 의학, 법률, 교육, 과학, 건축 등 전 분야에 걸쳐서 저서를 남기고 정계에 진출하여 많은 활약을 하였다.

이 시대를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실용을 중시하고 시민 사회가 발아 되었던 전세계사적인 흐름을 타고 조선에도 많은 변화가 분다.

조선의 문예 부흥기. 실학이 연구되고 시장 경제가 활성화되며 민간 사회에서도 예술 활동이 활발해진다.

이웃나라 일본과 다른 점은 난카쿠라고 불리는 난학이 일본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발전하여 근대화가 빨리 진전되었던 반면

조선에서의 실학은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학자들 사이에서 연구 되었다는 점이다. 조선은 여전히 성리학 사회였다.

아무튼.. 조선의 문예부흥기를 이끈 실학의 선두주자에 정약용이 있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가 뽑힌다.

그 중에서도 형법, 법 행정, 살인 사건 판례와 그에 대한 다산의 시각을 저술한 저술이 흠흠신서다.

이번 책은 다산의 흠흠신서를 해설하였고 더불어 작가가 다산의 사건과 사건 판결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한번 정리, 평가한 책이다.

조선사를 공부하면서 늘 느끼듯이 조선은 생각보다 진보되었고 동시에 생각보다 뒤떨어지기도 했다.

조선의 법률은 어떠할까? 궁금증을 갖고 이 책을 보기 시작했다.


많은 판례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 책을 덮은 후 머릿 속에 남는 조각들을 적어 본다.

*정조의 관대함

조선 시대 최고의 법률 집행가는 중앙의 왕이었다. 사사로운 건들은 지방의 관찰사에게 재판권이 있었지만 살인과 관련된 것이나

지방에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은 중앙의 왕이 집행을 했나 보다. 정조 시대를 공부하면서 정조의 애민 사상에 대한 많은 사례들을 봤다.

정조의 업적으로 서얼철폐나 관노비 해방이 있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서얼제도를 철폐하여 서자도 관리로 등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실제로 규장각의 검서관에 4명의 서얼을 등용하였다. 이처럼 그는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정책을 펼쳤는데 살인 사건의 법을 집행하는데 있어서도 백성들에게 관대한 형벌을 내렸다. 살인 사건을 수사하다가 누가 주범인지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형을 면해 주거나 가벼운 형벌을 내렸다. 억울한 옥살이를 피하려고자 하는 정조의 배려인 듯 하다. 작가는 이에 대해 정조는 강력한 법으로 처벌을 하기 보다는 죄를 지은 백성에게도 죄를 베품으로써 자신의 리더십을 공고히 했을 거라고 평가하였다.

사람 사는 세상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같기에 갈등 구조도 비슷하다. 주로 원한을 사서 그를 응징하기 위해 살인을 벌이거나, 그를 복수하기 위한 살인이다. 하지만 그 시절의 갈등이 지금이랑 조금 다른 것들도 있어서 생각나는 걸 적어 본다.

**첩과 첩의 자식들, 본처의 자식들 간의 갈등

많은 살인 사건의 판례들이 나오는데 첩과 첩의 자식들, 본처의 자식들 간의 갈등 사건이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윤덕규라는 사람에게 첩의 아들인 태서와 언서가 있었는데 아버지와 언쟁을 하다가 아버지를 발로 차고 때렸는데 며칠 후 아버지가 죽었다. 그러자 본처의 자식들이 나타나서 언서를 죽여서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했던 사건이다.

양반집에서 첩을 두고 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흔하게 있었던 사회 갈등이었던 듯하다.

***묏자리에 관한 갈등

조선시대 묘지 자리는 풍수와 얽혀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다.

그래서 묘지를 몰래 빼앗아서 자신의 가족의 시신을 묻고 사람이 안보이는 밤에 장례를 치른다던지 등의 사건이 발생한다.

**** 저주에 대한 형벌

숙종 때 인현왕후를 저주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목으로 사사된 장희빈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 시대에는 이런 형벌이 있었다니, 정말 지금과 다른 세상이다.

미워하는 사람을 저주했다는 것만으로도 벌을 받는 세상이었다. 지금의 잣대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이해할 하지 말자.

***** 간통

간통으로 인한 갈등으로 간통한 배우자나 간통 상대사람을 죽이는 사건이 흠흠신서에 자주 등장한다.

간통이 그 시절 빈번한 사회 문제였던 듯 하다.

유교가 국가의 근본 이념이던 시절에 간통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니,, 역시 사람 사는 사회는 다 같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살인 사건에 대해 형벌을 주는 데 있어서 지금과 다른 잣대, 기준이 있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간통 때문에 일어난 살인이나 가족의 살인에 대한 복수로 인한 살인이 어느 정도 허용이 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했던 윤덕규의 살인 사건에서 본처의 아들이 첩의 아들을 죽인 후 내장을 꺼내어 목에 걸고 다녔다고 했다.

현재도 살인 후 시체를 훼손하면 더 중형이다. 이때도 그랬다.

근데 특이한건 다산 정약용이 이 판례를 평가하면서 살인을 복수하려면 살인으로써 충분하다. 살인 후 시체 훼손에 대한 형벌이 추가되어야 함을 얘기하는데 복수로써 살인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생명에 대한 기본 관점이 그 시절은 지금이랑 달랐던 것 같다.

현대 사회에서는 살인과 폭력은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허용이 안된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간통이나 가족의 살인에 대한 복수로 인한 살인은 어느 정도 정당성을 인정해 주고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심지어 형을 아주 가볍게 받거나 주범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을 경우 형을 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책을 덮으며.

정조와 다산은 모두 법과 인정을 함께 고려하여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백성들이 마음으로 따를 수 있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 정조의 판결문에 언제나 등장한다.

지금의 잣대로 보면 일관성이 없을 수도 있고 그 시절 법이지만 약한 자의 편에서 판결을 내리려 애썼던 정조의 애민 사상이

흠흠신서에 많이 보였고, 절대 권력 왕이 내린 판결임에도 소신있게 판결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정약용의 선비정신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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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동물 종이접기
이시바시 나오코 지음, 이하나 옮김 / 창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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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여름 방학이다.

우리집 꼬마는 심심하다. 너무 더워서 이번 여름은 밖에도 안 나가고 에어컨과 한몸으로 집에서 보냈다.

방학 1주일이 지나자 꼬마의 몸이 비비 꼬인다.

퍼즐도 몇개 사서 맞춰보고 도서관 책도 더 많이 빌려본다. 마침 창비에서 종이접기 책 서평단 모집을 하길래 신청.


너무 귀여운 동물들이 색종이 옷을 입고 있다.

알파카, 래서팬다, 나무늘보,,, 어디서 보지 못핫 동물들의 종이접기 향연이다.


모두 40 가지 동물들의 종이접기가 소개되어 있다.

3학년 아이에게 적정수준이다.

엄마와 종이접기 향연.


작은 종이로 접으면 더 귀여울까 싶어서 색종이를 4등분해서 접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작아서 접기 불편했다. (펭귄 가족은 완성 했지만..)


양면 색종이의 색 짝이 좀더 예쁘면 더 이쁜 종이접기가 완성될텐데 아쉽다. 책 속의 완성작처럼 만들려면 예쁜 색상의 색종이와 눈코잎 그리기가 필요하다. 또 종이가 접힌 부분이 삐져나오지 않도록 단단한 풀로 고정시켜야한다. 집에서는 생략.


이렇게 아이와 종이접기를 해 보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름방학,

색감도 예쁘고 색종이로 이렇게 다양한 동물을 접을 수 있다는것도 알게되고,

동물도 귀엽고.

집중력과 창의력 증진에도 도움되고.

아이와 함께 하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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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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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받아 읽게 된 책, 8월의 태양.

이렇게 서사가 강한 국문 소설책은 참 오랜만에 읽었다.

강주와 북항이라는 가상의 동해안을 배경으로 18살 동찬의 질풍노도와도 같은

청춘 시기와 이를 극복한 성장이야기가 이 소설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마침 바닷가로 휴가를 가게 되어 휴가 기간에 태양을 내리쬐며 읽게 되었다.

동해 마을을 배경으로 한 18살에 겪을 동찬의 번민과 우여곡절을 바닷가에서 읽게 되니 좀더 소설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청소년기는 아직은 무엇이든지 서툴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어 자아 내에서도 항상 부딪히며 갈등하는 시기다.

동찬은 그 나이에 집안 사정 상 큰 일까지 겪으며 크게 방황을 한다.

포경업을 크게 하는 외조부와 부모님과 함께 큰 저택에 살며 물질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살던 동찬은 선주인 아버지가 뱃사람들과 함께 포경을 하려 뱃길에 나서다 배가 전복되는 불의의 사고로 실종되며 가세도 기울고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실종된 선원들의 가족이 동찬의 집을 찾아와

훼방을 놓는 것. 그런데 어느 한 남자가 훼방 놓는 사람들로부터 어머니를 보호하고 동찬이와 어머니를 구해준다.

그 남자는 누구이길래.. 그리고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아이들도 그 남자가 동찬네와 함께 살면서부터 동찬을 건드리지도 않는다.

그는 포경업의 쇠락으로 마을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자 북항의 많은 땅을 사들여 마을을 관광지구로 개발해 지역 경제를 살린다.

하지만 동찬에게 그는 전직 폭력배의 짱, 강태호일 뿐, 그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뱃고놀이의 선봉장에 서서 마치 북항을 구한 구세주처럼 마을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그가 동찬은 싫다.

그를 이기고 그와 맞서기 위하여 동찬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복싱 학원을 등록하여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킨다. 목표는 뱃고놀이에서 강태호를 무너뜨리는 것.

하지만 그는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 뜨거운 심장을 가졌다. 이기기 위해서는 차가운 심장을 가져야 한다는 관장의 말.

동찬에게는 자신을 둘러싼 것들로부터 오는 고뇌를 극복하는데 주변 친구들이 있다.

복싱 학원에서 만난 변태석, 라이더 최호, 모범생 오상윤 그리고 동찬이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는 작가 지망생 윤주.

다섯 청춘의 우정과 꿈, 그리고 이를 통한 성장 이야기가 윤주에게 일어난 큰 사건을 중심으로 다이나믹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는다.

윤주에게 몹쓸 짓을 한 류준열 패거리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하여 동찬과 친구들은 뭉친다. 상윤은 동찬을 구하기 위하여

몸싸움이 일어난 클럽에 불을 지른 후 달아나 배를 타게 되는데 마침 그 배가 출발하고 망망대해를 떠돌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아버지 엄마 세대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것 마저 기승전결이 강하다. )

이런 플롯은 최근에 읽은 영미문학 작품 중 The outsider 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역시 청소년기 방황하는 과정에서 패싸움에 얽히다 주인공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며 도망치지만 일련의 사건이 전화위복이

되어 사건이 해결되고 친구들과의 우정과 형제간 우애로 이를 극복, 주인공이 일탈에서 다시 본래의 위치로 돌아오는 내용이다.

친구들과의 우정을 통해 함께 성장해 가는 이야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동양이나 서양이나 공통 분모인가 보다.

태풍과도 같던 그 여름이 지나갈 즈음, 동찬의 선생님이 건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개미에게 비친 세상은 그들의 반경, 강이 전부다. 더 높은 곳을 올라가야 더 큰 세상을 본다.

동찬에게 거친 세상은 그가 맛볼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동찬은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춘들에게 건네는 작가의 메세지인 것 같다.

그렇게 그들은 뜨거운 그해 여름을 보낸다.

이 책을 읽으며 청소년들의 심리를 대리 체험 할 수 있었다.

내가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복싱을 배우는 심리나 바이크를 타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최호가 바이크를 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공허한 마음을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면 바이크 소리가 채워준다고. 그래서 바이크를 탄다고.

나도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맘대로 되지 않아 힘들 때가 많다.

그때마다 일탈을 하고 싶지만, 아이 엄마라는 위치가 그렇게 놔두지를 않는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청춘이기에 많은 것이 용서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동찬은 그해 여름을 겪은 후, 에필로그에서 사계절의 흐름을 이렇게 읽어내며 성인이 되어 있다.

친구들 모두 각자의 꿈에 한발짝 씩 가까이 가 있다.

오랜만에 읽은 기승전결 강한 소설.

뜨거운 청춘들의 질풍노도의 시간과 우정과 성장이야기가 읽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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