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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연대기 1 - 그리스-페르시아 전쟁부터 미국 독립 전쟁까지 ㅣ 전쟁 연대기 1
조셉 커민스 지음, 김지원.김후 옮김 / 니케북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지구상에서 일어난 거의 대부분의 전쟁을 모아놓은 전쟁연대기. 두권의 두꺼운 책의 방대한 분량에 기가 죽었지만 지겹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컬러플한 그림과 사진자료들이 수록해 놓아 책을 읽는 내내 끔찍하면서도(??) 즐거웠다.
책 속에 그려진 한산도대첩과 오그라드전투를 잘 들여다보면 도대체 전쟁이 뭐길래 사람들은 저토록이나 큰 희생을 무릅쓰고 전쟁을 벌일까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전쟁영웅은 모두 냉혈한이고 터프했을까? 죽어가는 병사들 뒤로는 그들을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고 희생시키는 영웅이 있었는가 하면 그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지도자도 있었다.
현명왕 샤를로 부린 샤를은 영웅답지 않게 약골이었다. 늘 병을 달고 살았던, 그야말로 박식한 샌님(?)이었던 셈인데 그는 좋은 머리로 프랑스군을 지휘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우리민족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칭 너그러운 대신(그가 바꾼 성인 도요토미의 뜻이 너그러운 대신)이었다. 그는 비쩍마른 몸에 대머리였지만 의외로 고상해서 시도 쓰고 다도의례도 익혔다. 남자에게 권력을 넘겨주기를 거부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타고난 정치적 수완가로 자신의 정치고문들을 매혹시키기도 하고, 그들이 서로 등돌리게 하기도 했다. 그녀는 초강대국인 에스파냐에 당당하게 맞섬으로써 그녀의 제위기간에 잉글랜드는 전례없는 번영을 누렸다.
여러 지도자들의 사생활에 대한 정보들도 흥미롭다. 허억. 위대한 지도자인 징기즈칸은 무려 500명이 넘는 아내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그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1600만명이 넘을거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부하들이 퇴각하지도 못하게 배를 모두 뭍으로 끌어올려 불태워버린 에르난 코르테스는 오만하기 그지 없고 돈을 밝히는 남자였는데 지저분하게도 이질로 사망했다.
두 권을 다 읽다보면 그 많은 전쟁들의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이렇게 많은 전쟁이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하게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 정복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인 것인가 라는 진부한 생각에 이르게 된다. 현대사회는 예전보다는 드물게(?) 전쟁이 일어나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을 전쟁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전쟁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