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라는 곳과 고난은 잘 어울릴지라도 웃음 어울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갈 수 없는 나라. 붕괴된 사회주의로 고통받는 서민들이 떠오르는 나라. 통일이슈와 찬반의견이 끊임없이 맞붙으며 항상 예측 불허인 나라. 사실 나에게 북한이라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니긴 하다. 애증이 섞여있다고 하면 될까? 이산가족과 북한의 서민들을 생각하면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똑같이 좋아하고, 두려워하고, 노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 그러나 또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대한민국을 위협하며 말도 안되는 생떼를 부리고 있는 나라로 느껴진다. 오히려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기형적인 빈부격차를 보여주며 국민들을 옥죄는 지도부의 모습들. 남북은 통일이 되야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그 이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 도입부에 한민족이었던 우리는 이제 돌아갈 수 없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갔다. 두 나라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발전하고 각자의 문화를 쌓아왔기 때문에 이런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 달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한 군인은 손예진의 말이 이해가 안가 한국 드라마를 꿰고 있는 동료 군인에게 시종일관 통역 아닌 통역을 부탁한다. 남한 말을 북한 말로 바꿔야, 북한 말을 남한 말로 바꿔야 이해가 가는 수많은 단어들. 이는 남북한이 더이상 같은 말과 문화를 공유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이다. 이렇게 달라졌기에, 서로 선입견 없이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 이해가 됬다. 나부터도 잘 모르니까. 북한을 알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이번 책은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영화도 좋지만 팩트를 정확히 보여주기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여러 요소를 덧입히고 장치를 씌우곤 한다. 그러나 이런 전문가가 수십년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정보를 통해서 알아가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부터도 스스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아니니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읽어야 하는 책이고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이번 창비의 교양한당 프로그램에서 정말 제대로 배워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책에 이어서 이번책도 넘나 알차서 계속 생각하고 곱씹으면서 읽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다양한 업적을 쌓고 이런 책을 냈다는 것 자체에 존경심이 들었다. 한창 취업을 알아보고 걱정하는 시기라 그런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또한 이 분야를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는 분들 덕분에 한반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그릴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