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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신군주론 - 한국 민주주의의 허구를 꿰뚫는 통찰
전원책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토론프로그램에 종종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진보도 존중하는 보수논객
전원책이 쓴 신군주론. 일주일에 걸쳐 조금씩 천천히
읽었다. 양장본의 굵직한
책. 책의 굵기만큼이나 묵직한
이야기들이 들어있기를 기대하며 책장을 펼쳤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었다. 쉬운 언어로 알기
쉽게, 정치에 대해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소화해낼 수 있도록 적혀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얘기해보자면, 정치는 민주주의에서 누가
책임을 더 많이 질것인가 라는 문제를 푸는 과정이라고 말한다.(이 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우리는 고소득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요구한다. 하지만 높은 소득과 많은
재산이 합리적인 경쟁의 결과라면 부자가 감당할 책임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 그 한계는 노력해서 부자가
되려는 욕망을 깨지 않으면서 나도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선이다. 즉 한정된 재화를 부자가
독점해선 안 되지만 창의를 유발하는 동기 자체를 없애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사회주의가
빠졌던 함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숙명적으로 타락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대중은 균질하지 않으므로
정치인이 대중을 이성적으로 설득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몰아가서 선거에서 승리하려 한다. 군중심리에 의존하고 충동적인
결정으로 투표한다면 민주주의는 타락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통치권자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통치권자는 필수적으로 많은
자질을 갖춰야 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비롯한
지식이 필수적인 자질 중 첫 번째라고 한다. 지식이 부족해 참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통치자는 위험한 결말을 맺을 수밖에 없다. 또한 통치자는 선해야
한다. 정치인을 볼 때 선함을
살펴보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여기서 선함이란
단순히 언행이 바름을 넘어 사람, 사물 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태도를 말한다. 선한 통치자는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공익을 앞세우기 때문에 우리는 선한 통치자를 선택해야 한다. 정치인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지만 선함과 연결 지을 만한 사람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또한 통치자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이 안목에는 사건의 진실을
보는 눈은 물론이고 내일을 내다보는 혜안, 그리고 사람을 보는 눈인
용인술이 포함된다. 대통령의 인사권이 종종
문제가 되고 있는 것만 봐도 통치권자의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천여개의
자리가 대통령의 인사권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인사권이 자신의
절대권한이라고 생각하는 통치자가 있다고 생각하면 섬뜩하다.
결국 우리 국민이 뛰어난 통치자를 찾는 안목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