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팔리는가 - 뇌과학이 들려주는 소비자 행동의 3가지 비밀
조현준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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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샀을까? 물건을 산 이후로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필요한 것만 산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우리는 종종 충동구매를 한다. 내게 그다지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친구들이 다 갖고 있으면 따라서 사기도 하고, 유난히 꿀꿀한 날 아이쇼핑만으로는 성에 안 차 이것저것 한보따리 손에 들고 오기도 한다.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많이 받는 친구를 보면 은근히 부러워하고(그녀가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때로는 지하철 안에서 껌을 파는 할머니가 안쓰러워 껌을 사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때로는 분명히 후회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물건을 구입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에게 있어 소비라는 것은 단순히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하나가 흥미진진해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물건을 팔아치우는 홈쇼핑 히트상품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가격이 59000원 하는 식으로 900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소비자는 54000짜리가 아닌 59000짜리를 구입한다. 540000짜리는 60000원대 상품보다 질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구입하지 않으려 하지만 59000짜리는 6만원대의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마디로 뇌가 즐거워야 지갑을 연다. 싸게 샀다는 즐거움에 물건을 사고서 기분이 좋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커피 역시 뇌를 즐겁게 하는 음료이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다. 추운날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들면 뉴요커가 된 기분이 들고, 가을에 커피 한잔하며 공원에서 책을 보면 괜히 뿌듯하다. 커피가 맛있어서라기보다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마시는 것이다.

 

기억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맛집에 대한 것이다. 사람이 부대껴서 같이 간 사람과 대화나누기도 힘들고 들어가면 눈치보여 금세 나와야 하는 맛집. 왜 우리들은 맛집에 열광할까? 정말 맛집의 음식은 맛이 좋을까? 이 책에 의하면 아니올시다다. 한 영화감독이 뒷돈을 주고 맛집에 선정되어 실험을 했는데 사람들은 맛집이란 간판에 속아버렸단다. 하지만 우리는 유명한 맛집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잘먹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버린다.

 

뇌의 구조까지 다르다는 남녀. 마케팅업체에서는 여자와 남자에 대한 공략이 다를 수밖에 없다. 여성은 감정이입 능력이 뛰어나고 감정표현도 남성보다 능해서 다른 사람에게 상품에 대한 체험을 묻는다. 정보수집에서도 남성들은 있는그대로의 사실을 선호하지만 여성들은 입소문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마케팅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신기한 내용의 책이었다. 많은 것을 배운 책이었는지만 책장을 덮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 소비패턴이 큰 변화가 있을까? 우리는 계속해서 뇌에 속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건을 사고 후회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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