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시장의 법칙 - 미술품 투자! 이성으로 분석하고 감성으로 투자하라
이호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 시장에 대해서는 커다란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미술시장은 부자가 아니고서야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것이야 변함없는 사실이겠지만 예술품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이야기는 소설처럼 재미있고 드라마틱해서 참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이런 부분이었다.

 

국내의 경우는 벤처열풍으로 부를 획득한 신세대 투자가들이 2006년에 본격적으로 미술시장에 뛰어듯었는데 그들은 지금까지의 컬렉터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미술품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머뭇거림 없이 구매했으며 외국어에도 능통해서 해외작가의 작품구매도 적극적으로 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판단은 정확했을까? 아니다. 그들은 미술품의 가치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호황시장에서는 미술품 자체의 가치보다는 작가의 네임밸류가 더 큰 힘을 발휘했다. 호황기가 지난 시장에서 그들이 언제든 내다팔 수 있는 작품을 받아주는 곳이 없어진 것이다. 그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소장한 작품의 수준을, 진짜 가치를 알려고 애쓰기 시작했고 진정한 컬렉터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

 

이런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이것이 바로 다름 아닌 미술품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에 그들이 시장에서 사고파는 것이 집이나 차였다면 나는 이 이야기가 그토록이나 흥미롭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결국 미술시장에서 제대로된 작품을 건지려면 예술가의 안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장사꾼 마인드만으로는 제대로된 컬렉터가 될 수 없다니.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영아 학살>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 작품의 소장자는 오스트리아 여성인데 유산으로 물려받았지만 작품이 영 맘에 들지 않아서 수도원에 빌려줬다. 경매사 조지 고든은 이메일로 본 이 그림의 이미지만으로 명작이라고 판단하고 수도원에 방문했는데 손전등으로 비춰봐야 했을 정도로 어두운곳에 걸려 있었다. 결국 이 작품은 전문가들의 눈을 통해 루벤스의 작품임이 밝혀졌고 세계적인 경매사에 출품되어 올드페인팅 분야에서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런 경매에 얽힌 이야기가 이 그림에 대한 가치를 더 드높이는 것만 같다.

 

미술시장에 대해 알아보는 재미도 물론 있었지만 책에 드문드문 실려 있는 미술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명화. 그 명화를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예술품의 가치를 알고 있는 고급스런 심미안의 소유자이기도 할 것이고, 큰 돈을 벌고 싶은 장사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읽어서 그런지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