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우리 근대사 속의 논쟁적 인물 김옥균의 입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또 한 명의 논쟁적 인물인 오경석을 이야기하는 서사가 시작부터 나를 사로잡았다.이 책은 너무도 많은 질문과 논쟁 거리를 담고 있어서 단 몇 문장으로 다 설명한다는 건 불가능 할지 싶다. 이 책은 구국의 영웅을 그린 이야기도, 핍박받던 하층민의 한을 그린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서 외면해 왔던, 때로는 불편한, 하지만 매우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을 ..... 우리 민족이 저지른 맹목과 실기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작가의 말에서 - 작가는 주인공에 너무 감정이입되지 않고 독자의 판단 여지를 남겨 놓으려 거리를 둔 것 같다. 무엇이 충국이고 무엇이 매국이란 말인가? 그 구분은 무엇인지? 매국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건 망국이 아닐까? 혹 이런 질문들을 숨겨놓은 건 아닌지. 그러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조선을 보며 애끓며 동분서주하던 선각자 오경석이 눈물 나도록 불쌍한 건 나만의 느낌일지..... 책을 덮고 나니 뭔가 거대한 해일이 머리를 온통 뒤집고 지나간 느낌이다.지난 역사와 함께, 시대 속에서 지식인의 역할을 다시 성찰하도록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